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리에 사야하: " … 그렇지 않으면 나는 이 상황에 불안을 느껴 거래는 파토. 되도 않는 헛소리다 싶어도 파토야. 마키 형이 그렇게나 중요하다면… "
이리에 사야하: " 말 똑바로 하는 게 좋을거야. "
-
B: " … 접속해라, 알파. 스탠드 전원의 집결을 명령한다. "
그 중얼거림이 끝난 지 얼마 되지않아, B가 나타났던 곳 주변의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특수요원제복을 갖춰 입은 무장한 12명의 남녀가 우리를 둘러싸기 시작했다.
이 녀석들… 분명 본 기억이 있어.
우리가 가상세계에 들어가기 전, 에비나 누나가 이끌었던 저격수들이야…!!
그 중 딱 한 명, 우리와 비슷한 나이대의 캐쥬얼한 차림이 눈에 띄는 소년이 심드렁한듯 B에게 물었다.
알파: " 래디컬 센터 소속 알파, 명령에 따라 일원들을 이끌고 막 도착했어. 거래는… 역시 실패였나보네. "
알파: " 그럼, 사살하는거야? "
래디컬 센터? 거래…?
짧은 말 한 마디였지만, 왜인지 누군가가 떠오를 것만 같은 키워드에 몸이 움찔거렸다.
아니, 더 생각할 필요도 없어. 저 단어들… 전부 마나베 누나와 관련된 것들이잖아.
이런 순간에 그 누나가 떠오른 건… 단순히 우연에 불과한가?
B: " … 처음부터 마음에 들지 않았지. 신념도 없는 녀석이 돈과 권력 하나만 쫓아 목숨을 거는 짓을 할 때부터 알아봤다. "
B: " 유감스럽지만 너는 새로운 태양 아래에서 살 권리가 없겠구나, 꼬마야. "
이리에 사야하: " …!! "
… 그는 허리춤에서 장도를 빼내곤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내 앞에 서 위압감을 내세웠다.
거슬리는 말 좀 했다고 바로 죽이려 드는건가… 야만적이잖아.
이리에 사야하: " … 누가 겁 먹을 것 같아요? 내가 마키 형에게 붙어있는 이상 날 죽일 수는 없을텐데. "
B: " 누가… 그런 룰을 만들었지? "
이리에 사야하: " 뭐…? "
그 문장이 무슨 뜻이었는지 이해하기도 전에, 그는 축 늘어진 마키 형과 그것을 힘겹게 끌어안고 있는 날 걷어차서…
… 몇 미터를 날아가게끔 했다. 마키 형은 당연히 놓쳤고, 구르다가 머리를 잘못 다쳤는지 눈앞이 살짝 흐려졌다가 간신히 정신을 잡았다.
내가 걷어차인게 진정 사람 다리가 맞는지… 고철덩어리와 같은 단단함과 묵직함이었다.
이대로 가면 살해당하고 말겠지… 그렇다면-
이리에 사야하: " … 더 다가올거야? "
B: " …… 리볼버인가. 꼬맹이 녀석이 그런건 어디서 났지? "
이리에 사야하: " 내가 종횡하는 곳이 도박판이야. 적어도 보루 하나 정도는 들고 다녀야하지 않겠어요? "
B: " 하지만 평소에 장전된 총을 들고다닐 리는 없겠지… 품안에 넣고 다니다가 무슨 변을 당하려고. 안 그런가? "
치, 눈치 하나는 빠르네. 이거 가짜 총 맞거든요…
B: " 단언하지. 너같은 애송이가 아무리 빨리 장전해본들 5초. 내가 여기서부터 걸어가서 널 베는건 3초. "
B: " … 계속 베짱 부릴텐가? "
이리에 사야하: " 품안에 있는 총의 방아쇠는 쉽게 당겨지지 않아요. 위험한건 사실이니만큼 1/6 확률로만 발사되게끔 하긴 했지만… 이 안에 총탄이 있다는건 보장하죠. "
이리에 사야하: " 아저씨가 여기까지 와서 날 죽이는 데에는 3초, 내가 방아쇠 여섯 번 당기는 데에는 1초가 걸려. 어때요, 이러면 내가 이기지 않나? "
B: " 글쎄… 너같은 꼬맹이가 그런 강심장이라니 믿을 수 없군. 그저 블러핑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데. "
이리에 사야하: " 그럴 수도 있죠… 그런데 그거 아세요? 저 총 잘 못쏴요. 한 발 밖에 없는 총을 내 허접한 사격 실력에 맡길 수는 없겠고… "
이리에 사야하: " … 쏘는건 당신이 아니야. 마키 형이에요. "
B: " …… "
이리에 사야하: " 왜… 반응이 없지? 내가 못 죽일 것 같아서 그런가? 맞아요. 난 못 죽여. 지금 이 상황에서 유일하게 날 지켜주는 보험인데, 어떻게 죽여요. "
이리에 사야하: " 물론…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는 속담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서 생각해주길 바라고 있긴 하지만요. "
우에하라 에리: " … 기다려. "
우에하라 에리: " B, 이건 함정이에요! 이리에를 죽여서는 안돼요…!! "
B: " 함정…? "
우에하라 에리: " 이 아이와 오랜 시간 지내온 저는 알아요. 절대적인 무력 차이를 두고 아무런 보험도 없이 목숨을 거는 녀석이 아니에요. "
우에하라 에리: " 당신의 말대로… 이 아이는 저만큼이나 겁쟁이인걸요. "
이리에 사야하: " …… "
우에하라 에리: " 함정은 아마 그거일 거에요. 이리에는 그 누구보다도 아라이 곁에서 시간을 보냈어요. 그것도 단 둘이… "
우에하라 에리: " 얼핏 보면 아라이에게 일방적으로 잡혀지낸것 같았지만… 그 덕분에 이리에는 아라이의 곁에서 여러 이상현상을 겪을 수 있었어요. 둘이서만 버그 룸이라는 곳으로 이동한 것도 그렇고요. 분명 거기서 누군가의 기억을 봤을거에요! "
우에하라 에리: " 물론 자신들은 그 누구의 기억도 보지 못했다고 잡아뗐지만… 이상하잖아요. 지금까지 그 어떤 목적없이 충동이 말하는대로 지내온 아라이 미츠키가, 갑자기 목적의식을 갖고 움직이기 시작했어요. "
우에하라 에리: " 마지막 남은 스탠드의 일원을 필사적으로 찾아다니지를 않나, 모두가 잊었을 첫번째 섬으로 다시 돌아가야한다고 하지를 않나… 그건… 그 기억을 엿본게 아니라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에요. "
우에하라 에리: " 그러니까 제 말은, 아라이의 행동에는 알게 모르게 이리에의 간섭이 있었다는거에요. 그렇지 않고서야… "
우에하라 에리: " … 나에게 느닷없이 살인 명령을 내리는 건 불가능하잖니. 안 그래? "
이리에 사야하: " ……… "
아닌데?
