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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겨울의 호수

3-1

그것은 긴 꿈이었어요.

 

어쩌면 짧은 현실에 불과할 꿈일지라도, 저는 그곳에서 행복을 찾았어요.

 

하지만 그 행복도 결국은 꿈에 불과하니까, 짧을 수밖에 없을 거예요.

 

대개 꿈이란 그렇죠. 용사가 되어 왕국을 구하는 기나긴 이야기도 눈을 뜨면 순식간에 잊어버리고, 사라져 버려요.

 

그렇기에 행복하면서도 행복에 취할 수 없었어요. 행복하면서도 불안했어요.

 

그런데도…… 당신은 다시 저에게 나타나 주었어요.

 

몸도, 마음도 기억하고 있어요. 이 모든 건 아름다운 신기루에 지나지 않을 것이라는 걸.

 

…… 그래도.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최후의 최후에는 당신이 제 곁에 남아주리라 믿어요.

 

 

 

 

 

 

 

 

 

 

 

 

 

 

 

 

 

 

 

 

 

 

 

 

 

 

~ 크루즈의 응급실, PM 18:00 ~

 

 

호노카 아카네: " …… "

 

우에하라 에리: " …… 어때, 괜찮아? "

 

호노카 아카네: " 맛있네요, 이 보리차…. "

 

우에하라 에리: " 다행이다… 우리 집은 보리차만 마셔서 이외의 다른 재주는 없거든. 좋아해 준다니 기쁜걸. "

 

우에하라 에리: " 그, 그리고 말은 편하게 해도 괜찮아! 아까도 말했지만 같은 또래고, 클래스메이트…라고 생각하니까. "

 

호노카 아카네: " …… 맞다, 그랬었지…. "

 

호노카 아카네: " 그렇다고 해도 기억에 없는 일이라 쉽사리 말이 놓아지지 않아서 그래요. 불편하게 할 의도는 없었는데… "

 

우에하라 에리: " 아니야! 환자의 마음을 편하게 해주는것도 간호사로서의 책무인걸. "

 

우에하라 에리: " 물론 부르는 건 호노카의 자유지만 이러는 쪽이 더 좋지 않을까 싶어서 제안을 한 것뿐이고! "

 

호노카 아카네: " …… 고마워, 우에하라는 상냥한 아이구나. "

 

우에하라 에리: " ……!! "

 

우에하라 에리: " 아, 아니야… 꼭 그렇지도…… "

 

우에하라 에리: " …… 맞다! "

 

우에하라 에리: " 너는 이제 막 깨어났고, 정말로 기억을 잃었다면 지금의 상황이 이해가지 않으리라 생각하는데… 물어볼 것은 없어? 내가 아는 것은 최대한 말해줄게! "

 

호노카 아카네: " 물어볼 것…? "

 

우에하라 에리: " 그, 그렇잖아? 나도 상황에 대해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 수 있다면 기쁠 것 같아서…… "

 

우에하라 에리: " 너도 일어난 지 얼마 안 됐으니 정신이 없을 거라고 생각해! 그러니 마음이 정리되면 천천히 질문해봐도 좋아. 나는 언제나 여기에 있을 테니까…. "

 

 

-

 

1. 여기는 어디

2. 기억상실

3. 다른 사람들은

4. 나를 발견해준 사람은

 

-

 

호노카 아카네: " 물어보고 싶은 것은 잔뜩이지만… 여기는 어디야? "

 

우에하라 에리: " 역시 그것부터네…. 여기는 크루즈의 응급실이야. 크루즈에 이런 커다란 시설이 있다니 놀랍지 않아? "

 

우에하라 에리: " 그, 그렇지만… 조금은 기쁠지도 모르겠는걸. 응급실은… 마음이 편안해지니까……. "

 

 

응급실이 마음이 편해지는 곳이라니…

 

…… 그래도 꽤나 기뻐 보이는 얼굴이니까, 괜한 딴지는 걸지 않는 편이 좋을지도.

 

 

우에하라 에리: " …라고 생각했어? "

 

호노카 아카네: "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는데…? "

 

우에하라 에리: " 그야… 이건 어디에 대입해도 상대방을 흠칫하게 할 수 있는 멘트라고? "

 

우에하라 에리: " 그렇지만 대충 짐작 가거든. 얘는 뭔데 응급실을 좋아하는 거야…? 라던가. 기분 나쁘네~ 라던가. "

 

호노카 아카네: " 기분 나쁘다고까지 생각하지는 않았지만… "

 

우에하라 에리: " … 새삼 정말로 기억을 잃어버린 게 맞다고 생각이 들어. 내가 어떤 재능으로 입학했는지를 알았다면 그런 반응은 나오지 않았을 텐데… "

 

우에하라 에리: " 그렇지만 너무 상심하지 마! 내가 최선을 다해서 호노카를 도와줄 테니까… "

 

우에하라 에리: " 헤헤…. "

 

호노카 아카네: " 고, 고마워…. 그런데, 재능이라고…? "

 

우에하라 에리: " 참, 아직 이름도 소개하지 않았네. 사실상 자기소개를 두 번 하는 꼴이기는 하지만… "

 

우에하라 에리: " 나는 우에하라 에리, 초고교급 간호사라는 재능으로 키보가미네 학원 80기에 입학했어. 앞으로도 잘 부탁해! "

 

 

[초고교급 간호사] - 우에하라 에리

 

 

호노카 아카네: " … 응, 잘 부탁해! "

 

호노카 아카네: " 그런데… 나에 대한 소개는 필요 없는 거지? "

 

 

-

 

1. 여기는 어디

2. 기억상실

3. 다른 사람들은

4. 나를 발견해준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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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하라 에리: " 기억상실에 대해서 아는 게 있냐고? "

 

호노카 아카네: " 의학적인 정보도 좋고, 추측이어도 좋으니까 뭐든 말해줄 수 있는 거라면 말해주지 않을래? 솔직히… 나는 아직도 내가 기억상실을 당했다는 사실조차도 믿기 힘든 지경이거든. "

 

호노카 아카네: " 왜… 그런 거 있잖아? 소주 여덟 병을 비웠는데도 아무렇지도 않자 수영장에 들어갔는데 눈떠보니 옷까지 갈아입은 상태로 침대에 누워있는 거. 딱 그런 기분이야. "

