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산의 동굴 -
우에하라 에리: " … 하나에 리온의 말에 따르면 이 썩을 가상세계는 예순 여섯 번이나 반복되고 있었다. "
루프의 목적은 제쳐두고라도, 어째서 예순 여섯번이나 반복되었던걸까? 녀석들을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저기 있는 좆만이들이 살인게임에 갇혀있는동안 좆목질만 하다 뒤질 녀석들은 아닐 것이 확실하다.
내가 본 것만 해도 그렇다. 故 블랙 위도우께선 판 좀 깨보겠다고 첩보짓 하다가 나한테 대가리 깨져 죽었고, 메이드 언니도 결코 숨쉬기 운동만 하다가 뒤질 재목은 아니다. 리더병이라도 걸린건지 모두를 이끄려고 이를 아득바득 갈았지. "
하나에 리온은 말할 것도 없어… 말도 제대로 못하는 병신이다만 지금까지의 살인게임을 버텨온 것만으로도 용하다. 거기에다가 첫번째 섬에서부터 살인게임을 끝내려고 지랄을 떨었던 마키 유이치까지…
최소 넷. 네 명이나 이 게임을 끝내려고 노력했다. 보통이 아닌 새끼들이 넷이나 되는데 어째서 지금까지 살인게임을 끝내지 못한거지?
… 라고 잠깐이나마 생각한 내가 병신이지. 네 명이 다 개성이 다른 제멋대로의 병신들이기 때문이다.
사각형이 있다면 네 꼭짓점에 각각 한 명씩 분포해있을게 분명하다. 존나 극단적이고 위험한 마키 유이치, 존나 극단적이고 조용한 이노우에 노도카, 존나 수비적이고 위험한 마나베 리츠, 존나 수비적이고 조용한 하나에 리온.
그럼 지금까지의 실패는 병신들의 코미디였다 셈 치고, 이번 67번째 살인 게임에는 변수가 추가되었다고 했다. "에비나 코토리"의 존재 말이다.
그 년의 존재가 어떤 의의를 가졌길래 하나에 리온이 "변수" 라는 표현까지 사용하는거지? 단순 머릿수가 하나 늘어서, 그로 인해 일어나는 나비효과를 말하는건가?
… 여기서 존나 똑똑한 나의 추리를 가미하면 이런 생각을 해 볼 수가 있다.
지금까지의 예순 여섯 번의 살인 게임이 루프된 이유는, 우선적으로 흑막 측에서 원하던 결과를 뽑아내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럼 그 원하는 결과라는건? 하나에 리온이 말했다. 마키 유이치를 제 2의 무나카타 쿄스케로 만드는 것… 그 결과를 66번이나 만들어내지 못했기 때문에 살인게임이 루프되었다는 말이다.
자, 씨발. 그럼 이번 67번째 살인게임에 에비나 코토리가 "추가" 됨으로서 마키 유이치는 제 2의 무나카타 쿄스케가 될 가능성이 존나게 높아진 거 아닌가?
별다른 이유는 없다. 하나에 리온이 에비나 코토리를 주구장창 "변수" 라고 언급한 것이 이유의 전부이다. 거기에 더불어 내 감도 그렇게 말하고있다.
씨발, 그렇잖아? 그 년이 가상세계의 변수라고 한다면 지금까지의 결과를 뒤집어버릴 카드라는 말이 아닌가? 그럼 지금까지 실패한 66번의 루프를 67번째 루프에선 성공시킬 수도 있다는 말 아냐.
씨발… 역시 난 존나 똑똑해.
우에하라 에리: " … 자존감 하나는 엄청나구나. 아라이 미츠키. "
일단 에비나 코토리를 어떻게든 살려두면 변수는 그 년이 알아서 일으키겠지? 사실, 그 영역은 내가 어떻게 추리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나도 모른다.
그럼 다음으로 넘어가자. 제로. 그 음침한 다크써클이 대가리인 집단. 걔들은 이 살인게임을 망치려고 들었다.
이 가상세계가 굴러가는 최종 목적이 마키 유이치를 제 2의 무나카타 쿄스케로 만들고자 하는 것과 연관시켜보면, 제로는 마키 유이치를 제 2의 무나카타 쿄스케로 각성시키는 것을 방해하는 것…
… 반대로 스탠드는 마키 유이치를 제 2의 무나카타 쿄스케로 각성 시키는 것을 돕는 포지션이다.
