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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4. Ruin

4-23 (학급재판 3)

 

 

 

 

[에비나 코토리] " 마, 마마, 말도 안돼요! 아니… 이유없이 변호하고 싶다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하나에가 학살극의 주범이었다는건 이상하잖아요! "

 

[에비나 코토리] " 대체 어느 부분에서 그런 의심을 하신건가요!? 그, 납득 가능한 이유라면 저도 납득할테니까…!! "

 

 

… 명백히 이상한 반응이었다.

 

하나에가 학살극의 주범이었다는 추측에 납득하기 힘들 순 있다. 막상 말을 내뱉은 나로서도 이게 맞나 싶을 정도의 비약이었으니까.

 

하지만, 저 반응은 너무나도…

 

마키를 믿고자하던 나의 모습과 흡사해보였다.

 

무조건적으로, 맹신적으로… 마치 '옛날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 내가 잘 아는데, 그 아이는 절대 그럴 수 없어!' 정도의 믿음을 가지고 말하고 있었다.

 

 

칸다 케이타: " 저번에 듣기로는 니랑 하나에 금마는 옛날부터 알고 지내던 사이라고 했지. 뭐, 확실히 아니라고 말 할 수 있는 증거가 있나? "

 

[에비나 코토리] " 그거라면 제 쪽이 먼저 물었어요! 하나에가 학살극의 주범이었다면, 그럴만한 증거가- "

 

호노카 아카네: " 우리 중에 범인이 있다잖아. "

 

호노카 아카네: " … 그리고 그 원인은 하나에 리온, 그 아이의 밝혀지지 않은 재능과 짧게나마 여기서 보였던 행적, 그리고 에이트의 기억 단편에서나마 비추어졌던 그것들이 합쳐져서 내린 결론이야. "

 

호노카 아카네: " 우선 다들, 내 기억은 너희들이 두 번째 섬에 도착했을 때부터 재시작되어서 그 이전에 있었던 일은 기억하지 못해. 그래서 묻는건데… 뭔가, 하나에의 재능에 대해 단서가 될 만한 것이 있었어? "

 

칸다 케이타: " 단서라 함은… 저번에 다음 섬으로 이동하던 크루즈 안에서 금마가 모두를 불러놓고 커밍아웃을 했던 사건이 있었제. "

 

아라이 미츠키: " 유언이라도 남기는 마냥 처절하게 말하더군. 그, 뭐야… 재능에 대해 물어보기도 했던 것 같은데? 저 기자 꼬맹이가. "

 

칸다 케이타: " 그러더니 이리 답하더구마. 초고교급 심리학자, 목공, 바이올리니스트… 말장난이라도 하는 줄 알았더만 그 말에 딱히 거짓이 있어보이지는 않았다. "

 

칸다 케이타: " 덧붙여서… '이게 나야, 무엇이든 모호하고…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완벽하게는 될 수 없다' 라고도 말했고. "

 

호노카 아카네: " 거기까지는 나도 막 깨어난 이후 우에하라에게서 상황을 설명 들을 때 전해들었어. 확인차 다시 물어본 거지만 틀림없는 사실같네. "

 

이리에 사야하: " 우와, 상황이 이렇게 되었으니 망정이지 만약 진짜 데스게임을 끝까지 밀고가야 하는 상황이었으면 어쩔 뻔 했어? 완전 정보를 퍼주고 있었잖아! "

 

우에하라 에리: " 그, 그 때는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 싶었고… 어차피 말 안해줬어도 입이 열 개가 넘는데 누군가는 말했겠지! 아니, 지금 그게 중요하니!? "

 

이리에 사야하: " 정말이지 최악의 파트너였네~ 차라리 게임이 터져서 다행일 지경이라구! "

 

우에하라 에리: " 집중 좀 해! 이미 지나간 이야기를 다시 들춰서 어쩌자는거야!? "

 

 

… 방금 얘기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우에하라에게 첫번째 섬에서의 정황을 전해받을 때 들었던 정보로, 하나에는 기계와 관련된 일을 제법 했다고도 한다.

 

열 감지 카메라를 만들어 낸다거나, 아라이 미츠키의 폭주를 피해 숨어있을 때 폐광 안에서 노트북으로 무언가를 열심히 하고 있었다거나.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무엇이든 될 수 없다는 그 발언은… 자신의 재능을 감추고 싶어했다고 생각하면 편하겠지.