 

우에하라 에리: " 뭐, 뭐…? 음주를 하고 물에 들어가는 건 위험한 행동이야! "

 

호노카 아카네: " 그냥 느낌이 그렇다는 거잖아! 그래서… 짚이는 부분은 없어? "

 

우에하라 에리: " 그게, 우선 기억상실의 종류를 꼽아보려면 약간의 진술이 필요한데…. "

 

우에하라 에리: " 우선, 가상세계의 기억 이전의 너를 기억할 수 있겠어? 키보가미네 학원에 입학하기 이전의 너를 말이야. "

 

호노카 아카네: " 그거야… 이런저런 곳의 세미나를 다녔고, 글을 좋아했고… 책을 썼어. 평범한 가정에서의 평범한 기억일 뿐인걸. "

 

우에하라 에리: " 그 이전의 기억이 멀쩡하다, 그렇다는 말은… 역시 역행성 기억상실이 아닐까? "

 

호노카 아카네: " 역행성 기억상실…? "

 

우에하라 에리: " 소설이라던가 만화 같은 데에서 종종 나오잖아? 어떤 사고를 당한 시점 이후의 기억이 사라지는 것. 그걸 역행성 기억상실이라고 불러. "

 

우에하라 에리: " 사유는 모르겠지만… 아마 모노쿠마가 우리에게 했던 것처럼 기억에 손을 댄 거겠지. 아니면… 네가 그때 중요한 것을 봐서 그랬을 수도 있고. "

 

우에하라 에리: " … 위로라고 하기엔 그렇지만, 우리 모두도 너와 비슷한 처지야. 단지 너는 우리보다 10일 정도의 기억이 추가로 사라진 것뿐이고… "

 

우에하라 에리: " 그러니까… 힘내라고 말해주고 싶었어. "

 

 

아까부터 계속 위로만 받고 있어서 전혀 몰랐어. 나만 그런 게 아니었다니…

 

… 좋아.

 

나만 힘든 게 아니라는 걸 알아버린 이상, 언제까지고 풀 죽어 있을 수는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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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여기는 어디

2. 기억상실

3. 다른 사람들은

4. 나를 발견해준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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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노카 아카네: " 나를 제외한 너희 모두도 그… 어쩌고 기억상실에 걸렸다고 했지? 그렇다는 건 여기에는 몇 명이 더 있는 거야? "

 

우에하라 에리: " 17명…이었어. 너를 포함해서. "

 

 

…이었다?

 

과거형으로 말을 흐리는 그녀의 안색은, 조금씩 명백히 어두워져 갔다.

 

 

우에하라 에리: " ……… "

 

우에하라 에리: " 지금은 너를 포함해서 11명의 학생들이 남아있어. 나는 너를 간호하는 중이라 크루즈에 머물러있지만 나머지는 전부 새로운 섬을 조사하러 나갔고. "

 

호노카 아카네: " 섬…이라고? "

 

우에하라 에리: " 설명하자면 조금 긴데… 아, 이 팸플릿부터 읽어보는 게 좋을 거야. "

 

 

그녀에게서 팸플릿을 건네받자 눈에 들어온 것은, 패딩을 여러 겹 껴입은 모노쿠마가 섬에 대해 소개하고 있는 만화였다. 

 

헤에, 귀엽네.

 

나는 어딘가 친숙한 그림체에 빠져들며, 차근히 글을 읽어 내렸다.

 

 

두 번째 섬은 거울의 섬이라 불리는 스피글… 섬의 땅부터 건물, 모든 것이 수정 유리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영원한 밤이 이어지는 별 하늘, 그리고…

 

 

모노쿠마: " 거울의 미궁이 있답니다-!! "

 

호노카 아카네: " ……… "

 

호노카 아카네: " ……… "

 

우에하라 에리: " ……… 아직 모노쿠마에 대한 건 말하지 못했는데… "

 

https://youtu.be/INLmO8sZO1o

 

 

호노카 아카네: " 모노쿠마…? "

 

모노쿠마: " 응, 모노쿠마 등장이야! "

 

호노카 아카네: " 네가 왜 여기서 나와…? "

 

모노쿠마" 희망이 있는 곳에 모노쿠마가 찾아간다, 절망이 있는 곳에는 모노쿠마가 있다… 그 말인 즉, 언제나 어디서나 모노쿠마는 존재한다는 뜻…… "

 

모노쿠마" 이해했니? "

 

호노카 아카네: " 했겠어…!? 애초에, 모노쿠마는 몇 년 전부터 폐기 및 제거작업을 해왔다고 들었는데…? "

 

모노쿠마" 원래 곰은 성욕이 뛰어나서 그래-!! 죽여도 없애도 어딘가엔 자손이 남아있지! "

 

모노쿠마" 그래, 나는… 모노쿠마 제 53대손이라는 말씀! "

 

호노카 아카네: " ……… 잠깐만, 그런데 우리에게 공격을 하지 않고… 뭔가를 알려줬다는 건…!! "

 

모노쿠마" 오이오이~ 이쯤이면 대충 눈치챘겠지? 그렇지만 이 이상의 자세한 건 우에하라 양에게 물어줘! 나는 해야 할 일을 하러 온 것뿐이니까! "

 

모노쿠마" 우선 이번 섬은 두 번째 섬과 세 번째 섬이 붙어있는 거대한 무대야! 우선, 두 번째 섬인 거울의 섬… 스피글에 대해서부터 설명하도록 할까! "

 

모노쿠마" 거울의 섬 스피글은 이 가상세계의 섬들 중에서도 제일 규모가 작은 섬이야. 한 시간 정도만 걸으면 섬의 전체를 둘러보는 것도 가능할 정도지! "

 

모노쿠마: " 두 번째 섬의 기온은 15'C ~ 21'C로 굉장히 좋은 편! 하지만 항상 밤이기도 하고… 쌀쌀한 바람이 많이 부는 편이니 감기에 유의하라구. "

 

모노쿠마" 스피글에는 산책길, 해저 동굴, 거울의 미궁이 존재해. 거기에 대한 부분을 설명하자면… "