물론 버그 룸에 간 건 맞지만, 진짜로 누군가의 기억을 보지는 못했어…
… 그런데, 이들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아까까지만 해도 거침없던 B에게서조차 망설임이 느껴진다.
생각해보자. 그 때 기억이 열람되었던건 마키 유이치, 마나베 리츠, 에이트, 호노카 아카네… 마키 형과 마나베 누나는 각자 자신들의 기억을 봤을테지.
그 둘이 딱히 첫번째 섬에 대한 집착을 보였나? 그렇지는 않았던 것 같은데…
… 그렇다면 남은 둘 중 하나잖아. 그런데, 호노카 누나는 대체 뭐지?
그 사람은 딱히 스탠드도, 제로도 아닌데… 어째서… 자꾸만 어떠한 일들에 엮이는거지?
B: " …… "
B: " 그러니까, 저 꼬맹이가 내 딸에게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말이지. 내 말이 맞나? "
우에하라 에리: " … 네. 그러니까, 여기서 이리에를 죽이면 그 자체로 아라이에게- "
B: " 다 알고 있는 녀석이 둘의 관계에 간섭도 하지 않고 뭐하고 있었던거냐. "
우에하라 에리: " …… 읏. "
B: " 뭐, 됐다. 네 말대로 저 꼬맹이를 죽이는 건 리스크가 크겠지. 굳이 불필요한 도박을 할 이유는 없다. 하지만… "
B: " 역시… 소우토 녀석의 유산을 살려두는게 아니었어. "
우에하라 에리: " … 에? "
B: " 나카무라도, 타카하시도 죽었다. 마지막으로 남은 쥐새끼가 거슬리던 참이었지. 네 년만 죽어준다면 나의 진심을 눈치챌 녀석은 없다… "
우에하라 에리: " 거, 거짓말이죠…?? 내, 내가 여기까지 어떻게 버텨왔는데-!! 암만 지부장이라 한들 기관이 가만있을 것 같아요!? "
B: " 상부에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만들어내면 무리는 없다. 그런건 내 전문이기도 하고… "
B: " 근육질 덩치가, 나이와 맞지 않게 몹시 야비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전장이 그런 법 아니겠느냐. 어린 아이야. 살아남으려면… 그리고 이뤄내려면 수단과 방법은 중요치않지. "
B: " 지난 몇 년간 즐거웠다. 잘 가라, 우에하라. "
알파: " 포위 해제! 상공 60피트, 약 2km 거리에서 다수의 기계음 감지. 전원 대공 포메이션을 갖춰. "
알파: " …놈들이 온다! "
우리를 둘러싸던 녀석들은 그 아이의 명령에 즉시 포위를 풀고 장비를 꺼내어 전방에 대응자세를 갖췄다.
그리고 곧이어 그의 말대로 여러 대의 헬기 소리가 들려오기 시작했고…
… 어떤 전조도 없이, 또 다시 지옥이 펼쳐지기 시작한다.
거리가 먼 탓에 우리가 있는 곳을 정확히 겨누지는 못했지만, 이대로라면…!!
B: " … 젠장. 이 정도까지 망가졌을줄이야."
B: " 스탠드, 지금부터 이 곳에 남아있는 전원의 회수를 실행한다. 실험체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고 후일을 수습하도록 하지. "
B: " …잠깐, 녀석은 어디로 갔지?! "
이리에 사야하: " 뭐…? "
마키 형이… 없어졌다?
거짓말이지…?? 분명, 방금까지만 해도 저기에 널브러져 있었는데!
누군가가 데려간건가? 아냐, 아무리 모노쿠마들에 시선이 쏠렸다지만 그 정도로 큰 움직임이 있었다면 여기의 모두가 몰랐을 리가 없어.
… 스스로 굴러간거구나. 마키 형이 죽었다던 칸다 형의 말은 거짓이었어!!
젠장, 그렇다면 어디로!?
알파: " … 대장, 적의 공습이 시작될거야. 수는 약 60에서 70으로 추정. 소형 헬기에는 화기가 장착된 것으로 추정. 조종수는 기계로 추정. 아마도 모노쿠마야. "
알파: " … 계속 질질끌거야? "
B: " ……… "
알파: " 뭐… 됐어, 이건 내 권한이니 상관없나. 그럼, 잘 가. "
이리에 사야하: " … 에. "
우에하라 에리: " 자, 잠깐! 쏘지 마!! 쏘지- "
날카로운 파열음이 귀를 관통해온다.
젠장, 맞았나?
… 어라.
울려퍼진 두 발의 총성은 나와 우에하라 누나를 향하지 않았다.
오히려 휘청거리는 쪽은… 알파와 지부장 B… 였다.
이리에 사야하: " … 나이스 타이밍, 누나. "
알파: " 큿…!? "
B: " 정확히 총을 노리다니… 이런 묘기가 가능한 건… "
???: " 그치? 나 밖에 없잖아. 영감. "
아라이 미츠키: " 나이 좀 먹었다고 총탄도 못 피하다니… 퇴물 다 되셨어, 응? "
알파: " 대장… 그런 것도 가능했어? "
이리에 사야하: " 되겠냐고!! "
B: " 예의가 없는건 여전하구나, 미츠키. 한 때 귀여웠던 아이는 어디로 가고… "
문득 알파와 본인을 제외한 그 누구도 반응을 하지 않는것에 위화감을 느낀 B가 천천히 주변을 둘러보자, 그 곳에는 이미 피를 흘려가며 쓰러져 있는 스탠드의 인원들이 널브러져 있을 뿐이었다.