여기서 존나 의문인 점이, 나는 이런 귀찮은 일에 연연하는 타입이 아니다. 스탠드는 확실히 내 용병단의 이름이 맞다. 물론 사쿠라 카야데나 마에카와 히로토같은 병신들이 앉아있을 자리는 아니다만…
나는 오로지 절대적인 강함과 힘을 쫓아간다. 아무리 기억이 없다고 한들 나의 본질이 달라졌을 리는 없다. 기자 꼬맹이를 무나카타 어쩌고로 만드는 데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
그럼에도 기억을 잃기 전의 내가 움직였다는 것은… 둘 중 하나다.
마키 유이치가 무나카타 쿄스케로 변모하는 데에 존나 압도적인 힘이 관여되어있거나, 과거의 인연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거나…
… 어느 쪽도 확신할 수는 없지만, 과거 나와 열 여섯의 좆만이들은 클래스메이트였다는 모양이다. 내 잃어버린 기억 속에 그 녀석들과의 인연이 나를 움직이게 만들었다면 아예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하지만… 그 인연에 에비나 코토리가 포함되어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80기생의 살인게임에 그 녀석만 67번째가 되어서야 참여한 것도 그렇고, 왠지 모르게 그 녀석만 특별취급 되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그리고 크루즈의 도서관에서 발견한 것… 이 모든 사태는 79기생 초고교급 행운이 원흉이라고 했다. 그럼 씨발, 이 상황에서 전학생이라고 정체를 숨기는 "초고교급 행운" 에비나 코토리를 우리와 같은 80기생으로 생각해야 하냐, 79기생으로 생각해야 하냐?
우에하라 에리: " 그, 글쎄… 내가 너희들 입장이었으면 잘 몰랐겠는데… "
어지간한 병신이 아니라면 슬슬 감을 잡아야 한다. 에비나 코토리는 우리와 같은 80기생 초고교급 행운이 아니라, 79기생 초고교급 행운이다. 그 빌어먹을 년이… 왜 원흉이라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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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이 글을 보고 있다는 것은, 모든 것이 리셋 되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아마 이번에 주어진 기회가 최후의 기회…
노드 선생님의 수고가 허사가 되었다니, 마음 아픈 일이지만… 실패는 각오한 일이에요. 상관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저항해야만 합니다.
그것이… 선생님의 의지일테니까.
각설하고, 본론을 남기도록 하겠어요.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신이 겪고 있는 사건의 핵심 인물은 이 사람이에요.
「79기생 초고교급 행운」... 그 인간이 모든 일의 원흉.
래디컬 센터가 눈독을 들이는 그 사람이야말로, 이 사건의 열쇠… 혹은 폭탄이 될겁니다.
만약… 정말 만약에,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스탠드의 일원이라면… 어떻게든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고, 아라이 미츠키의 기억을 되돌려주세요. 그리고 이 이름을 잊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 무나카타 쿄스케.
이 사람의 뒤를 따르려고 하는 우스꽝스러운 광대가 있어요. 뒤틀린 희망의 군림만큼은 막아야만 합니다.
그리고 또… 아.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본인의 신원부터 밝혀야 했는데, 순서가 완전 뒤틀렸네요.
저는 신 미래기관의 제 8 지부장, 에이트라고 합니다. 법률,경제의 지원을 담당하고 있지요.
…… 이것 말고도 정보는 가상세계의 각 섬마다 흩뿌려져 있을 겁니다. 언제나 조사를 게을리 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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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즈의 도서관에서 발견한 쪽지의 내용이다. 그 음침한 다크써클의 평소와는 정반대의 어투라 신뢰도가 급감하긴 하지만, 이런 게 이유없이 놓여져 있을 리는 만무하다.
저 글의 문구를 하나하나 해석하면… 생각보다 많은 정보를 얻어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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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이 글을 보고 있다는 것은, 모든 것이 리셋 되어버렸다는 것을 의미하겠죠. 아마 이번에 주어진 기회가 최후의 기회…
- 나다 씹새끼들아. 네가 이 글을 보고 있는 것을 보아하니 또 살인게임이 루프된 것 같다. 이 정보를 남길 수 있는 너희의 루프가 마지막 기회다.
노드 선생님의 수고가 허사가 되었다니, 마음 아픈 일이지만… 실패는 각오한 일이에요. 상관하지 말고 마지막까지 저항해야만 합니다.