 

모노쿠마" 산책길은 말 그대로 산책길. 섬을 전체적으로 기분 좋게 걸을 수 있는 길이야! "

 

모노쿠마: " 기본적으로 스피글은 온통 수정으로 이루어져 있지만, 예외적으로 산책길의 바닥은 촉촉한 흙으로 이루어져 있지. "

 

우에하라 에리: " 왜…? "

 

모노쿠마" 질척한 게 더 에로하니까! "

 

호노카 아카네: " ……?? "

 

모노쿠마" 해저 동굴은 U자 형태, 두 번째 섬과 세 번째 섬을 이어놓은 동굴이야! "

 

모노쿠마" 하지만 그게 전부야. 호노카 양도 확인해보면 알겠지만 해저동굴은 입구부터 물로 차있어서, 동굴을 통해 다른 섬으로 넘어가는 것은 질식사를 유발하는 자살행위… "

 

모노쿠마" 그래도 걱정 마! 해저동굴의 아름다운 광경을 구경할 수 있도록 동굴 중앙에 감시 카메라를 설치해뒀지! 화면은 크루즈의 제어실에서 확인할 수 있어! "

 

호노카 아카네: " 감시카메라…? 해저동굴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야? "

 

모노쿠마" 응! 게다가 기특하게도 감시카메라는 해저동굴의 변화를 관찰할 수 있도록 매 정각마다 동굴의 사진을 찍어서 제어실로 보내고 있어! "

 

모노쿠마" 하지만 제어실에서 보관할 수 있는 동굴의 사진은 최대 네 장, 그리고 새로운 사진이 찍혀서 4장 이상을 보관하게 될 때 자동으로 가장 오래된 사진이 삭제되는 형식이지. "

 

모노쿠마: " 가령 08시 40분에 동굴의 풍경을 보고싶어져 제어실에서 동굴의 사진을 출력하면, 뽑을 수 있는 사진은 05시, 06시, 07시, 08시에 찍힌 사진들 뿐이라는 말씀~ "

 

호노카 아카네: " 길지만… 어려운 설명은 아니네. 그건 이해하겠고 "

 

호노카 아카네: " 그래서, 그 거울의 미궁이란건 또 뭔데? "

 

모노쿠마" 그래, 어쩌면 두 번째 섬의 하이라이트라고 불리기에 손색이 없는, 거울의 미궁에 대해서 말할 시간이 왔구나…. "

 

모노쿠마" 거울의 미궁은, 너희들에게 치명적인 특전을 얻을 수도 있는 곳입니다! "

 

모노쿠마: " 미궁은 아름다우나, 깊이를 알지 못하는 자가 나아가면 심연에 갇히게 될 것이다… 거울의 미궁은 그런 곳이야. "

 

호노카 아카네: "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어…!! "

 

모노쿠마: " 미궁은 아름다우나, 거울을 마주 볼 용기가 없는 자는 고통에 몸부림치게 될 것이다… 거울의 미궁은 그런 곳이야. "

 

호노카 아카네: " 무슨 말인지 전혀 모르겠다니까!? "

 

모노쿠마: " 에잉, 그러니까 이런 말이야! 거울의 미궁에 들어가는 순간, 너네들은 거울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 풍경을 마주하게 돼. "

 

모노쿠마: " 그 풍경을 접한 사람은 엄청난 특전을 얻게 되는 셈이지. 어쩌면 지금 상황을 100% 반전시킬 수도 있는 조커 카드라고나 할까… "

 

모노쿠마: " 단, 역시 대가 없는 결과는 없겠지? 너네들은 그 특전을 얻기 위해서, 미궁에서 일어나는 다섯 가지의 시련을 통과해야만 해! "

 

호노카 아카네: " 시련…? "

 

모노쿠마" 미궁의 20% 지점을 통과했을 때 발생하는 첫 번째 시련은 유혹의 방… 각자의 이성을 자극하는 달콤한 것들이 너네들을 필사적으로 유혹하려 할 거야. "

 

모노쿠마: " 그 유혹을 견뎌내는 자는 첫 번째 시련을 통과! 하지만, 그 시련을 통과하지 못했을 경우에는… "

 

호노카 아카네: " 서, 설마… "

 

모노쿠마: " 응? 아니아니, 호노카 양이 생각하는 그런 건 아니야! 그저 미궁 밖으로 추방될 뿐이니까! "

 

모노쿠마" 하지만 미궁은 한 번 추방되면 두 번 다시 재입장이 불가능해. 왜냐하면 교칙에 추가할 거거든! 미궁에서 한 번 추방된 자는 두 번 다시 입장할 수 없다…라고. " 

 

모노쿠마" 추방은 가상세계의 시스템을 이용한 자동 추방으로 이루어지므로, 귀찮게 다시 걸어 나와야 하는 수고를 덜어준단다! 편의 좋지~? "

 

호노카 아카네: " … 그래서 두 번째 시련은 뭔데? "

 

모노쿠마" 미궁의 40% 지점을 통과했을 때 발생하는 두 번째 시련은 통고의 방… 동화책 같은 것에도 나오잖아? 보물에 손을 대려고 하니 거대한 바위가 굴러 떨어져 죽어버렸습니다~ 같은 거. "

 

호노카 아카네: " 보통 동화에서 죽음을 보여주지는 않거든? "

 

모노쿠마" 거울의 미궁도 마찬가지로, 갑작스레 나타나는 물리적인 위협을 돌파해야 하는 시련입니다! "

 

모노쿠마" 하지만 너무 걱정하지 마. 미궁 안에서 누군가가 진짜 죽거나 다치기 일보 직전이 된다면, 가상세계의 시스템이 플레이어를 미궁 입구로 추방해주니까. "

 

모노쿠마" 물론… 이 경우에도 미궁에는 두 번 다시 입장이 불가능해. 들어간다면 그때는 교칙으로 처벌하는 거고. 알겠지? "

 

호노카 아카네: " …… 꿀꺽. "

 

모노쿠마" 다음은 미궁의 60% 지점에서 일어나는 세 번째 시련! 바로 지혜의 방이야! "

 

모노쿠마: " 너희들의 앞에 나타나는 수수께끼를 모두의 지혜를 모아 해결한다는 평화로운 방식의 시련이지만… "

