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B: " 너희들은 저 하늘이 어떻게 보이지? "
우에하라 에리: " …… "
타카하시 쥰: " …… "
에이트: " 하늘이 어떻게 보이냐고 하심은… 무슨 의미입니까? "
B: " 말 그대로다. 바깥 창문을 내다보면 보이는 밤하늘 말이다. 우에하라 에리, 너부터 답해봐라. "
우에하라 에리: " 칫, 어두운 밤하늘에 별과 달 말고 뭐가 더 보여야 하나요? "
타카하시 쥰: " 우에하라…! 마, 말이 거칠잖아! 죄송합니다, 죄송합니다! 얘가 아직 새로운 환경에 예민해서… "
내심… 아니, 확실히 느끼는 거지만……
에이트 뿐 아니라 우에하라와 타카하시의 성격도, 예전과 비교하면 확연하게 차이가 나는 것 같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면 가식으로 느껴지나, 누구에게나 상냥하려고 애썼던 우에하라는 까칠하고 예민한 트러블메이커로… 입만 열면 소름이 돋을 정도로 느끼하던 타카하시는 쭈뼛거리며 할 말도 제대로 못하는 소심쟁이가 되어있었다.
그 둘이 어쩌다… 아니, 지금 그 둘의 성격은 중요한게 아닌가.
느닷없이 시작된 지부장 B의 테스트에는 무슨 의미가 있는걸까…? 일단 나도 지부장이랍시고 그럴듯한 분위기를 잡고는 있지만… 전혀 알 수가 없었다.
B: " 됐다… 타카하시 쥰, 너에게는 무엇이 보이지? "
타카하시 쥰: " 그, 그게…! 그, 그러니까, 그러니까아… "
타카하시 쥰: " … 어둠이 보입니다. "
타카하시 쥰: " 그러나 별과 달이 빛이 되어 완전한 어둠을 막아주고 있어요… 여기에서 보면 저렇게나 작은데 말이예요. "
B: " 내가 원하던 답은 아니다만… 감성적이긴 하군. 마지막으로 에이트, 네게는 무엇이 보이지? "
에이트: " … 저는 보이는 것을 의심합니다. "
에이트: " 타카하시의 말대로 별과 달이 빛이 되어 완전한 어둠은 아닙니다. 특히 오늘같이 하늘이 맑은 날에는 밤하늘이 아름답다고 여겨질 정도로… 그 존재감을 뚜렷하게 드러냅니다. "
에이트: " 하지만 저 빛, 별과 달이 거짓된 하늘에 속한 것이라면… 저희는 그 하늘에 비추어진 것을 믿을 수 없습니다. "
B: " 호오… "
……
뭐라는거야?
B: " 거의 정답이다. 역시 소우토의 후임자답게 기관이 대비하고 있는 판데모니움 사태를 정확히 읽어내었어. 훌륭해. "
에이트: " … 감사합니다. "
B: " 하지만 아쉽군… 우리가 다가올 미래에 보여야 하는 자세는 의심이 아닌 확고한 다짐이다. 재앙은 반드시 다가온다. "
B: " 혹자는 말한다. 과거 미래기관에서 파생된 신 미래기관, 한 때의 명성과 정의감에 취해 일어나지도 않을 재앙에 맞서는 깨우친 현자놀음을 한다고. "
B: " 하지만 아니다. 나는… 그 재앙으로 인해 가족을 잃었다. 하필이면 우리 가족이 살던 그 조그마한 마을에만 닥쳐온 재앙 말이야. "
B: " 그 참혹했던 죽고 죽이는 학살극도 하늘이 밝게 빛나던 밤에 일어났지. 내 아내는 무참히 난도질 당해 살해당했다. 심지어 어린 아들은 누군가에게 물어뜯긴 듯한 흉측한 사체로 발견되었어. "
B: " 그런데… 제일 어이없는 게 뭔지 아나? 내가 가장 사랑하는 아들을 씹어먹은 녀석이, 하필이면 내가 가장 사랑하던 딸이었다는 사실이다. "
에이트: " …… "
B: " 내 딸은 입 안에 형체모를 살덩어리를 입 안에 마구 우겨넣은 채 그대로 질식해 죽었다. 그런 끔찍한 일이 마을 단위로 일어난 것이… 너희들이 래디컬 센터에서 배운 제 1차 판데모니움 소규모 사태다. "
… 그런데 이상하다?