 

아니, 오히려 그게 진실인가? 그 자리에 있던 것이 아니라 함부로 판단하기엔 그렇지만, 만약 진심으로 그 말을 한 것이라면…

 

 

호노카 아카네: " ……… "

 

호노카 아카네: " 난 에이트의 기억을 봤어. 그 안에서 언급된 하나에 아리아씨, 그 분을 통해서 들은 얘기이지만… 어쩌면 조금 더 그 아이에게 다가갈 수 있는 힌트가 될 지도 몰라. "

 

호노카 아카네: " 하나에는 모든 것에 능통하다고 하더라. 발명, 심리학, 문예, 조화, 요리… 심지어 의학까지. 자신의 가족이 말하는 것이었으니 틀림없는 재능이었겠지. "

 

호노카 아카네: " 이 이야기는 카나데와 에비나… 이 자리에 없는 이즈미까지 함께 보고 들었던 것인데. 혹시나 해서 묻지만 이 정보, 너희들 기억에 남아있니? "

 

[카나데 카즈키] " …… 모르겠는걸. "

 

[에비나 코토리] " 그 기억을 다같이 봤다는 것은 잘 모르겠지만… 사실, 저번 거울의 미궁에서 검은 로브에게 무언가를 듣고 나서 과거의 추억 일부분이 떠올랐어요. "

 

[에비나 코토리] " 그 중에는 하나에와의 기억도 분명히 있었고요. 기억이라는 핵심 코어가 없기에 이런 말을 하는 것조차 자신이 없지만 말이죠. "

 

[에비나 코토리] " 그래도 언젠가 꿈에서 본 듯한 기억이 어렴풋이 남아있으니까… 이게 사실이라면 도움이 될테니, 말할게요. "

 

[에비나 코토리] " 하나에는 분명 다방면에서 뛰어났지만 그렇다고 초고교급이 될 수는 없었어요. 일반적으로는요. "

 

[에비나 코토리] " 발명에 대한 재능도 분명히 있었다고 생각하지만…! 세계를 뒤집어 엎을 수준의 능력이었다면 하나에는 지금쯤 초고교급 발명가로 입학 했을 거예요! 저기, 이 이상은 죽은 자에 대한 모욕이니까 그만둬 주세요!! "

 

 

맞는 말 일지도 모른다. 아무리 재능 불명이라 의심가는 구석이 많다고 해도, 기계와 어느정도 접점이 있었다고 해도… 그 뿐으로 끝도 없이 의심하는 것은 편협한 시선을 만들 뿐이다.

 

독하게 먹었던 마음이 다소 무르게 되어가고 있다. 그 사람도 우리의 클래스메이트였다면… 나는 죽은 친구에게 무슨 짓을 하고 있는 걸까.

 

… 그렇게, 내 판단에 대해 우려하고 있을 때였다.

 

 

칸다 케이타: " 그렇다기엔… 내가 본 게 있데이. "

 

호노카 아카네: " ……? "

 

칸다 케이타: " 뭘 그리 떫게 쳐다보노? 모노쿠마, 양심 고백하겠다. 내가 누군가의 부정을 통해 탈출을 시도했다가 돌아온 사람이다. "

 

 

………………………

 

…………………… 뭐.

 

뭘 아무렇지도 않게 지껄이는거야…!!! 지금은 재판에 집중만 해도 모자랄 때인데, 벌써부터 부정에 대한 것을 이야기 하겠다는건가, 지금!? 아니… 그 이전에. 저걸 사실대로 다 말했다가는…!!

 

 

모노쿠마: " 역시 그랬나… 어쩐지. 그래서 그 때에는 카운트가 되지 않았던건가. "

 

아라이 미츠키: " 야, 촌뜨기. 지금 뭘 말하려고 하는 거냐… 벌써부터 진흙탕 개판을 보고 싶은 거야? "

 

우에하라 에리: " 설마… 너가 부정을 저질렀다는 말이니? 그, 그렇게 된다면 너는… "

 

칸다 케이타: " 부정을 저질렀다는 것이 아니라 부정을 당했다는 말이다. 날 봐라. 괜히 큰일날 수도 있으니까 멀쩡히 다시 돌아오지 않았노? 난 무죄다 이 말이야. "

 

칸다 케이타: " … 이의없제, 모노쿠마? 어차피 니도 부정자를 찾아내려면 내 증언이 필수일텐데. 안 그렇나? "

 

칸다 케이타: " 협조적으로… 나와주리라 믿는다. "

 

모노쿠마: " ……… "

 

모노쿠마: " 어차피 그럴 생각이었어. 칸다 군은 별 문제 없이 이 곳으로 복귀했고, 진상을 밝힐 때에는 목격자의 증언도 필요할 테니까. "

 

모노쿠마: " 그와는 별개로… 원하는게 뭐지? 지금 그것을 협상카드로 제시 하겠다는거니? "