B: " … 광기에 물든 괴물만 남아있을까. "
아라이 미츠키: " 죽일 순 없어. 내 오랜 동료인 녀석들과는 하고 싶은 이야기도 많으니까… 안면부가 조금 뭉개지긴 했겠지만, 그건 나를 적으로 둔 것 치곤 곱게 기절시킨거지. "
아라이 미츠키: " 후우… "
아라이 미츠키: " 사야하-!! 해안 쪽으로 뛰어 가!! 그 쪽에 뗏목같은 것이 하나 있었어! 그걸 타고 첫번째 섬으로 가라! 거기서 찾는거다, 이것들의 모순을…!! "
이리에 사야하: " 으, 응-!! 일어나, 우에하라 누나!! "
우에하라 에리: " 아… 안 돼… 역시 나는 너희들의 계획에는 동조할 수 없어… 역시 지금이라도 속죄를 하는 편이…!!"
이리에 사야하: " 아, 쫌-!! "
우에하라 에리: " 꺄-!! 파, 팔 아파!! "
……
알파: " 이대로 보낼거야, 대장? "
B: " … 그럴 순 없지. "
정말로, 순간이었다.
어떻게 저 나이 먹고도 이런 짐승같은 속도가 나오는지…
영감은 몸을 최대한 낮게 숙이며 두 사람이 도망간 쪽을 향해 달려간다. 아니, 달려간다기 보단 날아올랐다는 말이 맞을 것이다.
아라이 미츠키: " 젠장…!! 놓칠까보냐-!! "
알파: " 응. "
어떻게든 영감을 저지하려고 몸을 틀어 쫓아가려고 할 때, 느닷없이 녀석이 내 등에 올라타 팔로 목을 졸라오기 시작한다.
B: " 알파, 나의 사냥에 방해되지 않도록 미츠키를 붙잡아 두어라. 10분 안에 끝내도록 하지. "
알파: " ……… 말해두지만 저 괴물을 상대로는 3분 버티기도 버거워. 그렇게 되면 나의 몫은 최소한의 발목 잡기 뿐. "
알파: " 아무리 버리는 장기말이라지만… 가혹한 명령이네. "
B: " 그게 우리들이니까… 그렇지 않나? "
알파: " … 그렇지. "
아라이 미츠키: " 이… 씨발새끼가…!! "
철썩같이 붙은 거머리같은 놈을 떼어내고자 근처 나무에 전력으로 들이받았으나, 녀석은 가볍게 튀어올라 충격으로 인해 떨어진 총기를 탈취하고…
… 내게 겨누기 전에, 나는 녀석의 멱살을 잡아 끌어내려 무릎으로 명치를 찍어차기 시작했다.
아라이 미츠키: " 한 대, 두 대, 세 대요!! 옳거니 씨발!! 패는 맛 좆되는데, 너!? "
알파: " 컥…!! "
그래도 아직 저항할 힘은 남아도는지, 네 번째 올라가는 무릎을 어떻게든 막아내곤 내 다리를 걸어 넘어뜨렸다.
이윽고 안면을 으깨려는듯한 스톰핑… 을 피해냈다. 조금만 늦었어도 위험했잖아, 이거,
아라이 미츠키: " 이 씨발잡종이-!! 내 얼굴 좆되면 사야하한테 시집은 어떻게 가라는거냐, 앙!? "
알파: " 네 얼굴 걱정하기 전에 목숨 걱정부터 하지 그래. "
아라이 미츠키: " 뭐, 임마? 누가 누구한테- "
그 때였다.
하늘에서부터… 다시 한 번 수 십 개의 악몽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모노쿠마 녀석들, 진짜로 우리들을 몰살시킬 셈인가!?
방금까지 합을 겨뤘던 꼬맹이는 떨어진 총기를 챙겨 숲 속으로 달아났다.
마음 같아선 영감을 쫓아가고 싶지만… 그러다간 모노쿠마들에게 터져죽을 뿐이다.
아라이 미츠키: " 오냐… 어울려주마. 그런데, 너도 참 나쁜 아이구나… "
숲 속, 게릴라전, 죽고 죽이기 위한 혈투극.
첫번째 섬에서의 기억이 떠오르게 만드는구만…
떨어지는 폭탄들이 땅을 울리고, 귀가 터질듯한 굉음과 열기가 이 공간을 내가 원하는 곳으로 만들기 시작했다.
아라이 미츠키: " 내 동료들을 어떻게 구워삶았길래 녀석들을 부리고 다니는지는 모르겠지만… 주인 허락도 없이 물건을 빌려간 도둑고양이에게는… "
아라이 미츠키: " 지옥을 보여줘야지…!! "
~ 메모리아, 베이스 캠프 ~
………
………
이즈미.
너… 어쩌다가 이런 꼴이 된 거야……
이즈미 코하루: " 아… 으… 으아…… "
호노카 아카네: " 누가… 이런거야? 너… 멀쩡했잖아… 믿고 다녀오라며… "
호노카 아카네: " 그런데 이게 뭐야, 이 멍청아-!!!!!!!!!! "
이즈미 코하루: " 그… 으으… "
치료할 수 있는 상처가 아니었다.
쳐다보기조차 힘든 그로테스크함, 역함을 넘어서 물리적으로… 당장 지금 숨이 끊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상태였다.
마땅히 그녀를 도울 방법이 없었기에… 그저 곁에 있어주는 것 밖에 방법이 없었다.
옅게 떨리던 손이 이윽고 잔잔해져갔고…
이즈미 코하루: " … 노카- "
이즈미 코하루: " 무… 서워… 나……는……… 이제 어떻… 케ㅡ게………… "
… 그 말을 끝으로, 너무나도 허무하게… 이즈미를 떠나보내야했다.
호노카 아카네: " 꿈이… 있다고 했잖아. 네가 원하지 않은 아이돌이 아닌, 진짜로 네가 되고 싶은 것을 찾고 싶다고 했잖아… "
호노카 아카네: " 난… 아직 듣지 못했단 말이야…… "
………
호노카 아카네: " 히노 유이… 그 사람의 짓이지? 없어… 어디에도… "
호노카 아카네: " 네 원한은 갚아주고 싶지만, 조금만 기다려 줘… 나… 반드시 데려가야 할 사람이 있어… "
… 처음에는, 당연히 마키를 떠올렸다.