아무리 과거의 일이라도 에이트나 우에하라, 타카하시의 나이대를 보면 나도 중학생 정도는 되는 시기의 일이다.
그런데… 나는 이에 대해 아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 저 정도 급의 끔찍한 일이라면 당연히 뉴스나 매체에서 제일 먼저 다뤄졌을 법한 일인데.
B: " 너희들도 한 번쯤은 의문을 가져봤을거다. 저렇게 끔찍한 일이 어째서 뉴스에 크게 다루어지지 않은거지? "
B: " 이유야 간단하다… 절망의 잔당의 소행 중 하나라고 알려졌을 뿐이니까. "
B: " 지금이야 기세가 많이 죽었다지만 아직도 그 잔당은 존재한다. 그들이 저지른 수많은 악행중 수위가 조금 센 사건… 그 일부에 불과할 뿐이라고 알려졌어. 대서특필 될만한 일도 아니었다는거지. "
B: " 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 뿐만 아니라 기관의 모두도, 여왕께서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이유야 명확하지… 절망의 잔당 놈들이 아니더라도 세상을 다시금 절망에 물들이려는 누군가가 있기 때문이다. "
B: " 그 사태는 겉보기엔 초자연적인 현상, 인간의 영역이 아닌 일이라고 보여질지도 모른다. 마을의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한 순간에 미쳐서 죽이고 식인을 하는 짓거리가 보통 정상은 아니지. "
B: " 허나 눈에 보이는 것대로 믿어버리면 안 되는 일이다. 세상에 귀신이나 괴물이 존재해서 그런 일이 벌어졌을까? 무엇이 내 피같은 가족들을 개죽음으로 몰아 놓은 것이지!? "
소우토?: " 워워, 진정. 진정하라고, 친구. 아픔은 이해하네. "
B: " 허억, 허억… "
………
B: " … 여기서부턴 너희들도 교육받은 것일테니 실망시키지 말아라. 대체 누가 그런 말도 안되는 살인극을 만든것인가? "
B: " 얼마나 잘났기에… 마을의 모두를, 모두의 생명을 그렇게 손쉽게 가져갈 수 있는 권리가 있단 말인가? 대체… 대체 누구지? "
우에하라 에리: " …… "
타카하시 쥰: " 그, 그건… "
에이트: " ……… "
에이트: " … 여왕님이십니다. "
…………………
…………………
…………………
뭐?
한참을 뜸을 들이다가 입을 연 에이트의 대답에는…터무니 없을 정도로 소름끼치는 것이 들어있었다.
여왕…? 여왕이라면, 신 미래기관의 우두머리이자 B가 광적으로 충성하는 그 인물, 그 여왕을 말하는거지?
순간적으로 숨이 턱하고 막혀온다. 지부장 B… 잘은 몰라도 숙소에 돌아올 때 들었던 사연은 아무리 타인이라도 가슴 한 켠이 아려오는 안타까운 이야기였다.
그런데 그 피해자의 가족이, 지금은 그 사태를 일으킨 여왕에게 맹목적인 충성을 맹세하며 총애받는 지부장이 되었다고?
대체… 무슨 이해할 수도 없는 이야기를…!!
……
사고가 정지하여 아무런 말을 할 수 없었다. 나 뿐만 아니라 아이들도 마찬가지인 듯 보였다. 하지만… 이 순간에도 단 하나 정도는 확실히 해 둘 수 있었다.