 

칸다 케이타: " 천만에. 나는 내 몸 하나만 안전하게 돌아갈 수 있다면 누구에게든 협조해줄 수 있데이. 다만… 저 가스나의 말대로 벌써부터 그 패를 까발리면 진상에 도달하기도 전에 서로 헐뜯는 싸움이 될기라, 지금은 말하지 않겠다. "

 

칸다 케이타: " 내가 이 이야기를 먼저 꺼낸 것은… 누군가의 부정을 통해 도달한 곳, 그 곳에 하나에 리온이 있었기 때문이다. "

 

우에하라 에리: " 누군가의 부정을 통해 도달해…? 그게 무슨 말이니? "

 

 

순간이지만 나를 흘겨보던 칸다는 금새 시선을 돌려,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각오를 다지듯이 내뱉었다.

 

불길한 감각은 있었지만 다행히 나에 대해 떠벌리거나 하는 일은 없었고, 그저 버그룸이라는 곳에서 자신이 겪었던 일의 일부분을 말할 뿐이었다.

 

하지만 마냥 안도할 수는 없었던 것이… 칸다에게서 나온 경험담은 꽤나 상식적으로 받아들이기 곤란한 수준이었다.

 

갑작스레 버그룸 같은 곳으로 이동했다는게… 내가 아라이에게서 받은 장치를 통해 이동했다는 말인가? 바로 탈출한 것이 아니라 그 곳을 통해 바깥으로 나갈 수 있었다는 말이라면…

 

… 어째서 다시 되돌아온거지? 물론, 칸다는 이미 가상세계가 붕괴되고 있어 탈출이 불가능했다… 같은 말을 늘어놓긴 했지만, 탈출을 목전에 두고 온 사람처럼 보이지는 않는다.

 

한 치의 아쉬움이나 절망감이 없다. 이건… 그저 칸다 케이타라는 사람의 특징일 뿐인가. 아니면 무슨 다른 목적이라도 있는 것인가.

 

하나에라는 사람에 앞서 칸다에 대해서도 의문이 들기 시작했지만… 다시 앞의 이야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호노카 아카네: " 버그룸… 이라는 것도 예상 외이긴 한데 말이야. 결국 그 곳에도 하나에는 있었다는 말이잖아. 그렇지? "

 

호노카 아카네: " 이 모든 게 우연에 불과할까? 이 정도면 연관이 없다는 게 어색해 보일 지경 아니야? "

 

호노카 아카네: " 아니면 내가 뭐, 너무 억지라도 부리는건가? 그렇다면 알려줘. 난 내 추리를 인정받고 싶은 게 아니라 어떻게든 진상에 도달하고 싶은 것 뿐이니까. "

 

[에비나 코토리] " ……… "

 

 

모니터에 갇혀있는 에비나였지만 그 성질만큼은 그대로였는지 한참을 벙쪄있다가, 결국 스스로 수긍하기에 이르러 씨근덕거리며 말을 삼킨다.

 

 

[에비나 코토리] " …… 모두의 말을 들어보니, 아예 연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 일지도 모르겠네요. "

 

[에비나 코토리] " 하지만 그것과는 별개의 문제예요. 전, 전 정말로 하나에가… 그…… 아. "

 

[에비나 코토리] " ……………… "

 

칸다 케이타: " 무언가 혼자서 깨달음을 얻은 것 같은데. "

 

 

그 말대로였다. 이번에도 중립인 척 하는 부정의 말을 하려고 했던 것 같지만, 과거의 기억이 온전한 A.I.의 상태라면 기억할 수 있는 범위가 훨씬 넓을테니까.

 

어쩌면… 딱히 숨기려는 의도가 아니었을 지도 모른다. 그것의 기억에 손상이 가지 않았다는 가정 하에, 그건 찾아야 하는 기억이 아니라 당연히 남아있는 기억일테니까. 우리도 똑같이 알고 있으리라 착각했을 지도 모르지.

 

자신의 입장을 이해한 에비나… 의 모습을 한 그것은, 떨리는 입으로 힘겹게 말문을 텄다.