- 틀딱 노드의 수고가 헛짓이 되었다. 당연히 실패할 줄 알았다. 좆까고 마지막까지 지랄을 포기해선 안된다.
그것이… 선생님의 의지일테니까.
- 그것이 틀의 의지다.
각설하고, 본론을 남기도록 하겠어요. 이 글을 읽는 당신이 누구인지는 알 수 없지만, 당신이 겪고 있는 사건의 핵심 인물은 이 사람이에요.
- 이 글을 읽는 네가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새끼가 제일 중요한 인물이다.
「79기생 초고교급 행운」... 그 인간이 모든 일의 원흉.
- 에비나 코토리.
래디컬 센터가 눈독을 들이는 그 사람이야말로, 이 사건의 열쇠… 혹은 폭탄이 될겁니다.
- 래디컬 센터에서 눈독을 들이는 에비나 코토리, 그 새끼가 이 사건의 열쇠나 폭탄이 될 거다.
만약… 정말 만약에, 이 글을 읽는 당신이 스탠드의 일원이라면… 어떻게든 자신의 정체를 들키지 않고, 아라이 미츠키의 기억을 되돌려주세요. 그리고 이 이름을 잊지 말라고 전해주세요.
… 무나카타 쿄스케.
- 무나카타 쿄스케.
이 사람의 뒤를 따르려고 하는 우스꽝스러운 광대가 있어요. 뒤틀린 희망의 군림만큼은 막아야만 합니다.
- 이 새끼를 따라하는 병신이 있다. 이 새끼가 군림하는 것은 막아야한다.
그리고 또… 아.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려면 본인의 신원부터 밝혀야 했는데, 순서가 완전 뒤틀렸네요.
- 이 글을 쓰는 나도 병신이다.
저는 신 미래기관의 제 8 지부장, 에이트라고 합니다. 법률,경제의 지원을 담당하고 있지요.
- 나는 에이트고 신 미래기관 제 8 지부장이다.
…… 이것 말고도 정보는 가상세계의 각 섬마다 흩뿌려져 있을 겁니다. 언제나 조사를 게을리 하지 마세요.
- 한 번에 많은 정보를 풀어주기는 싫으니 조사 뺑이쳐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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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많은 것을 알 수는 있지만 그렇다고 대단한 것을 알아낼 수 있던 것도 아니다. 에이트가 남긴 정보는 이것 뿐만이 아니라 분명 가상세계 곳곳에 더 있을 것이 분명하다.
그렇지 않으면 그 씹새끼는 좆도 아닌 걸로 있는 척을 한 병신이 되는거다.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라도 할 수 있게끔 행동해줬으면 좋겠다.
자… 아무튼, 저 글을 해석한대로 읽어보면 의문점이 세 가지가 발견된다.
하나, 틀딱 노드. 둘, 무나카타 쿄스케. 셋, 스탠드.
틀딱 노드, 그 사람의 노력이 허사가 되었다는 말을 미루어보아 나름 그 양반의 행적이 살인게임을 끝내는데에 도움을 주긴 한 모양이지만…
지금의 나는 알 수 없다. 지금까지 가상세계를 수색해왔지만 도서관에서 발견한 저 글을 제외하면 어디에서도 그 선생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다음은 무나카타 쿄스케다. 마키 유이치를 제 2의 무나카타 쿄스케로 만드려는 것… 그게 이 가상세계의 목적이라면, 스탠드의 리더인 내게 그 이름을 상기시키게 만들라는 것은 무슨 이유지?
… 예측컨대, 이는 내가 스탠드의 리더라서가 아니다. 사쿠라 카야데, 마에카와 히로토, 그리고 아직 확실하지 않은 한 마리까지… 그 셋과 나의 목적이 일치하다면 녀석들은 진즉 나와 접촉을 했어야 했다.
하지만 그 새끼들은 그러지 않았다. 오히려 나를 피해다니는 느낌이 컸지.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뭐겠냐? 나랑 그 새끼들의 목적도 다르다는 말이다.
스탠드의 목적이 기억을 잃기 전의 내 목적과 일치하다면 내 기억을 되돌려 놓아서 나쁠 것이 전혀 없다. 그런데 이러면 또 이상해지는게, 이 글을 쓴 사람은 제로의 리더인 에이트… 스탠드 녀석들이 음침한 안경잽이의 말을 들을 이유 또한 없는데도 그 안경잽이는 스탠드의 일원이 이 글을 읽는 것을 희망했다는 것이다.