이 이야기를 꺼내기 전만 해도 생기가 돌았던 그의 눈이… 지금은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무언가에 홀린 것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그 때문에 눈이 충혈되고, 자연스레 눈물이 떨어지고… 그러면서도 공허한 눈은 무언가를 갈구하듯 창문 밖의 하늘을 향해있었다.
…………… 그래, 말 그대로 미쳐있었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겠다.
이윽고 실성한듯 끅끅대며 웃음을 흘리는 그의 모습에… 나는 눈쌀을 찌푸릴 수 밖에 없었다.
B: " 끅, 끄끅… 끄흐흑…!! "
B: " 흐흐흐흐흐흐흐흐…!!!! "
소우토?: " 이봐… 보름달의 월묘가 떡방아를 찧는 것을 보는게 그렇게 즐겁나? "
B:" 그래… 즐겁군. 그조차도 결국 존재하지 않는다는 허상이었다면 말이야. "
소우토?: " 너… 그런 걸 믿을 나이는 지났을텐데. 혹시 산타도 믿는거냐…? "
B: " 그것 참… 동심을 짓밟는 무심한 이야기를 하는군…. "
소우토?: " ……… "
B: " 그래… 조금 우스꽝스러워 보일 수는 있겠지… 가족을 죽인 보스에게 충성을 보이는 부하라니… 큭, 크큭…… "
B: " 분명히… 처음에는 분노했다. 어렴풋이 그랬던 기억이 있어. 너무나도 화가 나고 화가 나서… 내 가족을 죽인 인간들을 전부 죽여버리고 싶었다. 죽여버리고, 나도 가족을 뒤따라가고 싶었어… "
B: " 말했지? 난 해외 용병의 단장이었다고… 마음만 먹으면 어지간한 규모의 집단은 궤멸시킬 수 있었어. 어차피 곧 따라 죽을 각오였는데 뒷 일이야 걱정할 것도 없었지… "
B: " 정보력을 한계까지 동원한 끝에 한 정보원의 도움으로 제 1차 판데모니움 사태를 일으킨 주범을 찾았어. 그것이 신 미래기관… "
B: " 가능한 모든 정보력을 끌어모았지만 내가 알 수 있었던 건 여왕 행세를 하는 미친 여자가 거짓된 하늘을 만들어 마을에 저주를 내렸다는 것 뿐… 상관은 없었다. 그 여자의 신원 정도는 금새 캐낼 수 있었고 곧바로 그 여자와 관련된 모든 것을 파멸시킬 준비를 했어. "
B: " 말 그대로 모든 것을 없앨 예정이었다… 처음부터 그녀를 죽일 생각은 없었어. 그녀의 주변인부터 하나하나 제거한 다음… 최악의 공포를 느낄 때 천천히 죽여줄 예정이었지… 그런데…… "
B: " 만반의 준비를 하고 실행에 옮기려던 당일, 나를 도와 작전을 행할 예정이던 동료들이 모두 죽었다. "
소우토?: " 뭐라고…? "
B: " 가족을 잃은지 5일도 안됐다. 나를 용병단장이랍시고 받들어주며 사적인 복수에도 의리를 지켜준 고마운 동료들이… 몇 년이나 고락을 함께하며 신뢰와 관계를 쌓아온 동료들이 어이없을 정도로, 너무나 허망하게 죽어버렸다. "
B: " 그 때는 이상하게 화나지도, 슬프지도 않았다. 그제서야 몇 십 년간 느끼지 못했던 감정이… 그 긴 시간동안 무뎌진 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았다. "
B: " 두려웠다… 나를 제외한 용병들이 모두 죽었다. 그리고 깨달았지. 그 여자를 죽이려던 내 계획은 너무 허술했다고… 그 탓에 나를 따르던 녀석들이 죽어버렸다고… "
B: " 되갚아주려던걸 그대로 당했을 때… 기습을 준비하던 우리가 기습을 당했을 때 그 무력감은 배가 되더군. 작전 본부로 돌아간 내가 무수한 시체를 맞이했을 때 나는 무력감에 무릎을 꿇을 수 밖에 없었고… "
