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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겨울의 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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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에카와 히로토: " … 맞아요. 우리가 보았던 건 단순한 이상이 아니라, 잃어버린 기억 속에 존재하던 행복한 순간이었을지도 모른다는 말이죠. "


우에하라 에리: " 너, 너가… 그걸 어떻게…… "


마에카와 히로토: " 뭘 그렇게 놀랍니까? 바보도 아니고, 아무리 저라도 그 정도는 추리할 수 있다고요. "


마에카와 히로토: " …… 주모자 씨. "


우에하라 에리: " ……… "


우에하라 에리: " 뭐? "



갑작스러운 마에카와의 발언에, 급격히 넷 사이의 기류는 어색해져갔다. 평소답지 않은 진중한 어투, 그녀를 노려보는 매서운 눈매… 그 어느 것도 마에카와가 거짓이나 허세를 보이는 것 같다고 보이지는 않았다.



우에하라 에리: " 무,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의미를 모르겠는데…!! "


에비나 코토리: " …… "


우에하라 에리: " 왜 그렇게 쳐다보는건데, 에비나! 나는 주모자 같은 게 아니라니까!? "


호노카 아카네: " 네가 거짓말을 하는 것 처럼 보이지는 않아… 무슨 근거로 그런 말을 하는거야? "


마에카와 히로토: " 지금 이 자리에는 이노센트로 추정되는 학생회가 세 명, 비학생회 한 명이 있는 상황… 그렇기에 말 할 수 있는 겁니다만, "


마에카와 히로토: " 당신이 학생회가 아니다. 저번 재판에서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제 의심은 그런 작은 것으로부터 시작해서 지금은 거의 확신에 가깝게 두고 있습니다. "


우에하라 에리: " 무슨 말을 하는 지 모르겠네…!! 그러니까 제대로 된 근거를 얘기하란 말이야! "


마에카와 히로토: " 뭘 묻습니까? 당연히 당신의 행동에서부터 알아낸거죠. "



……



우에하라 에리: " 뭐? "


마에카와 히로토: " 개그만화도 아니고, 당신이 얼버무린 것을 제가 못 들었을 것 같습니까? 말했잖아요? 당신은 거울의 미궁 출입을 반대한 입장이었다고. "


마에카와 히로토: " 그런데 이상하더군요. 마키 씨, 이즈미 씨… 그 두 사람은 학생회에 감금되어 어떻게든 탈출하려고 거울의 미궁이라는 수단까지 이용했는데, 같은 입장이었을 당신은 오히려 그걸 반대했다…? "


마에카와 히로토: " 왜죠? 물론, 저희 입장에서는 당신의 행동이 마음에 들지만… 제가 당신이었어도 어떻게든 그 감금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좋다고 찬성했을 것 같은데. "


우에하라 에리: " 그건… 그저, 너의 행동에 동의했기 때문이야…!! 별 다른 의미는 없었어! "


마에카와 히로토: " 제 의견에 동의… 그래요, 그건 그렇다고 치죠. 중요한건 이게 아니니까요. "


에비나 코토리: " 주, 중요한게 또 있나요…? 우에하라의 반응을 보면 이것도 꽤 엄청난 것 같은데. "


마에카와 히로토: " 당신은 아까부터 계속 미궁을 나아가는 건에 대하여 반대 입장을 표했죠. 무섭고, 힘들 것이라는 이유만으로 말입니다. "


마에카와 히로토: " 그게 그렇게 두려웠으면 진작에 홀로 기권표를 던지고 탈출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당신의 행동은… 그걸 넘어서 우리를 말리려고 하는 것 처럼 보이더군요. "


우에하라 에리: " ……!! "


에비나 코토리: " 듣고 보니 이상하네여! 우에하라, 왜 그런 짓을… "


마에카와 히로토: " 왜긴 왜겠어요? 뻔한 걸. "


마에카와 히로토: " 미궁의 끝에 무엇이 있는 지 알고있고, 이 사람은 우리가 그걸 얻는 것을 막아야 하니까. "



마에카와의 날카로운 지적에 우에하라는 잠시 움찔하더니, 이내 아무런 반박도 하지 못했다. 이는 곧 우리에게 수긍의 의미로 다가왔고, 의구심을 표하던 시선은 서서히 불신으로 변해갈 때… 그녀의 눈에 눈물이 맺히며 악에 가득찬 듯 반론을 제기한다.