… 의문을 해결할 수 있는 가정이 있다. 스탠드가 에이트의 손아귀에 있다면? 나름 제 8 지부장의 위치에 있는 만큼 용병단 하나정도는 움직이게 할 수 있지 않을까?
그래… 스탠드가 신 미래기관 제 8 지부 산하에 놓여져 있다면 이 부분은 해결이 된다.
그럼 또 다른 충돌이 생기는게… 지금까지 보여진 제로와 스탠드의 모습은 완전히 정반대에 놓여져있다. 살인게임을 진행시키려는 집단인 스탠드와 이를 망치려는 제로…
… 간단히 생각해보자. 스탠드가 신 미래기관의 수하에 놓여져 있는 입장이라면 스탠드와 신 미래기관, 나아가 제로의 입장과 다를 이유가 없다.
하지만… 씨발, 더 이상 둘러 생각할 이유도 없어. 이 모든 것은 제로… 에이트 새끼의 연출에 불과하다.
살인게임. 듣기만 해도 좆같음이 몰려오는 단어 아닌가? 이 살인게임을 진행하려드는 악당 스탠드, 그리고 이를 망치려는 정의의 사도 제로. 그리고 이 살인게임을 지켜보며, 루프를 통해 무언가를 얻어내려는 어떤 누군가…
그 누군가는 누구를 응원할까? 정의의 사도? 악당? 좆같지만 공감능력이 박혀있는 새끼라면 제로를 응원하겠지. 자기 일도 아니니 살인의 무게는 좆까고 하하호호 재미있게 지켜볼 게 뻔한데. 명분만 좋으면 장땡아닌가?
에이트는 자신의 목숨을 양분 삼아 살인게임의 서막을 올렸다. 그리고 스탠드와 제로는 모노쿠마에게 공식적인 "배신자" 칭호까지 얻으며 내분의 씨앗이 되었다.
생각해보면, 모노쿠마는 처음부터 배신자가 무엇을 배신했는지조차 알려주지 않았다. 그저 자극적인 단어를 선택해 불안을 증폭시켰을 뿐이지. 일반적으로는 배신자 8명이 평범한 학생 6명을 배신했다는 말로 들리는데…
… 씨발, 쪽수로 생각해봐도 14명중 8명이 배신자라는데 이상한 것이 짚이지도 않는건가? 그 새끼들은 그저 "배신자" 키워드에 버튼 눌려서 와들와들 떨고 물어뜯기에 바빴다. 좆병신들.
그러니까 이젠 색안경을 벗고 바라보아야 한다. 제로든 스탠드든 누가 누군가를 배신한 그런 것이 아니다. 그건 그저 모노쿠마의 농간일 뿐… 당장 나도 스탠드의 리더이면서 입장은 이노센트의 녀석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에이트가 왜 스탠드와 제로라는, 둘 다 조종가능한 집단을 다른 목적을 가진것처럼 보이게 했는지에 대한 뒷조사는 조금 추후에 하도록 하고…
… 마지막으로, 내가 첫 번째 섬에서 "버그"를 당해 폐광으로 텔레포트 되었을 때 얻어낸 쪽지에 대한 이야기를 남긴다.
???: " 씨발년아… "
우에하라 에리: " 기다려 봐! 지금 뭐 읽고 있으니까, 나중에 얘기… "
우에하라 에리: " …………… 어라라? "
아라이 미츠키: " 이 씹년이 태연하게 남의 일기장을 쳐 읽고있네-!!!!!!!!!!!!!!!!!!!! "
우에하라 에리… 아무리 그녀가 둔하다고는 해도, 그 순간 만큼은 눈치가 있어야 했었다.
등줄기를 타고 올라오는 살기에 황급히 뒤를 돌아보자, 그 곳에는 온 몸이 피칠갑이 되어… 말 그대로 지옥에서 막 올라온 듯한 우람한 여성이 이성을 잃고 그녀에게 달려들었다.
처음에는 숨이 막힐듯한 분위기에 압도당해 숨이 쉬어지지 않았는데, 그 감각은 곧 현실이 되어 다가왔다.
순식간에 백초크가 걸린 채로 몸이 공중에 떠버렸다. 발을 땅에 닿게 하려고 해도 그녀와의 압도적인 키차이에 쉽게 닿지 않았다.
얼굴이 시뻘개지다가 서서히 의식이 흐려져간다.