 

모노쿠마" 이 시련을 풀지 못하면 나아가지도, 돌아올 수도 없어. 그 수수께끼를 풀지 못할 경우 시간이 흘러 너희들은 아사에 이르게 되겠지……. "

 

모노쿠마" 하지만 살인수학여행에서 아사라니, 재미없잖아? 너희들의 래디컬 패드로 0066이라는 번호를 입력하면 기권으로 간주하고 미궁 입구로 추방시켜주도록 할게! "

 

호노카 아카네: " …… 얼마나 어려운 수수께끼이길래 아사까지 걱정해야 하는 거야…? "

 

모노쿠마" 거의 다 왔어! 미궁의 80% 지점에 도달했을 때 마주하게 되는 네 번째 시련… 바로 정신의 방이야. "

 

모노쿠마" 인간이 견딜 수 있는 아슬아슬한 선에서 정신적인 고통을 선사하는 시련이지. 내 계산에 따르면 이 시련을 통과하는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겠지만… 그래도 가능성이라는 건 존재하는 거니까. "

 

모노쿠마: " 고통을 뚫고 나아가는 자들은 자연스레 시련을 통과하게 되지만, 고통에 잠식당한 사람들은 저절로 미궁 입구로 추방당해. 단, 여기서 추방당한 사람들은 이후 정신에 이상이 생길 수도 있으므로 네 번째 시련에서 보았던 시련을 깔끔하게 잊은 채로 추방됩니다! "

 

모노쿠마: " 시련을 통과한 사람은 어차피 정신이 멀쩡 할 테고, 통과하지 못해도 그 부분의 기억을 잃어버리니까 살인수학여행에는 지장이 없지롱~ "

 

모노쿠마: " 자, 여기까지 질문 있어? "

 

우에하라 에리: " … 없지, 호노카? "

 

모노쿠마" 조아! 거울의 미궁의 깊디깊은 곳, 그 근원에 도달했을 때 마주하는 마지막 시련은… "

 

모노쿠마" …… 본방에서 직접 확인해주세요! "

 

호노카 아카네: " … 뭐? "

 

모노쿠마: " 모든 시련을 다 알려주는 건 재미가 없잖아? 마지막 정도는 스스로 해결하라구! "

 

모노쿠마" 이외의 미궁에 관련된 주의사항은 래디컬 패드에 입력시켜 놓았으니, 지금 확인해보도록 해? "

 

 

-

 

* 시련에서 탈락하게 될 경우, 해당 참가자는 강제로 미궁 입구로 추방됩니다. 미궁은 한 번이라도 기권하거나 추방될 시 재입장할 수 없습니다. 

 

* 미궁에는 래디컬 패드를 제외한 어떠한 소지품도 들고 갈 수 없습니다.


* 기권 패스워드인 0066을 입력하면 1회에 한하여 미궁의 입구로 강제 이동되며, 기권처리가 되어 다시 재입장이 불가능합니다.


* 미궁에서 시련으로 인한 치명적인 위험에 처할 경우, 강제적으로 미궁 입구로 이동됩니다. 이 경우에도 기권처리가 되어 다시 재입장이 불가능합니다.


* 네 번째 시련에서 탈락하게 될 경우, 참가자의 안전을 위하여 네 번째 시련에서의 기억을 소거합니다.


* 미궁 입구는 생존자 전원중 과반수 이상의 찬성 아래에 열리게 됩니다. 단, 한 명이라도 미궁을 출입할 시 남은 전원 또한 미궁에 들어가야만 합니다.

 

* 위 사항을 어길 시 교칙 위반으로 간주하여 벌을 받습니다.

 

-

 

 

 

 

모노쿠마" 햐~ 길었던 두 번째 섬의 설명이 끝났다! 이제… "

 

모노쿠마: " 세 번째 섬에 대한 설명 시간이야! 화장실에 갈 친구 있니? 없으면 바로 시작한다! "

 

모노쿠마: " 세 번째 섬은 1년 365일 24시간 내내 눈이 내리는 축제의 섬 시렌스! 너희들이 주로 탐색할 메인 무대이기도 하지. "

 

모노쿠마" 하지만 그전에, 두 번째 섬과 세 번째 섬을 이어주는 뱃사공님을 먼저 소개해야겠는걸~? "

 

호노카 아카네: " 뱃사공님…? "

 

모노쿠마: " 스피글 섬과 시렌스 섬 사이의 호수에는 검은 로브를 뒤집어쓴 뱃사공님이 계셔. 그분이 끌어주시는 나룻배에는 사공을 포함한 최대 세 명만 탑승할 수 있고, 섬을 이동하는 데에 걸리는 시간은 약 3분이야. "

 

모노쿠마" 가는데 3분, 오는데 3분… 왕복 6분이라는 시간이 걸리겠지. 하지만 뱃사공님도 사람인지라 두 번의 운항을 마치면 4분은 쉬어줘야 해! 그러니까, 배가 한 번 떠나면 10분은 기다려야 다음 사람이 탈 수 있다는 뜻~ "

 

모노쿠마" 이해하기 어렵다면 엘리베이터를 생각하면 편할걸? 1층에서 10층으로 가는데 3분, 10층에서 1분으로 가는데 3분. 하지만 엘리베이터가 두 번을 움직이면 쉬고 싶어져서 4분을 쉬어야만 다시 두 번의 가동을 하는, 그런 앙큼한 엘리베이터를 말이야! "

 

호노카 아카네: " 정말 아까부터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그런 비유는 해봤자 재밌지도 않고 영양가도 없거든? "

 

모노쿠마" 뭐, 그런 거야! 그리고 말이지… 내가 A섬에 있는데 사공이 B섬에 있으면, 호수 각 끝마다 배치되어 있는 호출 버튼을 눌러 사공을 부른 쪽의 호수로 되돌아오게끔 할 수 있어. 참고해두도록 해? "

 

호노카 아카네: " …… "

 

우에하라 에리: " …? 호노카, 어디 불편한 거라도…… "

 

호노카 아카네: " 아니, 그게… 뱃사공이라고 했잖아? 그럼, 그 사공은 사람인 걸까? "

 