아니, 당연하다는 표현은 조금 이상하잖아. 왜 그런 생각을 했지? 마치 그러는게 당연하다는 것처럼 떠올리고 말았는데.
그러다가 문득 어떤 문장이 생각났다. '모든 것이 마키 유이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가상세계'
내가 마키를 찾아 함께 현실로 되돌아가게 된다면, 그건 내 의지가 맞는건가…? 그저 이 가상세계의 부속품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것 뿐이지 않을까?
나는… 이용당하고 싶지 않아. 쓰이다가 버려져 죽고 싶지 않아. 미도리카와 같은 최후를 맞이하고 싶지 않아…
마키와 나의 과거가 어떻든, 당장은 내 안위가 더 중요했다. 나는 여타 비련의 여주인공처럼 희생적이지 않으니까…
그래서…
… 오래 전부터 미심쩍던 그를 내보내기로 결심했다.
제일 위험한 적… 혹은 든든한 아군을…
???: " … 아니, 이건… "
호노카 아카네: " … 죽었어. 아마도 히노 유이에게 당했을거야…… 우리는… 또 친구를 떠나보내고 말았어… "
호노카 아카네: " … 제발, 부탁할게. 너와는 각별한 관계가 아니었다는 거 알아. 그래서… 그렇기에 믿으려고 하는 거야. "
호노카 아카네: " 너는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일을 제 3자인 마냥 관망하며 거리를 뒀어. 마에카와의 학생회 시절에도 네가 적극적으로 나서기보단, 마에카와의 통제를 이용하려는 느낌이 컸지. "
호노카 아카네: " 솔직히 말해 제일 미심쩍은 것도, 속내를 모르겠는 것도 너야. 어쩌면… 그런 너에게 배팅한 나조차 설계된 그림의 일부였을지도 몰라. "
호노카 아카네: " 하지만 분명하다고 생각하는 게 있어… 마키를 지키려고 하는 이 곳에서 내 바람대로 마키를 구하게 된다면, 그 때는 정말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휘둘리게 된다고… "
호노카 아카네: " 나는 네가 이노센트라고 생각해. 물질적인 근거는 없어. 지금까지의 네 행보를 통한 심증 뿐. 불확실하다는거야. 그 불확실함을 믿으려고 하는 바보는 어디에도 없겠지.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거야. "
호노카 아카네: " 이 시뮬레이터 조차도… 말이지. "
칸다 케이타: " … 바보구마. "
칸다 케이타: " 결국 정리하자면 이거 아이가. 이 가상세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이 마키를 위해 딱딱 굴러가니까, 뭔가 중요해보이는 그 장치로 최대한 일어날 리 없는 변수를 만들어보려는거제. "
칸다 케이타: " 변수… "
………
칸다 케이타: " 미리 말해두는데, 나는… 그럴 능력이 없다. 그저 멀리서 지켜보는 것이 지금까지의 전부였다… 미도리카와 가스나의 유언도 지키지 못했다. 애초에 난 이 가상세계에 남아 경과를 더 지켜보고 싶은 쪽이었고. "
칸다 케이타: " 그 덕에 보이지않은 것들을 볼 수 있긴 했지만, 그건 개개인에 대한 것들 뿐… 이렇게까지 파국으로 치솟은 시점에선 무의미에 가까운 것들이다. "
칸다 케이타: " … 이런 나를 데리고 탈출해도 후회 안하겠나? 니한테는 나같은 것보다 소중한 이들이 많다 아이가. 카나데, 에비나… 마키. "
호노카 아카네: " … 개개인에 대한 것을 파악했다면 그걸로 충분해. "
호노카 아카네: " 그리고 이건 내 이야기야. 나는 내가 옳다고 믿는 선택을 했어. 카나데든, 에비나든, 마키라고 하더라도… 내 결정은 바뀌지 않아. "
호노카 아카네: " 아라이에게서 받은 이 장치… 이걸로 이 곳에서 나가게된다면, 후속 처리에 있어서도 넌 중요한 증인이 되어줘야 해. 아무리 이 모든 일이 가상에서 벌어진 일이더라도… 우리가 겪은 모든 것들은 사라지지않아. 아마 평생을 따라다닐 악몽이 되겠지. "
호노카 아카네: " … 부탁이야, 우리를 도와줘. "
칸다 케이타: " ……… "
칸다 케이타: " 하나만 묻자. 그 장치를 써서 여기서 나간다… 그럼 우린 어디로 가는기고? "
칸다 케이타: " 당장 우리가 깨어나면 흑막의 무리들이 우릴 둘러 싸고 있을 가능성은? 이런 규모의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인력에 소홀했을 리는 없다. 추측컨대… 여기서 깨어나도 우리를 기다리는 건 위험 뿐일거다. "
호노카 아카네: " 자유를 얻기 위해선 저항해야 해. 수 십 번의 루프 속에 갇혀서, 내 몸과 내 생각이 내 것이 맞는지조차 불확실한 곳에선… 내가 나라고 할 수도 없어. "
호노카 아카네: " 한 번 부딪혀볼거야. 설령 무력하게 잡히더라고 하더라도… 이노우에 노도카, 미도리카와 안나, 하나에 리온… 죄없이 죽어간 이 사람들을 위해서라도… "
호노카 아카네: " … 기억나지 않는 이 사람들을 기억하기 위해서라도. "
칸다 케이타: " … 마키, 금마가 할 법한 말을 하는구로. "
칸다 케이타: " 좋다, 협력할게. 딱 정해줘라. 우리가 나가서 해야할 것을. "
호노카 아카네: " … 마키 유미코에 관한 것을 조사해줘. "
칸다 케이타: " 뭐? 마키…? 아니, 그게 누구고? 마키, 금마의 가족이가? 지가 그러드나? "
호노카 아카네: " 내가 이걸 왜 찾아달라고 하는지조차 모르겠어. 하지만 그 책, 거울의 미궁에서 발견한 의미심장한 책의 저자가 마키 유미코였어. 마키와의 관계가 어떤 지는 몰라. 엄마일수도, 고모, 할머니, 동생, 누나… 어느 쪽이어도 이상하지 않을거야. "