아라이 미츠키… 첫번째 섬에서 이노우에 노도카의 미간에 총탄을 박아넣은 전적이 있는 그녀가, 우에하라 에리에겐 꽤나 관대하게 여러 번의 기회를 주었다.
그녀에게 먼저 손을 내밀어주고, 미궁에서 그녀의 배신을 두들겨 패는 선에서 끝냈는데도 마지막까지 재판 처형이라는 초유의 사태를 일으켰다.
그런 그녀에게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는걸까… 우에하라 에리가 살려달라고 힘없이 그녀의 팔을 쳐보지만 통할 리가 없었다.
지금껏 보여준 그녀의 생존의지에 비견될정도로… 너무나도 허무하게 생명의 불씨가 꺼져간다.
-
???: " … 정신이 들어? 우에하라 누나. "
우에하라 에리: " ……… "
우에하라 에리: " 커흑, 컬륵… 이, 이리에…? "
이리에 사야하: " ……… "
이리에 사야하: " 아라이 누나. 우에하라 누나 정신 차렸어. "
아라이 미츠키: " 어이… 좋은 꿈 꿨냐, 좆같은 년아. "
우에하라 에리: " 히, 히이익…!! "
분명 죽음의 근처까지 도달했던 기억이 있다. 아직까지도 기도의 충격이 생생하게 남아있다.
그리고 그녀의 앞엔 그 아라이 미츠키가 다리를 꼰 채로 거만하게 앉아있다.
방금까지 자신을 죽이려고 한 데에는 일말의 죄책감도 없어보이고, 오히려 벌레보듯 하찮게 여기는 것이 느껴졌다.
… 행동이나 말을 잘못했다간 아까와 같은 상황이 다시 닥칠 것이다. 그제서야 본능이 그녀에게 확실한 공포를 심어주었다.
우에하라 에리: " 미,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미안해미안해미안해… 제발 죽이지만 말아줘…!! "
이리에 사야하: " 누나, 진정해… 죽일 거였으면 아까 죽였을거야. "
이리에 사야하: " … 간신히 뜯어말려서 살린 거긴 하지만. "
아라이 미츠키: " 그래, 여간 좆같더라고. 생각해보니 너한테 두 번이나 통수를 맞았더라니까? 여기가 아직도 얼얼합니다, 씨발년아. "
우에하라 에리: " 으극… "
아라이 미츠키: " 그래서 죽여버리려고 했는데… 귀여운 사야하가 바짓가랑이를 붙잡으면서 말리더라고. 아직 쓸모가 있을 지도 모른다면서. "
아라이 미츠키: " 그건 나도 같은 생각이거든. 너에겐 아직 활용 가치가 남아있어. 그래서 잠깐 살려둔거야. "
우에하라 에리: " 으, 응! 난 아직 가치가 있어! 뭐든… 뭐든지 할게! 살려만 준다면 뭐든지 할테니까-!! "
아라이 미츠키: " 호오, 방금 본인 입으로 뭐든지 한다고 말했겠다? "
아라이 미츠키: " … 내가 지시를 내리면, 너는 살인을 일으켜라. "
우에하라 에리: " ……… 에? "
아라이 미츠키: " 왜. 쫄려? 우리 쪽 뺀질이를 찔렀을 때는 언제고, 또 하라니까 못하겠냐? "
우에하라 에리: " 아, 아니야! 할 게! 할 수 있어! 그, 그러니까… 날 죽이지는 말아줘… 제바알…… "
이리에 사야하: " ……… "
이리에 사야하: " 어차피 우에하라 누나의 목적은 살인 게임을 통해 가상세계를 끝내는 것. 거기에는 재판을 통해 승리하는 것도 포함되어있지? "
이리에 사야하: " 누나 입장에선 언젠간 해야할 일이었어. 그 순서가 이제서야 찾아왔다고 생각해…. "
우에하라 에리: " 그, 근데… 누굴 죽이라는거야? 나머지 아이들은 처형당했고, 이제 이 곳에 남은건 나와 너희 둘… 아니, 애초에 너희들은 어떻게 살아남은거지? 분명 다들 처형당했을텐데…!! "
아라이 미츠키: " 아, 쫑알쫑알 말 많네. 죽일까, 야옹아? "
이리에 사야하: " … 아라이 누나가 날 구해줬어. "
이리에 사야하: " 처형에 끌려가기 직전, 아라이 누나가 바로 옆에 있던 나를 끌어당겨서 어떤 휴대장치를 누르는 걸 봤어. 그러니까 어떤 이상한 곳으로 순간이동했는데… 이걸 어떻게 설명해야할지는 아직도 잘 모르겠어. "
아라이 미츠키: " …… 하나에 리온의 유서, 그 옆에 놓여있던 유품이다. "
아라이 미츠키: " 그 정도 되는 중요인물이 뒤졌으면 개인실에 뭐라도 남겨놓을 것 같았지. 두 번째 재판이 끝나자마자 그 곳을 털어봤는데… 유서 한 장이랑 이 장치가 놓여져 있더라고. "
아라이 미츠키: " 유서의 내용은 나만 알고 있을거고. 이 장치의 기능만 말하자면… 가상세계의 버그룸으로 워프하는 장치다. "
우에하라 에리: " 버그… 룸? 그런게 있어? "