B: " … 별안간 뒤에서 기척이 느껴졌다. 그 여자였지. "
B: " 어쩌면 나는 터무니없을 정도의 강함에 도전하려고 했을지도 모른다…. 몸이 벌벌 떨렸지만, 그 때는 아직 분노와 슬픔, 복수심이 완전히 사그라들지는 않았어. "
B: " 마지막 발악이랍시고 근처의 아무 무기나 집어들었다. 당시에는 나와 그 여자, 둘 밖에 없었으니… 적어도 그 여자 만큼은 죽이고 갈 수 있다는 생각이었어. 그런데… "
B: " … 어느샌가 눈을 떠보니 내가 당해있었다. "
B: " 무력감에 몸이 약해진건가…? 그렇다고 해도 별다른 신체적 특징이 없는 여성에게까지 당할 정도로 나는 무르지 않았다. 그건 당했다기보단… 마치 그렇게 될 운명처럼 흘러갔다. "
B: " 거짓된 하늘이 내 마을을 덮친 것이, 내 가족이 죽은 것이, 내 동료가 죽은 것이, 내가 이 여자를 만나고 이렇게 제압당하는 것까지도… 전부 이렇게 될 예정인것처럼 흘러갔단 말이다…!! "
그는 잡히지 않는 무언가를 잡으려고 애쓰며 손을 부르르 떨었다.
그 모든 악재가… 그 여자를 만나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제압당하는 것이 그렇게 될 일 인 것 처럼 느껴졌다니…
… 미쳐도 단단히 미쳤다.
타카하시와 우에하라는 지레 겁먹어 어떻게든 해달라는 눈빛을 보내왔고… 에이트는 어떻게든 그 이야기를 경청하는 듯 했으나, 래디컬 센터에서 엄청난 충성심을 강제받은 그조차도 차마 이해할 수 없는 이야기인지 눈을 껌뻑거릴 뿐이었다.
B: " 누구에게도 말하지 않았지만… 내가 왜 해외 용병으로 일했는지 아는가? "
소우토?: " … 그게 뭔데. 예쁜 외국 여자라도 꼬셔보려고 그랬냐? "
B: " …… 압도적인 강함을 만나고 싶었다. "
B: " 힘이 있으면 원하는 것을 언제든 얻을 수 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라고 해도 말이야. 그래! 사람과 사랑, 돈으로 가치를 매길 수 없는 것조차도. "
소우토?: " B… 너 미쳤냐? 취한 것 같은데 적당히 해라. 애새끼들 듣는다. "
타카하시 쥰: " … 질문이 있습니다, 2 지부장님. "
타카하시 쥰: " 그렇다면 2 지부장께서는… 여왕님의 압도적인 강함에 매료되어 충성을 맹세한 것이 됩니까? "
B: " 그래… 그렇지. 강함이라는 건 굳이 물리적인 강함일 필요는 없네. 강함이라는건 상대를 굴복시킬 수 있는 힘… 그 힘을 난 여왕에게서 처음으로 마주했다. "
B: " 난 아직도 잊을 수 없다. 여왕을 처음 조우했을 때에 느낀 무력함을, 여왕에게 제압당했을 때 느낀 패배감을, 그 두 감정이 합쳐지자 깨달은 여왕의 강함을, 그것을 깨닫자 다가온 황홀함을…!! "
B: " 판데모니움 사태는 반드시 일어난다… 우리 신 미래기관의 손에 의해서 말이야. 하지만 그 절망의 끝에는 무조건적인 희망이 있다. 그것만은 확실해… "
소우토?: " ……… "
소우토?: " 무슨 뜻인지… 녀석들에게도 알려줘야지. "
B: " 후후… 그래. 그래야지. 얼핏 들으면 이런 미친 짓에 무슨 희망이 있는거냐며 의심할 수도 있겠지만… 나도 마냥 터무니없는 계획에 좋다고 동참한 것은 아니다. "
B: " 뭐든지… 어중간한 것이 악인 법이다. "
B: " 어중간한 선, 어중간한 힘, 어중간한 믿음, 어중간한 희망… 존재 자체만으로도 악인 것들이 있다. 있으니만 못한 것들… 여왕께선 현 세계를 그렇게 판단하신거야. "