 

 

[에비나 코토리] " 우선, 하나에의 재능에 대해서 말인데요… 아까 그랬잖아요. 무엇이든 될 수 있지만, 완벽하게는 될 수 없다고. 초고교급까지 이르기엔 조금 부족한 재능이었다고. "

 

[에비나 코토리] " 그 말 그대로… 하나에는 초고교급 발명가는 물론 어떤 초고교급의 타이틀도 가지지 못했어요. 아니, 가지지 못할 뻔 했어요. 그 사건이 있기 전까지는요. "

 

호노카 아카네: " 그 사건…? "

 

[에비나 코토리] " 우선… 제 소개부터 간략하게 다시 해야할 것 같아요. 저는 초고교급 행운, 키보가미네 학원 79기생. 여러분들보다 한 기수 선배… 입니다. "

 

[에비나 코토리] " 아마 어렴풋이 눈치채고 있는 분들도 계실 거예요. 불완전하게 지워진 기억 탓에 어렴풋이 남아있는 기억의 파편. 그 속에서 학급생활의 과거를 떠올렸다면 그 곳에 저는 없었다는 것을 깨달았을 테니까요. "

 

[에비나 코토리] " 다들… 크게 놀라시는 분이 없는 것 같네요. "

 

이리에 사야하: " 으응… 오히려 놀랍다면 저런 바보가 나보다 선배라니… 같은 생각은 조금 있었어. "

 

[에비나 코토리] " 꽤나 뼈 아픈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시네요, 이리에… "

 

호노카 아카네: " 그나마 일행에 우호적인 인물의 과거를 건들다가 돌변하게 될까 쉽사리 얘기를 꺼내지 않은 것도 있어. 겁이 나서 그랬던거야… 하아, 이렇게 쉽게 말할 것이었으면 일찍 물어볼 걸 그랬어. "

 

[에비나 코토리] " 그렇지는 않아요… 이건 지금의 저라서 말할 수 있는 것. 이 가상세계에 종속되기 전의 기억까지 당연하게 가지고 있는 저이기에 말할 수 있는 겁니다. "

 

[에비나 코토리] " 만약 이 기억이 모노쿠마에게 주입당한 거짓된 것이 아니라면… 말할 수 있어요. 저는 확실하게 79기생 초고교급 행운. 여러분들은 80기. 여기까지는… 이해하셨나요? "

 

[에비나 코토리] " … 말 없으면 수긍한 걸로 간주할게요. 아무튼, 제가 초고교급 행운이 된 이유에 대해서 말해야 하는데… 랜덤 추첨이었어요. 왜, 과거에도 행운의 편지마냥 랜덤 추첨으로 한 명 뽑기도 했다잖아요. 그렇죠? "

 

모노쿠마: " 으응~ 그랬었지~ 히야, 벌써 그게 몇 년 전이람? 초고교급 행운 타이틀을 달고 있던 학생들은 평범하다고 자부하는 것 치고는 영 평범한 녀석들이 없었다니까! "

 

[에비나 코토리] " 저도… 그 중 하나였어요. 하지만 새롭게 재건된 키보가미네 학원에서 초고교급 행운이 가지는 의미는 과거와는 사뭇 달랐죠. "

 

 

재능이 모든 것은 아닙니다. 초고교급 행운이라는 재능이 키보가미네 학원에 입학한 것은 단순히 행운이라는 재능 탓에 주변에 열등감을 가지라는 것이 아니라, 무엇이든 해낼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길 바라서입니다.

 

 

[에비나 코토리] " … 라고 하셨죠. 당시 학원장님의 입학식 연설이 어찌나 감동적이던지, 아직도 종종 그 말을 되새기며 위로받곤 해요. "

 

이리에 사야하: " 헤에… 전 학원장님은 꽤나 좋으신 분이었나보네. "

 

호노카 아카네: " … 전 학원장? "

 

아라이 미츠키: " 감상에 젖어가고 있는 모양인데… 미안하지만 그 쯤 해두지? 하고자 하는 말이 뭔데? 나 운 존나 좋습니다… 가 끝이냐? "

 

[에비나 코토리] " ……… "

 

[에비나 코토리] " 옛날부터… 마음에 안 들었어요. "

 

 

아라이 미츠키: " ……? "

 

[에비나 코토리] " 나보다 나이도 어린 게 힘 좀 세다고 거들먹 거리지 좀 마… 멍청아! "

 

호노카 아카네: " ……… "

 

이리에 사야하: " ……… "

 

아라이 미츠키: " ……… "

 

아라이 미츠키: " … 뭐? "

 

[에비나 코토리] " 뭐, 뭐! 그렇게 째려보면 어쩔건데!? 당신이 뭘 할 수 있는데! 모니터 속의 날 어떻게 할 건데!! 열 받죠? 화나죠? 하지만 아무 것도 못 하잖아!! "

 

[에비나 코토리] " 푸하핫-!! 꼬, 꼴 좋다! 생각해보니 지금의 난 어떻게 건들지도 못 하겠네? 그러게 평소에 좀 잘 대해주지! 막 때리려고 하고! 던지고! 나쁜 말만 하고! 사람이 말이야, 어!? 그렇게 나쁘게 살면 안 되는 거야! "