아라이 미츠키: " 그 곳에 들어가니 뒈져버린 하나에 리온이 우릴 안내했지. 그러곤 묻더라. 어떤 기억을 보겠냐고. "
우에하라 에리: " …!? 봐, 봤어? 너희들의 기억을…!! "
아라이 미츠키: " 씨발… 어찌된 영문인지 우리들의 기억을 보려고 하자 가상세계의 기능이 정지되었다는 이유로 못 보여준다고 하더라. 이건 오히려 내 쪽에서 묻고 싶은데. 그 새끼들 처형 안 당했냐? "
아라이 미츠키: " 그렇잖아. 처형 당하면 당한채로 가상세계의 기능이 정지될 이유가 없다고? 하필이면 존나 타이밍 좋게 가상세계의 기능이 정지됐다더라. 또, 이 버그룸은 1회성 입장이라 다시 입장할 수도 없다고 하고. "
아라이 미츠키: " … 존나 꽝이었지. 단순히 처형피하기 용도로 사용한 건 맞지만, 그 이상의 수확을 얻어낼 수도 있었는데 말이야. "
이리에 사야하: " 하지만… 마냥 아무것도 얻어내지 못한건 아니었어. 그 버그룸에 다녀간 사람들… 즉, 자신들의 기억을 엿 본 사람들을 알아냈거든. "
이리에 사야하: " 하나에 형… 인 것 같은 사람이 딱히 숨길 이유가 없다고 술술 말해주더라. 한 번 열람된 기억은 다시는 볼 수 없으니, 볼 수 없는 기억을 말해주는 것 뿐이라고. "
우에하라 에리: " 그, 그게 누군데…? 누가 벌써 기억을 되찾은거야!? "
아라이 미츠키: " 야… 너, 씨발 우리가 말 좀 섞어줬다고 친구 먹은 줄 아나보다? 뒤질려고. "
이리에 사야하: " … 어차피 우에하라 누나는 이제 아라이 누나의 손에 있어. 한 배 탔다고 생각하고 말해주자. 응? "
아라이 미츠키: " ……… "
이리에 사야하: " … 네 명이었어. 자신들의 과거를 되찾은 사람들은. "
이리에 사야하: " 마키 유이치, 마나베 리츠, 에이트, 호노카 아카네… 이렇게 네 명. "
이리에 사야하: " … 아마 넷 다 버그룸에 입장한 것으로 추정되는 타이밍이 있었을거야. "
이리에 사야하: " 마키 형과 마나베 누나의 경우, 두 번째 섬과 세 번째 섬으로 향하는 크루즈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났었지? 예고 납치가 일어났던 그 사건. "
이리에 사야하: " 아마 두 사람은 그 때 납치당한 것이 아니라 버그룸에 입장한 거라고 생각해. 그 살인사건을 기점으로 급작스레 변해버린 행보가 증거일테고… "
이리에 사야하: " 호노카 누나는 첫 번째 섬에서 이노우에 누나랑 수사를 함께 했다가 오랫동안 사라지는 일이 있었지? 아마 그 때, 호노카 누나는 자신의 기억을 찾았다가 누군가에게 들켜 다시 소각당한거야. 이 가상세계에서의 기억을 통째로 말이야. "
이리에 사야하: " 마지막으로 에이트 형인데… 그 형은 처음부터 모든걸 알고있었다고 해도 이상할 건 없지만, 타이밍이 있다면 첫 번째 섬에서의 절망병이 아니었을까? "
우에하라 에리: " 엣, 절망병…? "
이리에 사야하: " 그렇잖아? 절망병에 걸린 사람들은 죄다 이상한 행동을 했어. 나랑 카나데 형, 칸다 형은 무기력해져서 계속 병동 신세였고. "
이리에 사야하: " 이즈미 누나는 초원을 불태우고… 우에하라 누나는 날 덮치고… 근데, 이상하게 에이트 형만 아무런 증세도 없이 조용히 지내다가 조용히 죽어버렸단 말이지? "
이리에 사야하: " 아마 그 절망병은 단순히 우리에게 혼란을 주기 위한 장치였을 수도 있지만, 에이트 형에게는 기억을 되돌리는 장치로 작용될 수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어. "
우에하라 에리: " ……… "
우에하라 에리: " 너, 되게 오래전 일도 기억하는구나? 요 며칠 사이에 워낙 많은 일이 일어나서 이젠 가물가물해… "
아라이 미츠키: " 이제 됐냐. 궁금증이 해결되었으니 개새끼마냥 졸졸 잘 따라오라고. 아, 넌 개새끼 하면 되겠다. 야옹이랑 개새끼. 어울리네. "
우에하라 에리: " 와… 왈왈! 최, 최선을 다해서 사람을 죽일게…!! "
이리에 사야하: " …… 아무리 살려고 그러는거지만, 재판 때 미안하다고 노래를 부르던거랑 너무 상반되지않아? 진짜 꼴보기 싫어, 우에하라 누나. "
아라이 미츠키: " 왜? 난 좋은데. 자존심따위는 개나 줬잖아. 개새끼. 빵야! "
우에하라 에리: " 깨갱… 깽… "
아라이 미츠키: " 옳지, 잘한다. 사야하, 너보다 잘하는데? "