우에하라 에리: " … 그러는 너는? "


우에하라 에리: " 나만 뒤가 구린 척 떠벌리지 말란 말이야! 잊은 건 아니겠지? 너도 첫번째 섬의 재판에서 수상한 짓을 했었잖아! "


에비나 코토리: " 그, 그것도 맞아여… 마에카와, 그 때 우리에게 위증을 했었잖아요? 당신은 범행 현장이었던 세인트루시아 캐슬 쪽에서 미도리카와 들을 만났다고… "


에비나 코토리: " 당시에는 범인 찾기에 급급했고, 크루즈에서는 마나베의 순번납치 사건때문에 묻혀버렸지만… 그것도 확실히 밝혀두기로 했었죠? "


마에카와 히로토: " 큭… "


우에하라 에리: " 말 잘했어. 제일 웃긴게 뭔지 알아? 나는 의료 경험의 부족, 과도한 긴장, 부족한 판단력 등등으로 얼마든지 변명할 수 있고, 실제로도 그랬지만… 마에카와는 그런 변명거리조차 없다는 사실이야. "


우에하라 에리: " 잊었어? 나는 거짓말을 하지 않았지만, 너는 거짓말을 한 것이 분명하게 밝혀진 상황이잖아! 그런데 뭐? 학생회의 리더? 우리들을 감금해? 필요없어진 나를 버려? "


우에하라 에리: " … 웃기지 말아. "



잘은 모르겠지만, 가상세계에서 있었던 일련의 사건을 들먹여 전세는 금세 역전된 것으로 보였다.


내가 잃어버린 기억 속에… 그런 일도 있었나보구나. 제 3자인 에비나의 반응으로 보아 마에카와도 뭔가 캥기는 것이 있는 것은 기정사실로 보인다.



호노카 아카네: " 저기… 나는 기억을 잃어버려서 그런데, 마에카와가 세인트루시아 캐슬 이라는 곳에서 다른 사람들과 합류한게 뭐가 문제가 되는거야? "


우에하라 에리: " 너는 기억에 없을테니 시큰둥 하겠지… 설명해줄게. 당시 사건에서 마에카와가 세인트루시아 캐슬 쪽에서 다른 사람들과 합류했다면, 마에카와는 위증을 하게 되는 셈이었어. "


우에하라 에리: " 왜냐하면 사람들과 합류한 지점이 중앙이었고 세인트루시아 캐슬이 북쪽, 마에카와가 있었다고 주장한 곳은 서쪽, 주택가였거든. 하지만 마에카와는 서쪽이 아닌 북쪽에서 중앙광장으로 왔기에 도저히 성립할 수가 없는 증언이었지… "


우에하라 에리: " 게다가 그 세인트루시아 캐슬은 범인이 범행에 이용했던 제일 중요한 장소였어. 그걸 위증까지 하면서 숨겼다는 것은… 마에카와도 범인과 일련의 관계가 있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을거야. "


우에하라 에리: " 그런 거구나? 이제야 이해가 되기 시작하네! 무고한 나를 주모자로 몰아가고, 저저번 재판에서 마음껏 위증을 하고, 우리들의 목숨을 가지고 놀고! "


우에하라 에리: " 이걸 따져보면 오히려 주모자는 너잖아! 남에게 왈가왈부할 처지가 아니라는 것 정도는 알아줬으면 좋겠는데!? "


우에하라 에리: " 아하! 사쿠라는 스탠드였고, 너는 그 범인이 있었던 쪽에서 합류했다고 했으니… 알고보니 너도 아라이랑 붙어먹은 쪽 아니야? "


마에카와 히로토: " 어이가 없군요, 어떻게든 살인을 막아보려고 학생회까지 조직한 이 내가 그런 소리까지 들어야 합니까? 예!? "


우에하라 에리: " 누가 알아? 그 학생회라는 것도 네 범행에 편하게 쓰일 수 있을 것 같으니 조직한 것일 수도 있잖아? "


마에카와 히로토: " 할 말이 있고, 못 할 말이 있는 겁니다! 모두를 합리적으로 지키기 위해 나섰던 제 행동까지 모독하는건…… "