호노카 아카네: " 그리고 사람이 맞다면 그분은 백발 벽안의 20대 중반의 꽃미남 사공인 걸까? "

 

우에하라 에리: " 그, 그게 궁금한 거야…? "

 

모노쿠마" 학생의 니즈에 응하지 못하여 아쉽지만 틀렸습니다! 뱃사공님은 20대 후반의 금발 적안 꽃미녀 사공이거든! "

 

모노쿠마: " 이외에도 시렌스 섬에는 눈의 축제장, 눈의 박물관, 눈의 유적지, 눈의 스테이지, 눈의 놀이공원, 눈의 스키장, 눈의 설산 등이 있지만… 그곳들은 너네들이 직접 확인하도록 하고! "

 

모노쿠마" 축제의 섬 시렌스의 하이라이트! 바로 얼음으로 뒤덮인 시렌스 캐슬이 있어! "

 

호노카 아카네: " 얼음의 성…? 그거, 완전 표절이잖아! "

 

모노쿠마" 뭐 어때? 아무튼 이번 시렌스 캐슬은 저번 세인트루시아 캐슬과는 다르게 일찌감치 오픈해둔 상태고, 조사는 자유니까 마음껏 조사하도록 하렴. "

 

모노쿠마" 그럼, 즐거운 살인수학여행을! "

 

 

…라고 힘차게 말하고는, 그것은 순식간에 우리의 눈앞에서 사라졌다.

 

모노쿠마가 우리의 눈앞에 이러한 형태로 다시 나타나다니, 게다가… 살인수학여행?

 

 

https://youtu.be/B9SAy3yTeJk

 

우에하라 에리: " … 미안해, 모노쿠마에 대해서는 조금 더 빨리 말하려고 했는데. "

 

호노카 아카네: "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모노쿠마는 어떻게 움직이고 있는 거고, 어째서 우리들에게 무언가를 알려주는 듯한 모습을 보이는 건데? "

 

우에하라 에리: " ……… "

 

 

그 후, 나는 그녀에게서 여러가지 정보들을 전해 들을 수 있었다.

 

갑작스레 가상세계로 끌려들어 온 우리들, 모노쿠마의 살인수학여행 선언, 아라이 미츠키의 살인 사건, 사쿠라 카야데의 살인 사건, 마나베 리츠의 살인 사건…

 

신 미래기관, 제로, 래디컬 센터, 스탠드… 그리고 노드 폴린이라는 사람과, 이미 죽은 에이트라는 사람은 신 미래기관의 제 8 지부장이었다는 사실.

 

그것에서 끝나지 않았다. 얼마 전에 죽은 하나에 리온이라는 사람은 사실 우리들과 함께 수 십 번의 살인게임을 루프 해왔으며, 갑자기 생긴 에비나 코토리라는 변수와 그곳에서부터 연쇄된 변수로 인해 결국 죽음을 맞이했다는 것, 그리고 남은 11명 중에서 스탠드와 제로에 속한 사람이 여섯 명이나 남아있다는 것까지……

 

… 순식간에 많은 정보들이 파도처럼 쓸려 들어왔다.

 

 

우에하라 에리: " …… 미안해. 나도 혼란스러워서 정리를 잘하지 못한 것 같아. "

 

호노카 아카네: " …… "

 

호노카 아카네: " 믿기 어렵다…라고 말하고 싶지만, 네가 이런 스케일의 거짓말을 할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고… "

 

우에하라 에리: " …… 아, 맞아! 너는 첫 번째 섬에서 이노우에와 비밀스러운 채팅을 나눴을 거야! 래디컬 패드를 확인하면 내 말이 거짓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지 않을까? "

 

호노카 아카네: " 래디컬 패드를…? 잠시만 기다려봐. "

 

 

지금까지 들은 거짓말 같은 현실이 거짓이기를 바라며, 이노우에 노도카라는 사람과 나눴던 채팅 내역을 확인해보았다.

 

…… 거짓이 아니었다. 과거, 약 5일 정도 전의 나는 이노우에 노도카라는 사람과 급박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게다가, 그 정보를 전달해준 사람도 나…

 

 

호노카 아카네: " … 사실이 맞다니. "

 

호노카 아카네: " 말도 안 돼……. "

 

우에하라 에리: " 그런 반응을 보이는 것도 당연해. 나도… 아직까지 어안이 벙벙하니까. "

 

우에하라 에리: " 네가 없었던 오늘 새벽에도… 우리들은 친구를 세 명이나 떠나보냈고 말이야. "

 

호노카 아카네: " 아… "

 

우에하라 에리: " … 그래도, 이대로 포기할 수는 없어. 나는…… 잊어서는 안 되는 사람이 있으니까. "

 

호노카 아카네: " ……… "

 

 

… 포기할 수 있을 리가 없잖아.

 

비록 지금 상황은, 내가 모르는 것 투성이에 살인이 지속되고 있다고는 해도…

 

왠지 모르게, 나도 이 곳에서 포기해서는 안될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으니까.

 

…… 어?

 

포기해서는 안 되는 이유가… 있어?

 

 

-

 

1. 여기는 어디 

2. 기억상실 

3. 다른 사람들은 

4. 나를 발견해준 사람은

 

-

 

우에하라 에리: " 너를 발견해준 사람… 아, 에비나를 말하는 거야? 아마 스키장에 놀러… 아니, 조사하러 갔을걸? "

 

호노카 아카네: " 그래? 어쩌지, 감사인사라도 해야 할 텐데… "

 

우에하라 에리: " 마음은 이해하지만 지금은 무리하게 움직여서는 안 돼! 차라리 에비나를 부르는 편이… "

 

 

… 어라?

 

침상에 누워있는 것이 답답한 탓에, 굳어있는 상체를 조금 들썩이자…

 

몸이 아무렇지도 않았다.

 

그러니까, 몸이 아픈 적도 없었던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았다!