이리에 사야하: " …… 그런데 누나. 누나는 왜 날 구해준거야? 평상시의 누나 성격이라면 혼자만 무사하면 되는 거 아니었어? "
아라이 미츠키: " 뭐? 씨발, 아주 날 악당으로 보네? 뭐, 맞지만. "
아라이 미츠키: " … 일전에 말했잖아? 넌 내가 짖으라면 짖고, 구르라면 구르고, 내 것이 되면 된다고. 그 대가로 나는 네 목숨을 지켜주겠다고. "
아라이 미츠키: " 물론 일탈을 저지르기는 했지만… 압도적인 힘이라는건 이런거야. 결국 돌고 돌아도 강한 자에게 의지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딱 너희 둘의 상황이잖아? "
아라이 미츠키: " 씨발, 난 이런게 너무 짜릿하다고. 그 이상의 의미는 없어. 물론… 내가 너를 귀엽게 여기는 것도 있지만, 그건 부가적인 이유고. "
이리에 사야하: " 하아… 누나, 내가 어지간하면 이런 말은 잘 안하는데… 누나는 정말 또라이야. "
아라이 미츠키: " 칭찬 고맙다. 야, 개새끼! "
우에하라 에리: " 망… 망망! "
아라이 미츠키: " 일어나라. 이제 슬슬 이동해야해. "
우에하라 에리: " 으, 응… 근데, 어디로 이동한다는거야…? "
………
아라이 미츠키: " … 존나 고민 중인데. "
아라이 미츠키: " 야, 개새끼. 너 이 가상세계의 구조 정도는 알고 있지? "
우에하라 에리: " 그, 그럼! 난 아직 쓸모 있으니까…!! "
아라이 미츠키: " 그래… 그럼 우리가 가지 못한 마지막 섬… 거기로 우릴 안내해라. "
- 메모리아, 베이스 캠프 -
카나데 카즈키: " 아야, 아야야… 조금만 살살 해줘요. 아파요… "
검은 로브: " 그러게, 누가 그 얕은 호수에 머리부터 박으래요? 목이 안 꺾인게 기적이예요… 아, 거기 붕대 좀 주시겠어요…? "
이즈미 코하루: " 제가 감을게요. 어휴, 이 화상아… 너도 진짜 너다. 여기에 놀러왔어?! "
카나데 카즈키: " 미안하다구… 그래도 육안으로 보기엔 꽤 깊어보이지 않았냐? "
호노카 아카네: " 아하하… 그, 그럴 수도 있었겠다. 앞으론 조심하자… "
이즈미 코하루: " … 너, 빈말로도 싫은 말은 못하는 타입이구나? "
에비나 코토리: " 카나데의 처치가 끝났으면… 빨리 이야기를 진행하도록 해요. 정리해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예요. "
에비나 코토리: " 아마 다들 소우토라는 사람의 시점에서 많은 것들을 보고 들었을거예요. 그런데, 여기서 제일 의문인 점이… "
에비나 코토리: " … 여러분들은 자신의 의지로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되었나요? "
호노카 아카네: " 응? 무슨 말이야…? 나는 그 기억 속에서 주변인들의 눈치를 보아가며 대충 그럴듯한 말과 행동을 했어. 그게 내 의지로 행동했냐는 의미라면… 그랬던 것 같은데? "
이즈미 코하루: " 뭐? 난 아니었어. 내 몸이 내 뜻대로 움직이지도 않았고… 우에하라랑 타카하시를 봤을땐 흠씬 패고 싶었는데 그러지도 못했다니까. "
카나데 카즈키: " 나도 제멋대로 움직이던데? 마치 정해진 각본대로 움직이는 마냥, 유령이 되어 연극을 지켜보는 관객인 것 같았다구. "
에비나 코토리: " 호노카 씨는 자신의 의지대로… 두 분은 그렇지 못했다는 말이죠? "
호노카 아카네: " 어…? 그게 무슨… 그러니까 나만 특이 케이스인 것 같잖아…! "
에비나 코토리: " 그러면 여기서 추가 질문인데, 그 기억 속에서 수많은 일을 겪는 동안 단 한 번도 소우토의 말과 행동이 자신의 뜻과 달랐던 적이 없나요? "
호노카 아카네: " 으응… 없었어. 내 원래 성격이라면 하지 않았을 것들이 많았지만, 소우토라는 사람이 되고자 생각하고 행동하니까 내 생각과 비슷하게 흘러가던걸. "
에비나 코토리: " ……… "
카나데 카즈키: " 야, 잠깐잠깐. 호노카는 무려 초고교급 작가님이라고? 그 풍부한 상상력과 몰입능력을 뒀다가 어디에 쓸 거야? 자신의 재능을 백분 발휘한거지. 안 그러냐? "
카나데 카즈키: " 너희도 봤잖아? 소우토, 그 아저씨 성격 겁나 이상한거. 순둥순둥한 호노카랑은 정반대라는 말이지. 이걸로 뭐, 이상하다거나 그런 꼬투리를 잡는건 아니지? "