B: " 저러한 어중간한 것들이 있기에 세계인은 아직도 포기하지 못하고 미련한 발버둥을 계속하는거라고. "
B: " 절망의 잔당은 그 수가 줄어들고 세력이 약해지고 있지만… 본래 인간은 큰 적 앞에서만 단합이 된다고 하던가? 절망 세력의 힘이 약해질수록, 세계인의 단합은 급속도로 약해지다가 이윽고 실리를 챙기기 시작했다. "
B: " 우리나라는 피해복구비용이 얼마네… 인명피해가 얼마네… 따져보면 절망사태의 근간은 에노시마 쥰코의 출신국인 일본에게 있지 않느냐 등등. 결국 그렇게 와해되기 시작한 세계의 흐름은 급속도로 냉각되어가기 시작했지. "
B: " 여왕께서는 그 곳에 희망이 없다고 보고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내려고 하신다. 그것이… 판데모니움의 근간이야. "
-
… 또 눈 깜짝할 새에 시간이 흘렀다.
지부장 B에게서 판데모니움에 대한 대략적인 것을 알고나자 더 이상 그 존재를 무시할 수 없게 되었다.
판데모니움의 피해자인줄 알았던 B는 그 판데모니움을 적극적으로 실행하는 기관의 지부장이 되어버렸고, 나는 불행중 다행으로 그 기관의 전임 지부장이다.
제 8 지부장이라는 위치는 정보 접근에 용이한건 둘째 치고… 이렇게 간단히 많은 정보를 알아버려도 괜찮나 싶은 정도의 치트키 같은 위치였다.
하나에 아리아: " 으윽, 허리야… 일처리 짬통에 직위 대행에 야근에, 하다하다 주말에도 일을 시킨다구요? 소우토 씨, 진짜 해도해도… "
소우토?: " 에이, 그러지 말고~ 같이 큰 뜻을 품은 사이 아니냐. 그게 판데모니움에 관한 모든 자료인가? "
하나에 아리아: " 네. 판데모니움 프로젝트의 주요 기밀들은 다 정리해뒀어요. 저는 잔업을 해야하니까 물어볼 게 있으면 물어보세요. "
하나에 아리아: " … 이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어요. 당신에게 남은 시간은 고작해야 한 달 남짓… 슬슬 변화를 일으켜야 할 시간이예요. "
하나에 아리아: " 어른의 과오를 아이들에게 대물림하는 기관의 횡포… 일반적인 경우라면 막아야 마땅한 것이지만, 현재로서는 어려운 이야기예요.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습니다만… "
하나에 아리아: " 첫 번째로, 몇 년 사이 신 미래기관의 위상이 너무 커져버렸다는 거예요.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전국의 기업과 관계를 맺고 인재 상당수를 빠르게 흡수하다보니 어느샌가 신 미래기관은 기관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지게 되었어요. "
하나에 아리아: " 각종 분야에서 막대한 매출을 올리게 된 기관은 작년엔 국가 한 해 예산 160%에 달하는 매출 성과를 보이기도 했고요. 이렇듯 규모가 너무 커져버렸는데 명분도 좋아요. 절망에 맞서는 '새로운' 희망. 번지르르 하잖아요? "
하나에 아리아: " 실적과 명분… 그 어디에도 꿇릴 것이 없는 대규모 기관. 국가조차 그 위상에 감히 반하는 행동을 쉽게 할 수는 없을거예요. 그렇기에 저희 둘이 판을 뒤집어 보려고해도 그 가능성은 낮다고 생각하지만…… "
하나에 아리아: " 그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혀보는게 제가 해야 할 일이죠. "
그녀가 어떤 스위치를 누르자 빔 프로젝터에서 어떠한 것이 비추어지기 시작한다.