호노카 아카네: " 하지만 더는 그 어떤 것도 외면할 수가 없어. 순간순간 스쳐지나가는 기억의 파편들… 그건 망상이나 허구가 아니야. 실제로 있었던, 과거의 내가 나를 잃지 않으려고 발버둥친 잔흔이야. "
호노카 아카네: " 마키가 나를 대하는 태도나, 이리에의 추측같은 것들로 이미 심증은 충분해. 바깥에서의 나와 마키는 친구… 그 이상으로 깊은 관계였을거야. 그리고 마키는 이 가상세계의 목적인 핵심인물이지. 그런 곳에서 찾아낸 증거이니 조사할 가치는 분명히 있어. "
호노카 아카네: " 아니… 우리에게 그것 이외에 선택지가 존재하긴 한걸까? "
칸다 케이타: " 아마 아니겠지… 네 판단에는 동의하고 있다. 선택지가 하나 밖에 없다면, 그 선택지를 따라야제. "
호노카 아카네: " 알아내야 할 것은 마키 유미코 뿐만이 아니야. 칸다, 너를 비롯한 우리 80기생 전원이 클래스메이트로서 보낸 시간도 분명 있었을테지. 너는 나가서 기억을 되찾고… 우리들의 잃어버린 인연을 되찾고… "
호노카 아카네: " … 그 이후는, 너의 자유야. 사실 내 부탁따위 네 입장에선 어찌되어도 상관없을테니까. "
호노카 아카네: " 그거 알아? 나와 마키는 깊은 인연이 있었다… 라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아직은 추측의 영역이야. 그러니까 내가 이런 생각을 가지는건 추측의 추측인 꼴이라 상당히 비현실적인 이야기인데… "
호노카 아카네: " 어쩌면… 마키 유미코는 우리가 처한 상황에, 마키가 처한 상황에 밀접한 연관이 있을지도 몰라. 그러니까, 더 이상 우리를 외면할 수가 없게 된다면… 그녀를 찾아줘. "
칸다 케이타: " …… 왜 나한테 모든걸 맡긴다는 듯이 말하노. 니는? 똑같은 맨땅에 헤딩이라도 나보단 네가 더 찾을 가능성이 높지 않나? 그나마 연결고리가 있다면 네 쪽이겠구만서두. "
호노카 아카네: " ……… 그야 난- "
호노카 아카네: " 나가지 않을거니까. "
칸다 케이타: " … 뭐라고? "
장치 버튼을 누르자 어떠한 일렁이는 파동이 칸다를 감쌌고, 머지않아 그 존재를 지워버렸다.
잔여 횟수는 1회, 확실히 줄어들었어… 부디 정상적으로 작동했기를. 그리고…
… 내 선택이 모두를 구해주기를.
칸다가 서 있던 곳과 움직이지 않는 이즈미를 멍하니 바라보던 중, 머지 않은 곳에서 폭발음과 진동이 전해져왔다.
모노쿠마들이 덮쳐올거야… 그 생각에, 우선은 이 섬을 빠져나가기로 했다.
어차피 이 섬에 남아있어봤자 죽음만 기다리고 있다면, 마키에 대한 미련은 버려야 해… 우리가 이 곳에 도착할 때 썼던 뗏목. 일단 그걸로 도망치자…
… 라는 생각에 부둣가 쪽으로 고개를 돌리자, 먼저 온 손님들이 눈에 띄었다.
저 분홍머리 남자애는 이리에… 그리고 그 옆은…
………
우에하라 에리…!!!!!
우에하라 에리: " 이거, 놧…!! 진짜, 이렇게 폭력적으로 끌고간들 내가 협력할 것 같니!? "
이리에 사야하: " 진짜! 왜 이렇게 미련한거야, 바보야! B는 누나를 버렸어! 누나가 속죄를 하든 뭘하든 자신의 야망실현에 있어 걸리적거리는 장애물에 불과하단말이야! "
우에하라 에리: " …… "
이리에 사야하: " 누나가 돌아갈 곳은 없어… 이왕 이렇게 되었으니, 공동전선이라도 펼치자 이거야. 나는 사욕을 위해서, 누나는 그 속죄 뭐시기를 위해서. 어차피 해야할 일은 비슷한 거 아니야? "
우에하라 에리: " 너야말로… 돌아갈 곳 없는건 마찬가지잖아. "
우에하라 에리: " 아까의 일로 우리는 B와 척을 진 셈이야… 마키도 도망가버렸지. 돌아가기엔 우릴 죽이려는 것들이 너무나도 많아. "
우에하라 에리: " 너는… 이제 누구랑 거래하는건데? 너에게 돈과 명예를 제공할 사람은 이제 아무도 없어. 더 이상 목숨걸고 움직일 이유가 어디에 있니!? "
이리에 사야하: " 그렇지… 어쩐 일로 정확하게 짚었네, 누나! 걱정해줘서 고마워~ "
이리에 사야하: " 거래할 사람이 없어진건 맞는데… 먼저 거래를 파토낸건 저 쪽이라구? 그럼, 나도 더 이상 거래가 아닌 다른 수단을 취하면 돼… 누나는? 이제 누구를 위해 움직일건데. 아직도 착한 아이가 되고싶은거야? "
우에하라 에리: " … 나는 포기하지 않아. 아무리 개같이 짓밟히고 욕먹더라도… B에게 마키를 바칠거야. 이 데스게임을 끝내고 세상에 알릴거야. 우리들은 죄인이 아니라는걸… 행동으로 보여준다면 누군가는 알아주는 날이 올 거야…… "
이리에 사야하: " 헤에… 그거 유감이야. "
이리에 사야하: " 말은 거창하지만 결국 이거잖아? 클래스메이트의 등을 처먹고 B와 기관에 붙어먹겠다. 틀려? "
이리에 사야하: " 모두를 결합시키려고 했던 미도리카와 누나가 이걸 보고있다면… 꽤나 가슴 아파하겠는걸. "
우에하라 에리: " 윽…!! "
이리에 사야하: " … 뭐, 됐어. 사실 나에게 있어서도 언제 어디서 배신할 지 모르는 누나를 억지로 곁에 두는건 썩 내키진 않았어. 아라이 누나의 말도 있고, 쥐똥만한 제로끼리의 정이 있어서 데려가려고 한거야. "
이리에 사야하: " 이렇게되면 더 이상의 동행은 끝이야. 며칠동안 즐거웠어! 안… "
호노카 아카네: " 제로끼리의 정…? "
이리에 사야하: " … 녕으로 99행시 한다고 하면 믿어줄거야? "
우에하라 에리: " 에…? 에…!? 호, 호노카!? "
호노카 아카네: " …… "
호노카 아카네: " 그런가… 제로구나. 둘 다. "
이리에 사야하: " ……… "
우에하라 에리: " ……… "
호노카 아카네: " ……… "
몸이 떨렸다.