이즈미 코하루: " 뭐… 작가라는 이유로 캐릭터 해석을 잘 한 거라면, 조금 놀랍긴해도 크게 이상하지는 않은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이상하게 보이는건 어쩔 수 없지. "
에비나 코토리: " … 알았어요. 이걸 물어본 이유는 저희가 본 에이트의 과거가 모두 일치한지. 우리의 의지가 그 과거에 반영이 되었는지 확인을 하려던 것 뿐이었어요. "
에비나 코토리: " 이걸로 모두가 보고 들은건 같다고 생각하고… 의견을 모아보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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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기자 / 마키 유이치
초고교급 농구선수 / 카나데 카즈키
X
초고교급 작가 / 호노카 아카네
X
초고교급 아이돌 / 이즈미 코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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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도박사 / 이리에 사야하
X
X
X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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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요리사 / 칸다 케이타
초고교급 간호사 / 우에하라 에리
X
초고교급 용병 / 아라이 미츠키
X
초고교급 행운 / 에비나 코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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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생존 인원: 05 / 17 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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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멤버
- 에이트
- ???
- 우에하라 에리
- 타카하시 쥰
스탠드의 멤버
- 아라이 미츠키
- 마에카와 히로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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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쿠라 카야데
이노센트
- ???
- 미도리카와 안나
- ???
- ???
- 하나에 리온
- 이노우에 노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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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에피소드는 전체적으로 2챕터의 떡밥을 조금 해소하는 에피소드엿삼,,,
버그룸은 2챕터 9화였나 10화 연재할 때 잠깐 등장했던 그 장소가 맞읍니다잊은건 아님 ㄹ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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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하라 에리: " 그, 근데… 그 피는 어떻게 된 거야? 처형에 끌려가지도 않았잖아… 보자마자 무서워 죽는 줄 알았다구. "
이리에 사야하: " 키힛. 설산 오르다가 미끄러져서 굴러 떨어졌거든! 엄~청 다쳤지 뭐야? 괜찮아, 누나? "
아라이 미츠키: " 닥쳐… 씨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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