 

칸다 케이타: " …… 저거 어떻게 강제종료 못 하나, 모노쿠마? "

 

[에비나 코토리] " 어어? 하늘같은 선배님이 말씀하시는데 강제 종료? 미쳤어? 너 몇 기야!? "

 

이리에 사야하: " 아우, 시끄러! 잘 나가다가 왜 갑자기 급발진이야, 누나!? "

 

[에비나 코토리] " 꼴 받잖아요-!! 아니, 고분고분 다 말해주고 있는데 쓸 데없이 트집이나 잡고! 나, 나는 선배님인데…!! 평소에 당한 것까지 생각하니까 너무 열받는다구요! "

 

[에비나 코토리] " 지금도 보세요! 제가 좀 앙칼지게 말하긴 했지만 미안한 구석 하나 없- "

 

아라이 미츠키: " … 죄송합니다, 선배님. "

 

 

…………………

 

…………………

 

 

[에비나 코토리] " 뭐, 뭐예요. 갑자기! 미쳤나… 요? "

 

아라이 미츠키: " 선배라고 하시니 그에 맞는 예의는 갖춰야죠. 제 알랑한 자존심이 뭐가 대수겠습니까. 원하신다면 도게자라도 하고요. "

 

아라이 미츠키: " … 해드립니까, 선배님? "

 

 

그 어떤 때보다 공손하고 예의바른 말투로 물어오는 아라이 미츠키였지만, 그와는 대조되게 부릅뜬 눈과 퍼져나오는 살기는… 비단 우리 뿐 아니라 모니터 너머의 에비나에게도 느껴진 모양이다.

 

에비나는 어버버거리며 한동안 어어… 만 내뱉다가 이내 다시 우리가 알던 소심한 그녀로 되돌아왔다.

 

듣는 우리도 그랬고, 당사자에겐 더욱 버거웠는지 존댓말도 제발 하지 말아 달라며 역으로 빌기 시작했고…

 

… 역전되는 줄 알았던 관계는 원위치되었다.

 

 

아라이 미츠키: " 아까도 말했지만 졸업재판은 반드시 클리어 해야한다. 그렇지 않으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고 말아… "

 

아라이 미츠키: " 이 녀석… 아니, 우리 에비나 코토리 선배님처럼 불만이 있거나 풀어야할 감정이 있다면 언제든 늘어놓아라. 그게 이 재판을 원활히 흘러가게끔만 해준다면야. "

 

아라이 미츠키: " … 언제든, 기꺼이 협력해주지. "

 

아라이 미츠키: " 그렇죠, 선배님? "

 

[에비나 코토리] " 응? 아, 아니… 그렇… 그렇죠. 그… 제가 잠깐 욱해서… 그런거니까… 이제 그만해주세요… 무서워요…… "

 

아라이 미츠키: " … 에이, 어떻게 그럽니까? 하늘같은 선배님. "

 

 

… 평소에 얼마나 쌓인게 많았으면 그럴까. 지켜보는 우리가 다 측은해지는 순간이었다.

 

 

B: " …… 평소에도 나한테 존댓말 한 번 안하던 아이였는데. "

 

모노쿠마: " 웅? 방금 머라고 했어? "

 

B: " … 아무 것도 아니다. "

 

칸다 케이타: " 하아… 그래, 에비나… 씨? 아니, 선배라고 하는데 이제 뭐라 불러야하노? "

 

[에비나 코토리] " … 선배다운 모습을 보이지도 못했는데요, 뭘. 선배의 위엄이나 포스도 제로에 수렴할거고… 그냥 친구처럼 대해주세요. "

 

칸다 케이타: " … 알겠데이. 아무튼, 네가 79기생 초고교급 행운이다. 그건 알겠는데… 결국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거노? "

 

[에비나 코토리] " ……… "

 

[에비나 코토리] " 하나에는… 키보가미네 학원 80기의 초고교급 행운이었어요. "

 

 

 

 

하나에 리온… 그 사람이 우리들과 같은 동급생, 초고교급 행운이었다?

 

그런 일은 있을 수 없어! 같은 반응을 보일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그런거다. 우리에게 재능을 말하지 않은 것 뿐이지, 딱히 거짓말을 한 것은 아니니까.

 

……… 라고 하기에도 이상한데?