… 무언가를 열심히 정리해둔 화면이다. 하나에 씨, 열심이었구나……
소우토?: " 오호라. "
하나에 아리아: " … 두 번째 이유는 사회적 분위기가 이미 신 미래기관의 편을 들어주고 있기 때문이예요. "
소우토?: " 그러냐…? 세상이 기관의 편을 들어준다고? "
하나에 아리아: " 당연하잖아요. 나라는 물론이고 전 세계에서 제일가는 기업, 기관이라고요? 세계 매출 1위예요. 소비자 만족도도 1위고, 이외의 각종 편의 서비스부터 시작해서… 늘어놓기에 민망할 정도로 신 미래기관은 세계인의 생활에 깊숙히 침투해있어요. "
하나에 아리아: " 물론 기관이 준비하고 있는 판데모니움 사태에 대해서는 절대 모르고 있지만요. 기관이 기밀 보안을 위해 '처분'을 하는 이유이기도 하겠고…. "
하나에 아리아: " 여왕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극비리에 그런 프로젝트를 준비한다는 것은 기관의 주 목적이 판데모니움으로 이어진다는 말이잖아요? "
하나에 아리아: " … 그 최종목적이 신 미래기관의 아킬레스건이 되는거구요. "
소우토?: " 좋아, 좋아. 치명적인 약점 하나 발견했네. 근데… 신 미래기관의 영향력이 국가가 함부로 하지 못 할 정도의 크기라면 마땅한 방안이 있나? 언론공격을 하려고 해도 묻힐거라고. "
하나에 아리아: " 끝까지 들어보세요. 물론 답없는 싸움인 건 맞는데… 그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혀본다고 했잖아요? "
하나에 아리아: " 우선, 기관이라는 거인을 뒤집어 놓으려면 외부와 내부에서 끊임없이 흔들어줘야해요. 하지만 외부에서 흔든다고 해봤자 당신이 언급한 언론공격 정도가 한계고… 사실 신 미래기관에 반기를 들 언론이 있을까 의문이 들 정도예요. "
하나에 아리아: " … 외부에서의 공격은 과감하게 포기합니다. 언론의 도움을 받을 생각은 말아야해요. 몇 깨어있는 언론사가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가 무슨 수로 그걸 가려내겠어요? "
소우토?: " 좋~았어. 벌써부터 공격력 반토막 났고. 내부에서의 공격은? "
하나에 아리아: " … 당신에게는 시간이 얼마 없지만, 다행히도 기관 내의 영향력마저 무시할 수준은 못 되는걸로 알아요. "
하나에 아리아: " 당신과 친한 2 지부장과 힘을 합칠 수만 있다면 정말 가능성이 높았을텐데… 이야기를 들어보니 그의 도움도 기대할 순 없겠어요. 도움이 뭐예요? 입 잘못 뻥끗했다간 관계자들은 전부 목 날아갈 것 같은데. "
소우토?: " 그, 그래… 그랬지. 그 녀석에게만큼은 절대 들키고 싶지 않아…. "
하나에 아리아: " B를 비롯한 나머지 지부장도 마찬가지 일 거예요. B처럼 광적인 충성을 보이는 지부장도 있고, 그 충성심은 약할지언정 굳이 변화를 도모하려는 지부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죠. "
소우토?: " 듣기 전에 잠깐만. 기관에 우리와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이 없다고 단언할 수 있냐? 저번에 나더러 그랬잖아. 내가 이런 인물일 줄은 몰랐다면서… 네가 사람들 속을 어떻게 알아? "
하나에 아리아: " 확실하게 말해둘 수 있어요. 이 기관의 지부장 중 당신처럼 바보같은 혁명을 일으키려는 멍청한 지부장은 없어요. "
소우토?: " 너… 임마… "
하나에 아리아: " 어머, 나무라는건 아니랍니다? 저도 그 바보 중 한 명이니까요. "
소우토?: " …… "
하나에 아리아: " 근데… 한 번 도박을 걸어볼만한 사람은 있죠. "
소우토?: " 허어, 도박? 기관에 타격을 줄만한 사람이 있다는 뜻이냐? "
하나에 아리아: " 그렇다니까요. 그건…… "
그녀가 입을 열려던 순간, 주말이라 아무도 없어야 할 기관에서 멀리로부터 인기척이 전해져온다.