사람을 죽인 살인범과 그 그룹에 속한 예비 범죄자가… 무방비한 상태의 내 앞에 놓여져있다.
이리에는 그렇다고 치더라도… 우에하라는 마에카와를 직접 찔러 죽이고, 우리 모두를 몰살시키기 직전까지 몰아놓은 흉악범이다.
내 안에 두 가지 감정이 섞여 벅차오른다.
공포와… 분노.
한껏 경계하고 있는 "두 사람"에게 할 수 있는 행동은… 사실상 하나 뿐이었다.
호노카 아카네: " … 하아. "
호노카 아카네: " 뗏목타고 이 곳을 탈출 하려는거니? 잘 됐네, 가자. 나도 그러려던 참이야. 우에하라는 남는거지? "
이리에 사야하: " 응? 으, 응. 그렇지… 여기 오래 있으면 위험하니까… 어디로 가게? 나, 나는 첫번째 섬으로 가려고 했어! "
호노카 아카네: " … 나도. "
이리에 사야하: " ……!? "
호노카 아카네: " 그럼 묶여있는 로프 좀 끊어주고 있을래? 나, 우에하라에게 할 이야기가 있어. "
우에하라 에리: " 나, 나한테…… "
이리에 사야하: " ……… "
이리에 사야하: " 알았어. 허비할 시간 따위는 없으니까… 빨리 끝내고 올라 타. "
………
우에하라 에리: " … 미, 미안- "
호노카 아카네: " 쉿, 우에하라… 아무 말도 하지 마. "
나는 최대한 조심히, 그리고 부드럽게 우에하라의 뺨을 어루만졌다.
우에하라는 내 손길에 어쩔 줄 몰라하다가, 이윽고 눈가에 눈물이 그렁그렁 맺히더니…
그대로… 뚝뚝 떨어뜨렸다.
우에하라 에리: " 흐… 흐윽… 미안해… 나… 진짜 미안해…!! 모두를 배신하고 말았어… 나도 이런 내가 너무나도 미워… 그, 그런데… 내가 제일 싫은건… "
우에하라 에리: " 지금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하더라도 똑같은 선택을 했을거라는거야… 흐극… 흐으윽… "
호노카 아카네: " ……… "
우에하라 에리: " 난… 너희들에게도… 세계에도 죄를 지었어… 내멋대로… 너희들을 이용해서… 마음의 짐을 덜려고 했어… 그러지 않으면… 내가 나로 남아있을 수가 없었어…!! "
우에하라 에리: " 살인을 한 것도… 어줍잖은 자기변호로 들리겠지만, 더 이상은 한계야… 조금이라도 눈을 감으면 마에카와의 망령이 일렁거려… 나, 너무 무서워… "
우에하라 에리: " 나… 이제 뭘 하는게 맞는지조차 알 수 없게 되어버렸어… 내가 하는 이 '속죄'라는게 친구들을 속이고, 죽이고, 나 자신을 죽여가면서까지 해내야하는 것인지… "
우에하라 에리: " … 죽은 미도리카와를 무시해가면서까지 해야하는 일인지… "
우에하라 에리: " 호… 노카, 나는… 어떻게하면 구원받을 수 있는- "
호노카 아카네: " …… 우에하라. "
저는 우에하라의 뺨에 올렸던 손을 천천히 떼고는…
… 전력으로 후려쳤습니다.
우에하라 에리: " …!? "
호노카 아카네: " 역겹네요. 사람을 한 명 죽인 것으로도 모자라 모두를 죽이려고 해놓고… 뭐, 구원? "
우에하라 에리: " 호, 호노카… 너 말투가- "
호노카 아카네: " 누구 멋대로 구원받을 수 있으리라 기대하신건가요? 당신은 죄인입니다. 박쥐처럼 이 곳 저 곳 붙어먹다가 양 쪽에서 내팽개쳐진 추악한 박쥐. "
우에하라 에리: " 우, 우으으… "
호노카 아카네: " 미도리카와? 마에카와? 죽은 사람들을 방패로 감성을 내세우면 감회되어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았나요? 유감입니다. 그럴 일은 없거든요. "
호노카 아카네: " 당신이 지은 죄는 너무나도 많아… 하지만 그런 당신에게도, 신은 단 하나의 선택지만큼은 남겨주셨답니다. "
우에하라 에리: " 그… 그게 뭔데?! 제발 알려줘…!! 나, 진짜 무엇이든 할테니까! 제발 부탁이야, 제발… "
호노카 아카네: " … 지옥에나 떨어지는거에요. 추잡스런 오물아. "
………
호노카 아카네: " 다시는 눈 앞에 띄지 않기를 바랄게요. 그럼, 잘 죽어. "
이리에 사야하: " 호노카 누나, 로프 제거가 끝났… 우, 우에하라 누나? "
우에하라 에리: " ……… 자, 잘못했어요… "
우에하라 에리: " 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살해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죽여주세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살해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죽여주세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살해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용서해주세요잘못했어요잘못잘못잘못으으윽"
이리에 사야하: " ……… "
호노카 아카네: " 가자, 이리에. "
이리에 사야하: " … 응. "
그런데…
… 내가 방금, 무슨 말을 했더라?
내가… 무슨… 말을……
………
그렇구나…
내가 나로 있을 수 있는 시간이…
… 얼마 남지 않은거구나.