 

 

호노카 아카네: " 그럼 여기서 질문이야. 모노쿠마, 에비나는 방금 하나에를 키보가미네 학원 80기의 초고교급 행운이라고 밝혔는데… "

 

호노카 아카네: " 래디컬 패드. 모든 학생들의 기본적인 프로필을 제공하는 이 기기에도 하나에, 그 사람의 재능은 [초고교급 ???] 라고 가려져 있었어. 이건… 뭐지? "

 

칸다 케이타: " 둘 중 하나겠제. 모노쿠마도 몰랐거나, 아니면 일부러 감췄거나. "

 

칸다 케이타: " 하아… 모노쿠마, 저게 언제 공평한 적이 있었겠냐만은 이런 정보 제공에서조차 부정을 저질렀다면, 나름대로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겠구로. "

 

모노쿠마: " ……… "

 

모노쿠마: " 그렇지 않아. 나는 어디까지나 정보 제공에서만큼은 완벽한 사실만을 추구해. 그런 내가 하나에 군의 재능을 기술하지 않았다는 것은… "

 

모노쿠마: " 그러는 편이 옳았기 때문이야. "

 

호노카 아카네: " 그러는 편이 옳아? 그 말은 즉, 진짜로 재능을 몰랐기에 거짓말을 하지 않았다는 말이야…? "

 

 

파면 팔수록 이상한 말이다. 하나에 리온, 그의 숨겨왔던 재능이 초고교급 발명가 같은 특출난 재능이 아니라 초고교급 행운에 그친다는 것은 그 사람의 흑막 가능성을 배제하는 격이라 김이 새긴 했지만…

 

그 뿐이라면, 진짜로 초고교급 행운일 뿐이라면 굳이 숨길 이유가 있는 재능인가?

 

…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 때였다.

 

 

[에비나 코토리] " … 모노쿠마가 맞을 지도 몰라요. "

 

[에비나 코토리] " 하나에는 초고교급 행운으로 입학한 것이 맞지만… 초고교급 행운이 아니거든요. "

 

호노카 아카네: " 초고교급 행운이랬다가, 아니랬다가… 이 상황에서까지 뭔가를 숨기려고 하는거야, 너? "

 

[에비나 코토리] " 그, 그런 게 아니에요! 문자 그대로의 의미일 뿐이에요. 하나에는… "

 

[에비나 코토리] " 원래라면 초고교급 행운조차도 아니어야 했어요. "

 

[에비나 코토리] " 다방면에서 매우 뛰어나지만 대부분 2위에서 5위 정도에서 그치는 재능들, 그런 상황 속에서 하나에가 키보가미네 학원에 입학할 수 있는 수단은 오직 하나… 행운이었어요. "

 

[에비나 코토리] " … 그거 아세요? 하나에는, 정말로 뛰어난 아이였지만… 어느 한 분야에서 최고가 되지 못했다는 열등감을 품고 살아가는 아이였어요. "

 

[에비나 코토리] " 어쩌면 마에카와와 비슷한 부류였을 지도 모르겠네요. 다른 점이 있다면, 마에카와는 조향사라는 분야에서 또래들 사이에 최고였지만 하나에는 한 분야에서 최고가 아니었다는 것. "

 

[에비나 코토리] " 그런 점은 계속해서 하나에를 좀 먹어 갔죠. 당연히 하나에에게는 키보가미네 학원의 스카웃 제의가 오지 않았어요. "

 

[에비나 코토리] " 그렇게 절망감에 빠져 살던 어느날… 하나에에게 두 번의 기회가 찾아왔어요. "

 

[에비나 코토리] " … 본래 키보가미네 학원의 80기로 입학할 예정이었던 아이가 자진해서 입학을 포기한 일, 공사장 안전 사고로 목숨을 잃는 일이 동시에 발생한거죠. "

 

[에비나 코토리] " 덕분에 기존 스카웃 제도를 유지하던 키보가미네 학원 측은 처음으로 면접을 통해 한 명을 선출하려고 했고, 하나에도 그 면접에 참가했지만… 아쉽게도 면접에서 탈락하고 말았어요. "

 

호노카 아카네: " 그 말은… 우리들 중에도 누군가가 입학을 포기한 덕분에 면접을 통해 입학한 사람이 있다는 말이네. 일단 이건 나중에 다시 얘기하고. "

 

호노카 아카네: " … 마지막 기회가 남았네. 공사장 안전 사고로 인해 목숨을 잃은 입학 예정자의 대체자가 되는 것. "

 

호노카 아카네: " 그리고 하나에가 초고교급 행운으로 입학했다는 것은… 공사장 사고로 사망한 사람이 초고교급 행운일 예정이었다는 말이겠지. "

 

[에비나 코토리] " … 정확해요. "

 

 

원래라면 초고교급 행운으로도 입학할 일 없었던 하나에가… 불행한 사고로 목숨을 잃은 초고교급 행운 입학 예정자의 대체자로 입학하였다.