설마 고위급 간부만 드나드는 회의실에까지 들어오겠냐 싶었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에 아까까지의 흔적은 황급히 치워두기로 했고…
… 그 우려는 사실이 되었다.
???: " … 어! H 아닌가요? 좋은 아침이예요. 소문으로 많이 들었는데, 떠나시기 전에 한 번 만나뵙게 되었네요? "
소우토?: " 어, 어어… 좋은 아침. "
하나에 아리아: " … 8 지부장께서는 인수인계때문에 바쁘셔서 몰랐겠지만, 저 분은 저번 달에 새로 발령되신 문화예술지부의 제 6 지부장, F라고 하세요. 반갑습니다, F. 그런데 무슨 일로…? "
F: " B가 회의실에 서류를 두고 오셨다고 해서요. 말단 간부인 제가 점수 따려면 이렇게라도 해야죠, 뭐~ 여기 지부장들은 죄다 틀딱이라 간헐적으로 치매라도 찾아오나봐요? "
소우토?: " ? "
F: " … 라고할 뻔~? 워낙 바쁘시다보니 깜빡 하셨나보죠! 가슴 아파라. 기관을 위해 밤낮으로 고생하시다보니… 훌쩍. "
하나에 아리아: " …… "
F: " 이크… 분위기가 험악하네요. 그럼 가보겠습니다! 아, H 지부장님! B 지부장께서 뭔가 찾으시는 눈치 같던데… 별 일 없으면 가보시는게 어때요? "
소우토?: " 엉? 그 녀석이 나를 찾아? 왜? "
F: " 글…쎄요? 자세한 건 모르겠네요. 참, 곧 드라마 시작하는데…! 아, 아니… 그게 아니라. "
F: " 곧 중요한 손님이 오셔서요. 주말에도 수고 많으십니다~! "
하나에 아리아: " 네. 들어가세요, F. "
……
소우토?: " … 쟨 뭐냐? "
뺀질거리는 금발 태닝 양아치, F. 겉보기에도 행동거지도 20대를 벗어나지 못한 것 처럼 보일 정도로… 칙칙한 기관 이미지에는 맞지 않게 어려보였다.