 

 

호노카 아카네: " 아무렇지도… 않은데? 나, 얼어죽을 뻔했다고 하지 않았어? "

 

우에하라 에리: " ……? "

 

우에하라 에리: " 아니, 에…? 부, 분명 그런데… 어라? 괜찮은 거야? "

 

우에하라 에리: " …… "

 

우에하라 에리: " … 아프지 않다면 다행이야. 걸을 수 있겠어, 호노카? "

 

호노카 아카네: " 왼쪽 다리… 오케이. 오른쪽 다리도 오케이. 괜찮을 것 같아! "

 

우에하라 에리: " …… 그렇구나. 나는 약품을 정리해야 해서… 밖은 추우니까 단단히 챙겨 입고 나가. 래디컬 패드에는 다른 사람들의 기본적인 프로필이 있으니 확인해보도록 하고. "

 

 

우에하라는 갑작스레 다소 싸늘해진 어투를 내보이며 데스크로 돌아갔다.

 

…… 무언가 잘못하기라도 한 것일까. 아까까지의 화기애애함은 냉랭함으로 바뀌어 혼란을 가중시켰다.

 

그렇게 나중에 보자는 짧은 인사를 남기고 분위기에 쫓기듯 서둘러 응급실의 문을 열자……

 

 

호노카 아카네: " 아앗…! "

 

 

…… 그대로, 누군가와 부딪히고 말았다.

 

 

???: " …… "

 

마키 유이치: " … 괜찮아? "

 

 

a. 눈을 뜨고 다녀주세요

b. 죄송합니다

c. 손해배상 청구

 

 

-

 

~ 스피글 - 눈의 축제장, PM 19:45 ~

 

 

마키 유이치: " … 몸은 괜찮아? 우에하라가 그러더라, 네 의식이 돌아왔다고. "

 

호노카 아카네: " 아, 네! 아니… 응. 몸은 괜찮은데…. "

 

마키 유이치: " …… 다행이야. "

 

 

…… 어쩌다가?

 

어, 어쩌다… 어쩌다 보니… 영문도 모른 채 이 아이에게 업힌 채로 거리를 돌아다니게 되었다.

 

결코 의도한 바는 아니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져 아무런 반항도 할 수가 없었다.

 

 

호노카 아카네: " … 안 무거워? "

 

마키 유이치: " 무… 겁기는, 안 무거워. 옛날에도 종종 이랬고…… "

 

 

… 옛날에도? 아니, 그 이전에…… 서서히 다리가 후들거리는 게 느껴지기 시작한다.

 

 

호노카 아카네: " …… 이제 내려줘. 계속 업히니까 부끄럽단 말이야. "

 

마키 유이치: " 그… 럴래? "

 

호노카 아카네: " 허어, 내심 이 말을 해주기를 기다렸구나? "

 

 

신장 차이도 얼마 나지 않는 소년의 등을 내려와 땅을 밟자 기분 좋은 뽀득임이 들려온다.

 

이미 날은 어두워져 캄캄해졌지만 눈도 거의 그쳐 가고… 주위의 등불과 네온사인이 은은한 빛까지 마련해주어 생각 없이 앉아있기에는 나쁘지 않은 장소였다.

 

반짝거리는 장식들… 그리고 먹거리 카트, 각종 오락시설과 공원으로 보아 이 곳이 눈의 축제장인 걸까.

 

 

마키 유이치: " 여기가 눈의 축제장인 모양이야. 모노쿠마의 말에 따르면 20시 정각에는 폭죽놀이를 한다고 하더라. 좋을 것 같지 않아? "

 

호노카 아카네: " 폭죽? 우와, 멋지다…!! "

 

 

한껏 기대감으로 고양된 채, 소년과 함께 컴컴한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까만 도화지에 오색의 별이 채워질 생각을 하니… 조금은 두근거리게 된다.

 

고등학생 씩이나 되어서 폭죽에 두근거리다니 우습기도 하지만……

 

 

마키 유이치: " … 기억을 잃어버렸다고 했지? 네가 가상세계에 들어온 이후의 기억을 말이야. "

 

호노카 아카네: " 으, 응… 그렇다고 하네. 여기가 가상세계인 것도, 기억상실인 것도 체감되지는 않지만. "

 

마키 유이치: " ……… "

 

호노카 아카네: " 그, 그래도 네 이름 정도는 알고 있어! 패드를 통해서 봤거든. 마키… 유이치였지? 마키라고 불러도 괜찮을까? "

 

마키 유이치: " … 응, 당연하지. "

 

호노카 아카네: " 저기… 미안해서 어쩌지? 나에게 이렇게까지 잘 대해주는 걸 보면 많이 친했던 것 같은데, 멋대로 기억상실에나 걸리고…… "

 

호노카 아카네: " 기억은 최선을 다해서 돌아오게끔 해볼게. 방법은 모르겠지만, 분명하면 어떻게든 될 거야! "

 

마키 유이치: " 하면 어떻게든 된다고…? "

 

마키 유이치: " … 좋은 말이네. "

 

 

그렇게 서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약간의 시간이 흐르자, 하나 둘 폭죽이 피어오르기 시작했다.

 

별과 보름달이 응축되었다가 흩어지고… 흩어지면서 사라지는 아름다운 폭죽을 보며 나도, 그도 잠시 넋을 잃은 채 하늘을 바라보았다.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소리였지만…

 

분명히 즐거운 시간이었다.

 

 

호노카 아카네: " 멋지네…. 이런 걸 매일 밤마다 한다는 거야? 자주 오고 싶어 지는걸. "

 

마키 유이치: " 생각날 때마다 보러 오면 돼. 다음에도… 꼭 같이 보자. "

 

호노카 아카네: " 어? 으, 으응…. "

 

호노카 아카네: " … 묻고 싶은 게 있어, 마키. "

 

마키 유이치: " … 묻고 싶은 거? "

 

호노카 아카네: " 우에하라에게서 대략적인 설명은 들었어. 이런저런 것들과… 살인수학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

 

호노카 아카네: " 유감스러운 일이지만… 나는 죽어간 여섯 명에 대해서 아는 게 없어. 그들의 이름은 전자기기의 데이터를 통해서만 볼 수 있을 뿐이야. "

 

호노카 아카네: " 그러니까 말해주지 않을래?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었는지… 듣고 나면, 내 기억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지도 모르고. "

 

호노카 아카네: " … 무엇을 했던 사람인지가 아니라, 어떤 사람이었는지가 궁금해. "

 

마키 유이치: " …… 어떤 사람이었냐고? "

 

 

그는 잠시 골똘히 생각에 잠겨있다가, 얼마 지나지 않아 생각의 정리를 마친 듯 나긋나긋하게 말을 이었다.