 

물론 깔끔해보이는 진행은 아니다만, 그래도 운으로 뽑힌 거라면 엄연히 초고교급 행운으로 불러야 하는 일 아닌가?

 

놓친 부분이 있나 싶어 곰곰히 문장들을 되짚어보니 무언가 이상한 점을 느낄 수 있었다.

 

모노쿠마는 정보 제공에 있어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 전제대로라면…

 

… 하나에는 초고교급 행운이 아니라는 말이 된다. 내 생각과 모노쿠마의 입장을 대조해보면 명백히 오류가 발생한다.

 

 

[에비나 코토리] " … 하지만, 하나에는 두 번째로 뽑은 초고교급 행운에도 선택받지 못했어요. "

 

[에비나 코토리] " 당연하다면 당연하죠. 그 당시 두 번째로 초고교급 행운을 추첨할 땐 행운의 편지 같은 느낌으로… 전국 어느 곳에 아무렇게나 뿌려놓은 편지 한 통이 초고교급 행운의 입학통지서가 되었으니까요. "

 

[에비나 코토리] " 평범한 운의 보유자인 하나에가… 무슨 수로 그 편지를 주웠겠어요. "

 

 

………

 

 

칸다 케이타: " … 네가 주웠나? "

 

칸다 케이타: " 아니, 듣다 보니까 뭔가를 말하고 싶은데 빙빙 돌려 말하는 느낌인게… 하나에, 금마가 초고교급 행운으로 입학한 것은 사실이지 않나. 그럼 어떤 방식으로라도 그 편지를 획득하기는 했다는 말이 되겠제. "

 

칸다 케이타: " 키보가미네 학원이 초고교급 행운을 그렇게 얼탱이 없는 방식으로 뽑았다면… 초고교급 행운인 네가 그 편지를 운좋게 주워서 키보가미네 학원 입학을 갈망하는 하나에에게 선물해줬다. 그런 스토리는… 이상한가? "

 

[에비나 코토리] " … 역시 칸다네요. 그 말대로예요. 저는 제 친구와 함께 길을 걷다가 우연찮게 검은 편지 봉투를 주웠죠. 그게… 하나에를 파멸로 이끌 길이라는 건 상상조차 하지 못한 채. "

 

[에비나 코토리] " 그 땐 마냥 기뻤어요. 하나에는 면접에서 탈락해 폐인처럼 방구석에서만 지냈거든요. 어떻게, 기분전환이라도 해주고 싶었는데… 그 키보가미네 학원의 입학서를 찾은거예요. "

 

[에비나 코토리] " 더 고민할 것도 없었죠. 물론 암표처럼 희망자에게 팔았다면 큰 돈을 벌 수 있었겠지만… 키보가미네 학원의 학생이 그런 짓을 할 수도, 친한 동생이 그렇게 슬퍼하는데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고요. "

 

[에비나 코토리] " 물론… 자신의 그 많은 재능을 두고도 초고교급 행운으로 입학한다는 사실이 탐탁치 않았을 수도 있지만, 결국 하나에는 초고교급 행운이라는 타이틀로 키보가미네 학원에 입학하는 데에 성공했어요. "

 

모노쿠마: " … 에비나 양의 운 덕분에 말이지. "

 

모노쿠마: " 그 어떤 초고교급 재능의 타이틀도 부여받지 못했고, 간신히 얻어낸 초고교급 행운마저도 결국은 에비나 양의 운이었지. 자신의 힘으로 해낸 것은 아무것도 없었으니까. 완전 허접이네~! "

 

모노쿠마: " 그래도… 그런 에비나 양을 가까이 둔 것 조차 하나에 군의 운이었기에, 초고교급 행운이라는 타이틀을 붙이려면 붙일 수는 있었어. "

 

[에비나 코토리] " ……… "

 

[에비나 코토리] " … 그러지도 못하게 되어버렸지만요. "

 

 

그러지도 못하게 되었다는 말에, 아라이 미츠키가 미심쩍은 부분을 짚으며 말했다.