우에하라 에리: " 나도 우리 열 일곱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알아!? 중태에 빠졌던 타카하시와 마키의 응급시술도 내가 했고, 총에 스쳐 맞으면서까지 남들을 간호해줬고, 절망병에 감염되기 직전까지도 밤새도록 양호실에 남아서 그들을 지켜준게 나였단 말이야-!! "


우에하라 에리: " 그, 그런데…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는거야? 나는 정말로, 모두를 진심으로 좋아해… 도움이 되고 싶어서 그랬는데, 너는, 너희는… 나를 배신자니 뭐니 하면서…… "


우에하라 에리: " 으흑, 흑…… "


마에카와 히로토: " …… "



… 서로의 묵혀있던 감정이 한 순간에 폭발하듯 터져나왔다. 그동안 입 밖으로 꺼내지는 않았지만, 서로가 서로를 의심하고… 그들도 모르는 사이에 그 속에서 자리잡았던 불신의 씨앗이 마침내 꽃을 피운 것 같은 느낌이었다.


그런 와중에도 나는 기억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그 누구도 섣불리 의심할 수도, 옹호해줄 수도 없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감정이 고조된 둘을 달래주고, 다시 일으켜 세우는 것 뿐…


이 자리에서 계속 누군가의 잘잘못을 따지기에는 이미 육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너무 지쳐있었다. 차라리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다음 시련에 몸을 맡기는 것도 나쁘지 않을… 아니, 그게 옳을 것 같았다.


혹여나 앞서 나아간 아라이와 이리에, 카나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을 지도 모르는 노릇이니까.


아까의 언쟁으로 숙연해진 분위기 속에, 우리는 다시금 시련의 문 앞에 서있다. 그리고, 문을 열었다.


어째서인지 아까와 같은 두려움은 없었다. 아무리 위험하다지만 생명이 보장되어서? 아라이와 이리에, 카나데가 이미 그 일을 겪었기 때문에?


알 수 없다. 그저 달라진 것은, 방금의 일로 내 목표가 더욱 확고해졌을 뿐…


사람이 죽어나간다. 죽을수록 서로가 서로를 믿지 못하게 되어간다. 그 근원은 서로가 감추고 있는 비밀이 원인일 것이다.


… 그리고, 그 비밀을 밝혀낼 수 있는 것이 미궁에 끝에 있다면.



호노카 아카네: " 후우… "



크게 심호흡을 하고 두 번째 시련을 마주하자, 그 안은 전쟁이라도 일어난 마냥 참혹한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다행히 누군가의 사체는 없었고, 단지 피 줄기가 이어져 있을 뿐이었지만… 그 내부는 각종 병장기들이 널브러져 있었으며, 군데군데 총탄과 화살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우아하고 고결해보였던 거울의 미궁이, 각종 생채기와 화약냄새, 약간의 피냄새로 물들어 있었다. 그리고, 먼 곳으로부터 느껴져오는 미세한 진동이 있었다.


여태까지 봐왔던 미궁은 일자형의 구조였다. 이 미세한 진동이 멀리서부터 느껴져 온다는 것은… 아직 아라이 일행이 탈락하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뜻이다.


그들과 합류하기 위해 용기를 내어 발을 내딛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저 멀리 홀로 앉아있는 마키를 스쳐보았다.


… 그는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도저히 누군가의 살인에 연루되었다고는 믿을 수 없는 선인의 미소였다.


그와 동시에, 나를 향해 무언가를 말하고 있었다. 워낙 소리가 작아 입모양으로 유추할 수 밖에 없었지만… 어째서인지, 나는 그것을 알 것만 같았다.



'구하러 올게'



차마 그것에 화답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아무리 마키가 나에게 호의적으로 대한다고 해도… 그는 명백히 범죄에 손을 댄 사람이니까.