 

 

마키 유이치: " 죽은 사람에 대해서 말해봤자 이미 지난 일이야. 과거에 잡혀있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으니까…. "

 

마키 유이치: " 네 답답함은 이해하지만 그들에 대해서는 잊는 게 제일이야. 떠올려봤자 좋지 않은 기억들 뿐일 테니. "

 

???: " … 좋은 시간 보내고 계십니까? "

 

호노카 아카네: " 히에에에엑!? "

 

마에카와 히로토: " 뭘 그렇게 놀랍니까? 접니다, 마에카와 히로토. 아… 기억이 없다고 하셨나? "

 

마에카와 히로토: " 상관없습니다. 여러분, 저 사람을 체포하세요. "

 

 

 

… 그때였다.

 

눈으로 뒤덮인 덤불에서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하나 둘 들리더니……

 

동시다발적으로 세 명의 남녀가 튀어나와, 나에게로 달려온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눈을 질끈 감으며, 다가올 일에 두려움을 느끼고 있자……

 

… 곧, 나에게는 아무런 위해가 없었음을 느낄 수 있었다.

 

소란스러운 소리가 들려와, 용기를 내어 눈을 뜨면……

 

 

마키 유이치: " 읍, 읍읍-!! 읍! "

 

타카하시 쥰: " 미안하다, 마키… 아파도 조금만 참아주면 좋겠군. "

 

칸다 케이타: " 어이쿠야, 구레나룻에 테이프가 붙어버렸구마. 우짜노? "

 

에비나 코토리: " 미, 미안해요 마키! 떼줄까요!? "

 

타카하시 쥰: " 그걸 강제로 떼면 더욱 미안한 일이 되어버릴 거다…. "

 

마에카와 히로토: " 호들갑 떨지 말고 잘 붙들어 두세요. 곧 사람들이 모일 테니까. "

 

호노카 아카네: " 에, 에…? 마키!? 아니, 너희들은…… "

 

마에카와 히로토: " 아까도 말했지만 마에카와 히로토입니다. 저 쪽은 순서대로 타카하시 쥰, 칸다 케이타, 에비나 코토리… 저와 함께 이 촌극을 헤쳐나갈 동료들이죠. "

 

마에카와 히로토: " 그리고, 거기엔 당신도 포함될 것입니다. "

 

호노카 아카네: " …… 나? "

 

마에카와 히로토: " 물론 지금 당장은 저희의 행동을 이해하기 힘들겠죠. 조금만 기다리세요. 사람이 모이면… 싫어도 이유를 듣게 될 테니까. "

 

 

그는 자신을 포박하고 있는 밧줄을 풀어보려고 어떻게든 발악했지만, 그것은 생각보다 더욱 단단히 묶여있어 움직일수록 더욱 조여올 뿐이었다.

 

…… 이런 말은 미안하지만, 마치 정신병원의 수감자를 방불케 하는… 발악이었다.

 

그렇게 마에카와라는 사람이 내 곁에 있고, 나머지 세 사람이 마키를 단단히 고정시키고 있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다.

 

 

이즈미 코하루: " 뭐야? 이 늦은 밤에… 어라, 호노카…? "

 

호노카 아카네: " 아, 안녕… 하세요. "

 

이즈미 코하루: " …… 안녕. "

 

우에하라 에리: " 미안! 늦었…… 마, 마키!? 어떻게 된 거야? "

 

카나데 카즈키: " … 밤중에 무슨 일이야? 춥다고. 빨리 끝내. "

 

호노카 아카네: " 아니, 저기요…!! 사람, 사람이 묶여있잖아요! 어째서 정상적인 반응을 하는 사람이 한 명뿐인데요? "

 

이즈미 코하루: " …… "

 

카나데 카즈키: " …… "

 

우에하라 에리: " 너, 너희들이 이러는 이유는 충분히 이해해! 하지만… 역시 이런 방식은…!! "

 

마에카와 히로토: " 저희 학생회 넷… 그리고 마키 유이치, 호노카 아카네 씨… 방금 온 우에하라 에리, 카나데 카즈키, 이즈미 코하루… 이렇게 총 아홉 명인가요. 이리에 사야하 씨와 아라이 미츠키 씨는…… "

 

칸다 케이타: " 둘 다 방문을 걸어 잠그고 반응도 없다. 아니… 아라이 그 가스나의 방문은 두드리지도 않았지만서두. "

 

마에카와 히로토: " 상관없습니다, 아홉 명이면 대부분 모였으니까요. 그럼… 어디부터 이야기를 시작해볼까. "

 

호노카 아카네: " 당연히 마키를 묶어놓은 이유부터 말해야지! 입은 또 왜 막은 거야!? "

 

마에카와 히로토: " 그야… 이 인간은 격리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이죠. "

 

호노카 아카네: " 겨, 격리? "

 

마에카와 히로토: "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네 명이 한 명을 포박해서 꼼짝도 하지 못하게 만들었는데도 반발은커녕 아무런 반응도 안 하고 있지 않습니까. "

 

마에카와 히로토: " 그 이유는, 저희들의 행위에 정당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

 

호노카 아카네: " 정당성이라니…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너희들이 무슨 경찰이라도 되는 줄 알아!? "

 

타카하시 쥰: " … 그런 소리를 해도 이해한다. 재판 때 없었던 네가 지금 이 상황을 받아들이기엔 다소 무리라는 건 알지만…. "

 

타카하시 쥰: " … 우리들이 이러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

 

이즈미 코하루: " 뭐야, 포박 생중계나 보여주려고 우리를 불러 모은 거야? 상관없어, 빨리 해버려. "

 

호노카 아카네: " 무, 무슨 말을…!! 당신들이 뭔데 사람을 마음대로 묶으라 마라 하는 거야?! "

 

이즈미 코하루: " 오해는 하지 말아 줘. 나도 저 녀석이 이끄는 학생회인지 뭔지는 역겨울 정도로 싫어하니까. 그래도, 단 한 가지 옹호하는 점이 있다면… "