 

 

아라이 미츠키: " 자… 여기서 중요한 부분인데. 「초고교급 행운조차도 아니게 되었다.」 그 말의 의미는 제쳐두고서라도 그 녀석에 대한 이상한 부분이 한 두 가지가 아니란 말이지. "

 

아라이 미츠키: " 그 녀석은 분명 스탠드도, 제로도, 소속 불명도 아닌 이노센트가 아니었나? 이노센트가 뭐였냐. 이 사건과 무관한 사람들을 지칭하는 단어였잖아. "

 

아라이 미츠키: " 하지만 사야하는 분명 그 살인극에 가담한 인물로 하나에 리온을 고발했다고 했지. 우리 하늘같은 선배님께서도 녀석의 과거를 하나하나 털어놓았지만 쎄한 부분이 한 두 개가 아니었다. "

 

아라이 미츠키: " 사야하의 고발이 헛다리였던가, 선배님과 하나에 리온의 과거가 그저 그 뿐인 옛날 이야기에 불과하다면 이상할 것 없지만, 분위기나 흐름이나 어딜봐도 그렇지는 않잖아? "

 

아라이 미츠키: " 사야하, 너는 그 녀석의 어디를 봐서 언론에 고발까지 한 거지? 초고교급 발명가의 면모, 그건 그 녀석이 이 가상세계에 들어와서 보여준 단면에 불과할테고. "

 

아라이 미츠키: " … 결국 그 시점에서는 초고교급 행운에 불과했을 거 아니야? "

 

이리에 사야하: " 그렇… 지. "

 

이리에 사야하: " 헤헤, 마냥 숨기지도 못하겠네! 응, 맞아! 사실 추리라고 해봤자 대단한 건 없었고, 그저 내 도박사로서의 감과… "

 

이리에 사야하: " … 상황을 모면해야 한다는 위기감에서 일어난 일이었지. "

 

우에하라 에리: " …… 아? "

 

우에하라 에리: " 그게… 무슨 말이니? 너… 분명히 제대로 된 추리를 해서 하나에를 고발했다고… "

 

이리에 사야하: " 그걸 믿었어? 당장 우리가 마녀사냥 당하게 생겼는데 그런 거 하나하나 추리해서 정당한 범인을 찾게 생겼냐고. "

 

이리에 사야하: " 나는 그저… 우리들 사이에 가장 그럴싸한 인물을 대타 인형으로 내세웠을 뿐이야. "

 

이리에 사야하: " 그야 그렇잖아? 사실 이 초고교급 행운은 원래라면 입학할 수 없었는데 특수한 방법으로 입학했어요! 이것 좀 보세요! 이제 보니 발명의 재능도 가지고 있어요! "

 

이리에 사야하: " …… 가뜩이나 미운 털 박혀있는데, 나름의 명분까지 있잖아? 어때, 덕분에 우리는 타깃에서 어느정도 벗어날 수 있었다? "

 

이리에 사야하: " 헤헤… 나 잘했지. "

 

 

……………………

 

……………………

 

……………………

 

 

[에비나 코토리] " 그 말은… 즉… 아무런 정황도 없이, 그저 그 상황을 모면하려고… 살기 위해서… 가장 그럴 법한 하나에를 사지로 몰아넣고… 언론에… "

 

[에비나 코토리] " 그런 말을 아무렇지도 않게… 어떻게…… "

 

[카나데 카즈키] " … 야, 이리에 사야하. 너 미쳤냐? "

 

[카나데 카즈키] " 결국 네 말은… 하나에는 죄를 저질렀을 지도 몰라! 정도의 불확실성에 의존했을 뿐이잖아. 비겁하게 우리만 살자고 녀석을 죽인거나 다름없다고. 내가… 잘못 이해한거냐? "

 

[카나데 카즈키] " … 대답해. "

 

이리에 사야하: " 물론… 뭐, 지탄받을 수도 있는 행동인 건 인정해. 무서워서 섣불리, 상의도 없이 언론에 찌른 건 나니까. 약간의 조미료를 첨가해서 말이지. "

 

이리에 사야하: " 하지만… 그건 나 뿐만이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한 일이기도 했어. 그 상황에서 범인을 내놓지 않고 우리끼리 지켜주기에 급급했다면 우리 모두가 같은 놈이 됐을 거라고, 어른들의 눈에는. "

 

이리에 사야하: " 게다가… 이게 나만 비난받을 일인가? 왜, 내가 말했잖아? 이 일을 「언론」에다가 알렸다고. "

 

이리에 사야하: " 내가 뭐 얼마나 대단한 연줄이 있다고 언론에 꽃았다고 즉시 공론화가 되기라도 하겠어? 내가 가지고 있는 언론 쪽 인맥이란 한 명 뿐이었지. "

 

이리에 사야하: " 아무래도 그렇지? 우리 초고교급 기자 형. "

 

[마키 유이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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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기자 / 마키 유이치

초고교급 작가 / 호노카 아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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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농구선수 / 카나데 카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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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도박사 / 이리에 사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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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요리사 / 칸다 케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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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간호사 / 우에하라 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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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용병 / 아라이 미츠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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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행운 / 에비나 코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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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생존 인원: ?? / 17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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