내가 나로 남아있을 수 없다는 건… 생각보다 훨씬 무서운 일이네…
… 다음에 또 한 번 나를 빼앗기는 날에는, 더 이상 호노카 아카네가 아니게 되어버릴 것 같아.
아니, 아니지…
진짜 호노카 아카네…… 인가?
서서히 기억의 조각이 맞추어지다가… 계속해서 나에게 말을 걸어오는 목소리가 형태를 갖추게 되면…
… 그게 진짜 "나"가 될 것만 같아.
호노카 아카네: " … 서두르자. 네가 첫번째 섬에서 무엇을 하려는 지는 모르겠지만, 부탁이니 방해하지만 말아줘. "
호노카 아카네: " 방해하면… 죽일거야. "
이리에 사야하: " … 꽤나 무서워졌네, 호노카 누나. "
호노카 아카네: " 양 속에 숨은 늑대인걸 알게 됐는데 살갑게 대할 이유는 또 없지. "
이리에 사야하: " …… "
이리에 사야하: " 근데 이상하네. 암만 떨림을 감추려는 연기를 한 거라고는 해도… 내가 제로라는걸 알아버렸는데, 뭘 캐묻거나 하지도 않는거야? "
호노카 아카네: " 상관없잖아… 이제. "
호노카 아카네: " 네가 누구든… 제로나 스탠드가 어떻든… "
호노카 아카네: " 내가 여기서 할 수 있는 일은 하나 밖에 남지 않았는걸. "
……
잔잔하다.
아까까지만 해도 폭격에, 죽음에, 되도 않는 것들을 마구 목격했는데…
이제는 평화가 이질감이 느껴질 정도다.
이 뗏목 위는… 잠시나마 아무런 생각없이 바다를 거닐게 해주는 점에서 고마운 공간인듯 싶다.
그래… 그 알림 하나만 없었다면 말이다.
띠링- 하는 소리와 함께 래디컬 패드에서 진동이 울린다.
이리에 사야하: " 래디컬 패드… 하도 오랜만에 꺼내다 보니 존재도 잊고있었어. 알림이 꽤나 쌓여있는데… "
이리에 사야하: " … 뭐? "
호노카 아카네: " …… 터무니없는… 타임어택이네. "
※ 알림. 현 시점 이노센트의 일원이 프로그램에서 이탈했습니다.
※ 알림. 현 시점 이노센트의 총원이 6인에서 5인으로 감소되었습니다.
※ 알림. 현 시점 이노센트의 총원이 5인에서 4인으로 감소되었습니다.
※ 알림. 현 시점 이노센트의 생존자가 1인이 되었습니다.
※ 알림. 최후의 이노센트가 사망하거나 본 망을 이탈하게되면, 프로그램은 붕괴됩니다.
ㅡ
나는…
항상… 누군가의 짐이었다.
에이트와 타카하시, 둘과 함께 지냈을때도…
돌이켜보면 항상 제멋대로 굴었던 것 같다.
어렸을 적의 나는 꽤나 악동이었다. 타카하시는 소심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순둥이에, 에이트는 애어른. 그렇지만 의외로 애정을 갈구하던 아이… 또한 "만들어진 기계" 같은 아이였지.
악동, 순둥이, 로봇. 안 어울릴 것 같은 조합이지만 우리는 의외로 쉽게 교화되었다.
타카하시의 소심하고 상냥한 부분이 나에게로, 나의 거침없고 제멋대로인 부분이 타카하시에게로. 에이트는… 우리 둘에게 영향을 받았다기보다는 소우토, 그 괴짜 아저씨에게 많은 영향을 받았다.
그렇다고는 해도 나 때문에 속 많이 썩었을거야, 걔네들…
… 어렸을 적부터 래디컬 센터에서 재능을 주입받고, 교육받고,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한 시간들은 분명 지옥같이 힘들었지만…
너희가 있어서… 버틸 수 있었어.
그런데…
… 이제는 감사를 표할 수도 없게 되었어.
정말 말하고 싶은 것들이 많았어…
저를 거둬주셔서 감사합니다, 소우토 아저씨.
맛있는 거 많이 만들어주셔서 고마워요, 하나에 언니.
내 더러운 성격, 참고 잘 지내줘서 고마웠어, 타카하시.
우리를 버리지 않아줘서 고마워, 나카무라.
하루 종일 곁에서 병간호 해줘서 고마웠어, 미도리카와.
그 때 같이 편지를 써줘서… 고마웠어, 이즈미.
그런데… 이젠 아무것도 말 할 수 없어… 이즈미를 제외하면 아무도 들어줄 사람이 없어…
그 날, 구해주지 못해서 죄송해요…
은혜를 갚지 못해서 죄송해요…
나 대신 처형 당하게 해서 미안해…
너에게 도움이 되지 못해서 미안해…
죽게 내버려둬서 미안해…
배신해버려서, 너무나도 미안해…
호노카에게 심한 말을 들어버렸지만… 당연한 일이야…
… 그렇지만, 난 이제 착한 아이로 돌아갈 수 없어.
마음 굳게… 먹어야 해.
나카무라, 타카하시… 너희가 바라던 것은…
… 이럴 가치가 있는 거, 맞는거지?
B: " 놓쳤다… 그 말인가. "
우에하라 에리: " ……… "
B: " … 우에하라 에리! "
우에하라 에리: " 완전히 놓치지는 않았어요… 저기 바다에 떠다니는 사람들이 그 둘이에요. "
B: " 그래… 그러면 수영으로 쫓아갈 뿐이다. 너의 처분은 잠시 유예하도록 하지. "
B… 괴물같은 남자. 설마 저렇게 멀리떠난 걸 수영으로 쫓겠다고?
말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B라면 가능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게된다.
한 번 몸을 풀고선 그대로 물에 뛰어드려던 찰나, 어쩐지 B의 몸이 균형을 잃고 나아가질 못했다.
그런데 이건… 분명…
피비린내…?
피로 흥건해진 무언가가 B의 두 발을 붙잡고 있었다. 얼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지만… 다 죽어가는 시체의 신음소리였지만…
… 알 수 밖에 없잖아.
우에하라 에리: " 이… 즈미…? "
피가 저 쪽에서부터 이어져있다… 저기서부터 기어온건가…!? 그 이전에, 어쩌다 이런 꼴이…!!