 

이즈미 코하루: " 저 예비 살인자를 구속한다는 플랜을 세웠다는 거야. "

 

호노카 아카네: " …… 뭐? "

 

마에카와 히로토: " 저 사람이 말한 대로… 당신이 지금까지 함께 시간을 보냈던 이 사람은 위험한 인물이에요. 아무렇지도 않게 남의 살인을 돕고, 살인게임의 분위기를 조장했단 말입니다. "

 

마키 유이치: " ……… "

 

마에카와 히로토: " 학급 재판의 룰을 기억하실지는 모르겠지만, 저희들이 지금까지 헤쳐온 학급 재판의 룰은 피해자를 직접적으로 죽인 사람만이 검정으로 처리되어 처벌을 받게 되는 구조였죠. 그렇기에 이 남자가 아직까지 살아있을 수 있었습니다만 "

 

마에카와 히로토: " 이 사람은 앞서 죽은 두 명의 검정보다 훨씬 더 악질적이죠. 교묘하게 룰을 피해 저희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시한폭탄 같은 존재… "

 

마에카와 히로토: " 그렇기에, 저희들이 나선 겁니다. "

 

마에카와 히로토: " 폭탄은 터지기 전에 제거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

 

 

 

 

 

* 챕터 3 이후의 친밀도는 호노카의 기준에서 작성됩니다 (남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상관없이)

 

 

초고교급 기자 / 마키 유이치 [3]

초고교급 농구선수 / 카나데 카즈키 [3]

X

초고교급 작가 / 호노카 아카네 [ - ]

X

초고교급 아이돌 / 이즈미 코하루 [3]

-

 

-

초고교급 도박사 / 이리에 사야하 [3]

초고교급 연극배우 / 타카하시 쥰 [3]

초고교급 조향사 / 마에카와 히로토 [3]

X

X

-

 

-

초고교급 요리사 / 칸다 케이타 [3]

초고교급 간호사 / 우에하라 에리 [3]

X

초고교급 용병 / 아라이 미츠키 [0]

X

초고교급 행운 / 에비나 코토리 [3]

-

 

현 생존 인원: 11 / 17 人

 

-

 

오랜만에 일상편 선택지가 돌아왔으니 가볍게 시작해보자

 

이번에는 중요하게 말해야 할 부분이 있는데 현재 리플라이는 프롤로그~2챕터까지의 리메이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프롤로그부터 1챕터 일상편까지의 작업은 완료된 상태임

 

리메이크가 되는 것중 가장 중요한 것들은 초반부 다소 허술했던 스토리의 수정, 다소 어색했던 서술이나 대사의 첨삭애매했던 일부 캐릭터의 캐릭터성 보강, 전체적으로 보기에 불편함이 없도록 뜯어고침 등이 있겠습니다

 

리메이크된 에피소드는 5월~7월 사이에 일괄적으로 수정할 예정임 (글 1개를 수정하는데에 2~3시간이 걸리는데 수정해야할게 총 60편 정도가 됨)

 

리메이크 얘기는 이미 했는데 왜 또 하냐면...

당장 시작될 3챕터에서부터 갑자기 언행이 달라지는 캐릭터가 있기 때문임

그 정도를 분류해보자면 이럼

 

 

확실히 변함 - 이리에 사야하, 에이트

 

조금 변함 - 카나데 카즈키, 이노우에 노도카, 하나에 리온

 

매우 조금 변함 - 호노카 아카네, 이즈미 코하루, 칸다 케이타

 

변하지 않음 - 마키 유이치, 미도리카와 안나, 마나베 리츠, 타카하시 쥰, 마에카와 히로토, 우에하라 에리, 아라이 미츠키, 사쿠라 카야데, 에비나 코토리

 

 

즉 17명중 8명이 크든 작든 변화가 있으며 2챕터까지 정주행하다가 이후의 글을 접하면 어? 얘가 왜 이런 말을하지? 이런 행동을 하지? 싶을 수도 있을거라 생각함

 

예를 들어 캐릭터성이 많이 변했는데 아직 살아있는 이리에의 경우 아침인사를 할 때 before/after를 예시로 들자면

 

 

이리에 사야하: " 좋은아침이야, 호노카… "

이리에 사야하: " 얼굴이 초췌해 보인다고? 좋지 않은 꿈을 꿔서 그런가봐…. "

 

->

 

이리에 사야하: " 좋은아침이야, 아카네 누나! "

이리에 사야하: " 정말~ 오늘은 무시무시한 꿈을 꾼 거 있지? 저기저기, 내 이야기 좀 들어주지 않을래? "

 

~

 

이리에 사야하: " 좋은아침이네, 마키… "

이리에 사야하: " 얼굴이 초췌해 보인다고? 별 거 아니야… 신경써줘서 고마워. "


->


이리에 사야하: " 앗! 좋은 아침이야, 유이치 형! " 

이리에 사야하: " 응…? 내 얼굴은 좋은 아침이 아닌 것 같다고? " 

이리에 사야하: " 뭐라는거야! 아침부터 어둠의 기운을 내뿜는 그쪽보다는 내가 훨씬 밝은 편이거든요? "

 

 

이런 식으로 바뀌게 됨

 

즉 리메이크하면서 캐릭터들 간의 대화나, 상황별 대사같은게 달라질 수는 있지만 설정이나 스토리, 결과는 절대로 달라지지 않음

이리에로 예를 들자면 소심하고 어둑어둑한 이미지에서 귀엽고 가벼운 동생 이미지로 달라졌지만 

1챕터에서 이리에가 아라이의 타겟팅이 되는 것이라던가 2챕터에서 마나베에게 지켜졌던 일, 하나에가 이즈미와 있을때 이리에의 과거에 대해 말한 것, 사건 당시 몰래 바깥으로 빠져나간 일 등등이 없었던 일이 되지는 않는다는 뜻

 

단순히 앞으로의 전개를 위해 캐릭터성이 빈약했던 캐릭터들의 수정작업일 뿐이고, 3챕터부터 보여주는 모습들은 프롤로그~2챕터에서 보여주었던 모습과는 달리 수정본이 적용된 상태에서 진행되는 것이니 그렇게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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