내가 보일 수 있는 최선의 반응은 그저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를 뜨는 것이었다. 뭘 어떻게 구한다는건지, 애초에 그 말은 무엇이었는지 그 의미조차도 정확하게 파악할 수 없었지만… 애써 신경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당장 앞에 놓여진 시련에 집중해야만 했으니까. 이 이상 나 자신에게 혼란스러워지기 싫었으니까,


그리고 그랬기에… 너무나 당연하게도 우리에게 이 다음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그 순간이, 그의 마지막 모습이라고는 생각할 수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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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거울의 미궁 내부, PM 20:30 >



미궁을 헤쳐나갈수록 초입에서 들려오던 진동이 커져온다. 이제는 진동이 아니라 소리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 소리에 집중하느라 발 밑을 보지 못하고 무언가를 밟아버리고 말았다. 딸깍하는 소리와 함께 미궁의 벽에서 숨겨져있던 기관포가 불쑥 튀어나왔지만…


…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마에카와 히로토: " … 뒤를 보세요. "



그의 말대로 뒤를 힐끔 돌아보자, 그 주변 바닥에는 엄청난 양의 실탄이 발포된 흔적이 남아있었다. 분명히… 저 기관포에서 뿜어져 나온 것들이겠지.


이후에도 마에카와나 우에하라가 부주의로 인해 각종 감압판을 밟아 바닥에서 작은 구멍이 생성되어 창의 손잡이 부분이 치솟듯 올라오고, 석궁의 방아쇠가 당겨지는 소리가 들리기도 했지만… 여전히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그 주변에는 어떠한 일이 일어났다는 흔적과 열기만이 남아있을 뿐이었다.


이렇게 위험한 트랩이 가득한 곳을 그 세 명은 어떻게 돌파한거지…? 경외감이 들 정도의 의구심과 함께 계속해서 앞을 나아가자, 서서히 그 세 명의 윤곽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에비나 코토리: " 이, 이리에! 카나데! 다들 괜찮으신가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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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나데 카즈키: " 아야야… "


이리에 사야하: " 아파, 아프다구! 조금만 살살 다뤄주면 안 돼, 우에하라 누나!? "


에비나 코토리: " … 그런데 이리에, 언제부터 우리들에게 형, 누나를 붙이기 시작한거죠? "


카나데 카즈키: " 그게 중요하냐, 지금…? 식겁했다고. 마지막 트랩은 아라이도 해체하지 않았는데, 그것도 모르고 막 달려와서… "


에비나 코토리: " 에헤헤… 미안해여. 너무 반가운 마음에 그만, "



아까 보았던 트랩의 여파였는지, 각종 생채기로 뒤덮힌 이리에와 카나데, 그리고……



아라이 미츠키: " 내 몸에 손 댈 생각은 하지도 마라. 필요 없어. "


우에하라 에리: " … 그러다 악화되면 너희들만 안 좋아져. "


에비나 코토리: " … 그리고 우에하라는, 어디서 이런 응급키트를 꺼내온거죠? "


우에하라 에리: " 나는 안 주머니에 항상 휴대용 응급키트를 지니고 다니거든. 더 보여줄까? "


에비나 코토리: " 아, 아뇨… 괜찮아여. "



그 둘과는 차원이 다를 정도로, 피칠갑으로 무장한 아라이까지… 다소 외상은 입었지만 결과적으로는 다들 무사히 두번째 시련을 통과했다.


그야, 지금의 우리 앞에 놓여져 있는 것은… 세번째 시련을 예고하는 공지문, 그리고 방금과 똑같은 문이었으니까.


우에하라가 앞서 지나온 셋을 치료하고 있는 동안, 후발주자였던 우리들은 세번째 시련의 주제를 읽어보았다.



호노카 아카네: " 지혜를 짜내어 양 떼 속의 늑대를 찾아내어라…? "



세번째 시련은 지혜의 시련, 제한 시간은 30분. 모두가 걸어왔던 길의 뒤를 돌아보고 일상을 등진 배신자를 찾아 투표해, 올바른 배신자를 투표했을 경우 그 배신자는 추방되고 나머지는 다음 시련으로 나아갈 수 있으나, 그러지 못하면 모두가 추방 처리된다.


… 짧고도 강렬한 문구다.



아라이 미츠키: " 사야하, 괜찮아? 어디 다치지는 않았어? "


이리에 사야하: " 어? 으, 응… 괜찮아, 누나. "


아라이 미츠키: " … 네 놈은. "


카나데 카즈키: " 뭘 묻냐? 너보단 낫겠지. "


아라이 미츠키: " …… 그렇겠지. "



그녀는 피식 웃으며 씁쓸한 한숨을 내쉬었다.