이즈미 코하루: " 가…지 마… 가지… 말아… 내… 친구… 죽이지 말아… "
이즈미 코하루: " 부… 탁이에요… 제발… 저 녀석들… 살… 혀주… 세요…… "
B: " …… 이즈미 코하루인가. 세간의 아이돌이 이 꼴이라니, 가슴이 아프군. "
이즈미 코하루: " 제……… 발……… "
………
너, 변했어.
예전에는… 남이야 어찌되든 자신의 안위가 우선인 아이였다.
마냥 악인은 아니었지만, 이렇게까지 타인을 위해 구걸할 선인 역시 아니었어.
그런데… 지금은……
우에하라 에리: " … 놔, 이즈미. "
이즈미 코하루: " …… "
우에하라 에리: " 놓으라고, 멍청아!! 진짜 죽고싶은거야!? "
… 억지로 B에게서 이즈미를 떼어놓았다.
이미 이즈미의 몸에는… 힘이 남아있지 않았다.
B: " … 다녀오지. "
이즈미 코하루: " 너… 우에하라지… 맞지…? "
이즈미 코하루: " 앞이… 잘 안 보여… 흐려… 숨이 잘 안 쉬어져… 진짜 무섭다… "
우에하라 에리: " 그만… 말 해. 누가 널 이렇게 만든거야… "
이즈미 코하루: "나… 너한테 하고 싶은 말이… 있었어… "
이즈미 코하루: " 사실… 난 널 싫어했어. 너무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착한 아이 같았으니까… 그 이면에 숨겨진 가식이 있을 것만 같았으니까… 너에게 유독 까칠하게 군 것도 그 이유였어… "
이즈미 코하루: " 물론… 내 예상대로… 넌 나쁜 년이 맞았지만… 오히려… 기뻤어… "
이즈미 코하루: " 내 증명이 맞아서… 같은 이유가 아니야. 드디어… 너와 진짜 친구가 될 수 있을 것 같아서 그랬어… "
이즈미 코하루: " 물론 너는 살인을 저지르고… 용서받지 못할 짓을 했지만… 그 덕에… 너의 가면을 벗기고… 숨김 없는 너를 볼 수 있었고… 숨김 없는 너는… 여전히 갈등하고 있었어… "
이즈미 코하루: " 최후에는 나쁜 선택을 하긴 했지만… 고민하고… 갈등하는 너는… 절대 단순히 악인이라고만 정의내릴 순 없어… "
이즈미 코하루: " 난… 솔직한 사람이 좋더라. "
이즈미 코하루: " 그런데… 마냥 정직하기만 한 사람은 있을 수 없어. 누구나 잘못을 하고… 후회하고… 때로는 자신을 숨기기도 해… 나도 TV에선 그랬어… "
이즈미 코하루: " 난… 끝이지만… 넌… 아니니까… 너 자신으로… 살아… 자유롭게… "
우에하라 에리: " 왜… 이러는 거야? 넌 내가 밉지 않아? 그런데 어떻게 이렇게 좋은 말만 해주는거야… "
이즈미 코하루: " 글쎄… "
………
이즈미 코하루: " 동질감이 느껴졌거든… "
이즈미 코하루: " 네가 모두의 앞에서 연기하던 착하고 상냥한 아이와… 내가 모두의 앞에서 연기하던 TV속 아이돌의 모습이… 겹쳐보였어. "
이즈미 코하루: " 내가 아이돌을 그만두고 내 꿈을 찾아보려고 했던 것도 그런 이유야… 아이돌로 있는 동안에는, 나는 주어진 캐릭터에 맞게 살아갈 수 밖에 없었어. 내가 나 자신이 아니게 되었어… "
이즈미 코하루: " 너는… 너 스스로를 지켜… 속죄니 뭐니… 억지로 희생하려고 하지 마… "
이즈미 코하루: " 그저… 네가 원하는대로 살아… "
우에하라 에리: " …… "
우에하라 에리: " … 나도 할 말이 있어. "
우에하라 에리: " 첫번째 재판이 끝나고 함께 편지를 썼던 거… 기억해? 네가 유서를 쓰고 있을 때 내가 불쑥 나타났잖아… "
우에하라 에리: " 나… 누군가랑 그렇게 편지를 같이 써본 건 처음이었어. 서로 편지를 뺏어 읽으려고도 하고, 오글거리는 문구에 서로 웃고 화내기도 하고… "
우에하라 에리: " 정말… 별 거 아닌 순간이었지만, 친구같은 거 사귈 기회가 없었던 나에게 너는… 그런 걸 같이 해준 유일한 사람… 유일한 친구였어. "
우에하라 에리: " 고마워, 이즈미. "
이즈미 코하루: " ……… "
………
………………
죽었어.
이즈미…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라니……
내가… 하고 싶은 건…
나를 이용하고… 궁지에 몰아놓다가 금새 버리고… 친구들을 죽이러가는…
저 나쁜 새끼를…
죽여버리는 것…!!
우에하라 에리: " 으아아아아아아아아-!!!!!!!!!! "
B: " 뭣…!? "
상의를 벗느라 이제 막 수영해 나아가는 B를 향해 전력으로 달려들었다.
아무리 그라도 물 속에서는 무방비 상태가 될 수 밖에 없었고…
나는 그의 등에 올라타 목을 꽈악 졸랐다.
몇 주 전, 아라이에게 당한 총상이 바닷물에 닿아 타들어가는 듯한 고통이 느껴졌지만…
이렇게 되어버리면, 더 이상 속죄고 뭐고 엉망진창이 되어버리지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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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기자 / 마키 유이치
초고교급 작가 / 호노카 아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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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농구선수 / 카나데 카즈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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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초고교급 아이돌 / 이즈미 코하루
초고교급 도박사 / 이리에 사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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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X
X
초고교급 요리사 / 칸다 케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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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간호사 / 우에하라 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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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용병 / 아라이 미츠키
X
초고교급 행운 / 에비나 코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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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생존 인원: 05 / 17 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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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멤버
- 에이트
- ???
- 우에하라 에리
- 타카하시 쥰
스탠드의 멤버
- 아라이 미츠키
- 마에카와 히로토
- ???
- 사쿠라 카야데
이노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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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도리카와 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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