하나에 아리아: " … 저 사람이예요. "
소우토?: " 무슨 말이야? 저 사람이라니. 우리 계획을 도울 수 있을법한 사람? "
하나에 아리아: " 네. 저 사람 이외엔 없어요. 그조차도 도박수입니다만… 방금도 보셨죠? 기관에 대한 충성은 거의 제로에 가까워요. 유일하게요. "
하나에 아리아: " 다른 지부장들은 능력 이외에도 충성심을 매우 높게 평가기준에 반영한다는 얘기가 도는데, 저 사람 만큼은 예외라고 생각해요. "
하나에 아리아: " … F는 전 초고교급 영화감독 아츠미 유우라고 해요. 현역 영화감독이기도 한 그의 작품을 거친 배우들은 무조건적인 성공이 보장될 정도로 제작 검토 능력이 뛰어나다고 소문이 자자합니다. "
하나에 아리아: " 그런만큼 유명인사들이 그의 손아귀에 들어있다는거죠. 신 미래기관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모두 저 사람의 덕분이라고해도 무방해요. 세계적으로 유명한 사람들이 그를 칭송하는데… 그런 사람이 신 미래기관의 대표 지부장이라고 생각해보세요. "
소우토?: " 그럼… 기관의 이미지가 나빠질래야 나빠질 수가 없겠군. 치사하게 유명인을 등에 업다니. "
소우토?: " …… 저 녀석한테 부탁하면 유명 배우들 싸인도 받아올 수 있냐? "
하나에 아리아: " 정신 차리세요. 정신. 지금 그런 말이 나와요? "
아… 맞다. 지금 그럴 때가 아닌데……
역할에 너무 몰입하게 되다보니 이젠 현실의 내가 하지 않을 법한 언행도 서슴없이 하게 되어버린다…
하나에 아리아: " F는 제 6 지부의 직원부터 현재의 지부장 자리까지 오르는 데에 2년이 조금 안되는 시간이 걸렸어요. 그만큼 기관의 입장에서는 F의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하는 모양입니다만… 역으로 생각하면 F는 아직 기관에 2년밖에 물들지 않았다는 뜻이예요. "
하나에 아리아: " 게다가 보세요. 기관의 지부장들에게 치매라는 말도 서슴없이 하잖아요. 다른 사람이었으면 상상도 못할 말이라구요? 기관에 충성심이란 쥐뿔도 없다는 걸 뜻하는거예요. "
소우토?: " 그러니까… 저 충성심 쥐뿔도 없는 금태양을 꼬드겨서 한 번 써먹어보자. 이 말이냐? "
하나에 아리아: " 네. 말했지만 신 미래기관의 긍정적인 이미지는 대부분 저 사람이 만들어놓은 거예요. 저 사람만 어떻게 우리 쪽으로 포섭한다면… "
하나에 아리아: " …… "
하나에 아리아: " 자세한 방법은 생각해두고 있을게요. F의 말을 들어보니 B가 당신을 찾는다고 하던데, 가보세요. "
소우토?: " … 그래, 그러지. 고생하라고. "
그렇게 찾아간 B의 사무실에는…
… 다소, 쉽게 받아들이기엔 무리인 장면이 펼쳐져있었다.
B: " 주말인데도 출근해있었군, 소우토. 편하게 앉게. 마침 할 이야기도 있었네. 이 아이를 자네의 후임자에게 소개시켜주고 싶어서 말일세. "
소우토?: " …………… "
소우토?: " … 저 아이는? "
B: " 내가 며칠 전에도 말했지? 나는 해외 용병단의 단장이었다고. 물론 그 용병들은 모두 죽어버렸네만… 운좋게도 딱 한 명은 살아남았어. "
B: " 그게 이 아이일세. 내가 양딸로 데려온 녀석이지. 인사들 나누게. "
소우토?: " 너, 너… "
???: " … 처음 뵙겠습니다. 8 지부장님. "
아라이 미츠키: " 지금은 뼈 밖에 남지않은 스탠드의 용병단장… 아라이 미츠키라고 합니다. "
-
초고교급 기자 / 마키 유이치
초고교급 농구선수 / 카나데 카즈키
X
초고교급 작가 / 호노카 아카네
X
초고교급 아이돌 / 이즈미 코하루
-
-
...
X
X
X
X
-
-
초고교급 요리사 / 칸다 케이타
초고교급 간호사 / 우에하라 에리
X
...
X
초고교급 행운 / 에비나 코토리
-
현 생존 인원: 03 / 17 人?
제로의 멤버
- 에이트
- ???
- 우에하라 에리
- 타카하시 쥰
스탠드의 멤버
- 아라이 미츠키
- 마에카와 히로토
- ???
-
사쿠라 카야데
이노센트
- ???
- 미도리카와 안나
- ???
- ???
- 하나에 리온
- 이노우에 노도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