뭔가… 몇 시간 전부터 치고박던 때와는 달리, 서로간의 감정이 조금은 누그러진 모습이다.



에비나 코토리: " 그런데 카나데, 셋은 어떻게 저 무지막지한 함정들을 돌파한건가여? 앞서 여러분들이 함정을 미리 없애두지 않았다면 뒤 따라오던 저희들은 전멸이었을거에여… "


카나데 카즈키: " 나는 아무것도 못했어, 아라이 미츠키… 저 녀석이 다 했지. "


아라이 미츠키: " …… "


카나데 카즈키: " 처음에는 저 녀석이 이리에를 또 멋대로 소유물처럼 굴길래, 그게 너무 화가 나서 쫓아간 거였거든. "


카나데 카즈키: "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마에카와가 말한대로 각종 함정들이 우리를 죽이려 드는거야. 그 순간 느꼈지. 죽었다… 라고. "


카나데 카즈키: " 아무리 미궁 안에서는 절대 죽지 않는다고 하지만, 인간이 죽음의 공포를 넘어서기는 쉬운 일이 아니더라니까? 이리에를 지킨다는 마음은 온데 간데없고, 그저 나는 내 몸 하나 지키기에도 바빴다. "


카나데 카즈키: " 그런데, 저 여자는…… "


아라이 미츠키: " 그만. "



아라이는 우에하라의 치료를 다 끝내지도 않은 채 자리를 털고 일어섰다.



아라이 미츠키: " 이제 같잖은 감성팔이나 썰풀이는 끝내도록 하자고. 다들 저기 걸려있는 글은 봤지? 저 안에서 배신자를 찾아내라고 하는 거. "


아라이 미츠키: " 분명 몇몇은 스탠드의 대가리로 밝혀진 나를 지목하고 쉽게 넘어가려고 했을거다. 아니… 대부분이 그렇겠지. 그런데 말이다, 나한테 기가 막힌 아이디어가 있거든. "


아라이 미츠키: " 너희들도 알다시피 지금까지 의심스러운 모습을 보인 녀석들이 한 둘이 아니라는 것 쯤은 잘 알거다. 그리고, 지금이 투표를 통해 배신자를 한 놈 더 알아낼 수 있는 기회라는 말이지. "


아라이 미츠키: " 이런 황금같은 기회를… 고작 안전빵을 위해서 나한테 투표하는 년놈은 없기를 바란다. "


호노카 아카네: " 우와… "


아라이 미츠키: " ……? "


호노카 아카네: " 아니, 너… 무식하게 힘만 센 야수같은 아이인 줄 알았는데, 의외로 INT 캐릭터구나… 싶어서. "


아라이 미츠키: " …… "



아라이의 주장은 대체로 그럴싸했다. 이미 확실하게 스탠드로 밝혀진 사람을 투표하여 시련을 넘어가는 것보다, 여태까지 의심스러웠던 사람을 지목하여 불안요소를 하나라도 더 배제하는 것… 그것을 스탠드의 대표가 말하는 것이 아이러니 하지만.


어찌됐든 대부분이 그 의견에 동의하는 눈치였다. 여태까지 있었던 일들을 머릿속으로 정리하며 문을 열었고, 하나 둘 각오를 다지며 다음 시련의 방으로 넘어가고 있을 때…


일은 갑작스럽게 벌어지고 말았다.



우에하라 에리: " ……후우. "


우에하라 에리: " 흐아아압-!!!!! "



우에하라는 방심하고 있던 아라이에게 전력으로 들이받아, 그녀를 마지막으로 남아있던 트랩의 감압판으로 밀쳐넣었다.



아라이 미츠키: " 뭣…! "



그리고 그 즉시, 아까 보았던 기관포가 아라이를 향해 수많은 레이져를 집중 시키더니… 귀가 찢어질 듯한 굉음을 내뿜으며 실탄을 내뿜기 시작했다.


이미 균형을 잃고 넘어지고 있던 상황이었기에, 마땅히 그것들을 피하지 못하고…


그녀는 순식간에 우리들의 눈 앞에서 사라져버렸다.



이리에 사야하: " …… "


이리에 사야하: " …… 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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