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노쿠마: " … 자! 그렇게 되었으니 빨리빨리 선택하라구? 같은 제로의 소속원인 타카하시 군이 범인이냐! 아니면 우에하라 양이 범인이냐! "
이즈미 코하루: " 우에하라…! "
타카하시 쥰: " 겁먹을 필요 없다, 우에하라! 지금까지 우리는 잘 해왔어! 목적 완수가 코 앞이다! "
타카하시 쥰: " 모두에게… 모두에게 증명해내는거야! 우리는 절멸의 대상이 아니라는것을…!! "
우에하라 에리: " 나, 나는… "
우에하라 에리: " 난… "
우에하라 에리: " 이제… 지쳤어. 그만하고 싶어…… "
이즈미 코하루: " 야, 야… 우에하라…! "
우에하라 에리: " 지금까지 이러한 형태의 결말은 없었을거야. 하나에가 예순 여섯번의 살인게임을 겪는동안 무조건 마지막 학급재판까지는 도달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어쩌면 이게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기회일수도 있어. "
우에하라 에리: " 난… 이 기회를 놓치고 싶지 않아. "
타카하시 쥰: " 그래… 우에하라, 너는 살아나가는거다. 이 곳의 모두를 죽이고, 너만큼은 살아나가서 우리들을 증명해내는거라고! "
이즈미 코하루: " 우에하라, 정신 똑바로 차려! 너희들이 누구에게 무엇을 증명하고 싶어하는지는 모르겠지만… "
이즈미 코하루: " 상식적으로 생각을 해봐! 누군가의 목숨을 담보로 무언가를 증명해내다니, 그런 극단적인 방법이 어딨어!? "
우에하라 에리: " 그런 극단적인 방법이 아니면 안된단말이야-!!! "
이즈미 코하루: " …! "
우에하라 에리: " 나도… 너희들중 그 누구도 다치게하고 싶지 않아…! 하지만… 하지만…… 이대로라면 재앙을 겉잡을 수 없게 되어버려…!! "
재앙…? 증명…?
아까 타카하시는 아라이더러 판데모니움을 대적할 저항군의 리더라고 했어… 문자 그대로를 직역하면 대혼란, 즉 가상세계의 외부는 이미 대규모의 이상현상이 일어났다는 것을 의미해…
그게 우에하라가 말하는 재앙이겠지. 그럼 그것을 진화하기 위해선 우리들의 죽음으로 무언가를 증명해야한다는 말인가?
우리가 죽으면… 무언가가 달라지는거야?
호노카 아카네: " 뭐가 달라지는데…? "
호노카 아카네: " 아무것도 모르는 우리가 너희들만 아는 사실에 의해 죽어나가면… 무엇이 달라지는거야? "
우에하라 에리: " 그건… "
호노카 아카네: " 이상하잖아!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든, 지금의 우리는 아무것도 알지 못한단 말이야! 우리가 왜 죽어야해? 기억을 잃은 우리가 바깥에서는 살인을 저지르거나, 범죄를 저지르기라도 했어? 그런거야, 우에하라!? "
우에하라 에리: " 그, 그런건 아니지만…! "
타카하시 쥰: " 현혹되지 말아라, 우에하라! 에이트가 말한 대재앙의 결과를 벌써 잊어버린거냐! "
우에하라 에리: " 그건 기억하고 있어…! 그렇지만 호노카의 말대로 이 아이들이 잘못을 한 것도 아니잖아…!! "
타카하시 쥰: " 그래, 잘못은 하지 않았지! 그래서 누누히 말해왔잖나, 세계는 불합리하다고! 나도 이렇게 허무하게 죽는 것은 달갑지 않다! 특히나 과거의 기억이 있는 입장에서는 더더욱! "
타카하시 쥰: " 하지만 알잖나, 우에하라… "
… 그렇게 설전이 오고가는 사이, 우에하라의 앞에는 기존보다 조금 특수한 투표창이 나타나있었다.
타카하시 쥰, 그리고 우에하라 에리… 두 명중 한 명의 검정을 만드는 것은, 모두 우에하라의 손에 달려있다.
만약 우에하라가 타카하시를 검정으로 지목한다면, 타카하시는 검정으로써 처형되며 남은 우리들은 살인게임을 계속 이어나가고…
우에하라가 자신을 검정으로 지목한다면, 잘못된 검정을 지목한 우에하라 이외의 전원이 처형받아 죽게된다.
어떻게 되든 우에하라는 살아나간다. 하지만 우리들은…
이대로… 죽는건가?
이리에 사야하: " 우에하라 누나… 아니지? 나, 사실은 누나 믿는다? 에헤헤, 사랑해…? "
이즈미 코하루: " 아까까지 실컷 갈굴 때는 언제고! "
이즈미 코하루: " 하아, 우에하라… 네가 무슨 사정이 있는지, 어떤 고민을 하는지… 우리는 잘 몰라. 그래서 이런 단편적인 이야기만 계속해서 반복할 수 밖에 없지만… "
이즈미 코하루: " 우리가 특별한 죄를 지은게 아니라면… 반드시 죽어야만 하는 쓰레기가 아니었다면… "
이즈미 코하루: " … 살고 싶어. "
이즈미 코하루: " 바깥 세상이 어떻든 좆까라 그래! 너희가 왜 반드시 무언가를 증명해야만 하는데!? 우리는 우리 모두의 꿈이 있어! 누군가를 위해 살아가고 죽어야하는 꼭두각시 같은게 아니란 말이야! "
이즈미 코하루: " 언제까지 착한 척, 가련한 척은 다 하면서 너 자신을 숨기고 살거야? 이제 좀 확실하게 할 때도 됐잖아! 나쁜 년을 하든, 착한 년을 하든 한 가지만 하라고! "
타카하시 쥰: " 아니. 대재앙은 반드시 이 가상세계에서 끝내야만 하는 악몽이다! 이미 예순 여섯번이나 실패한 기회야, 지금같은 기회는 두 번 다시 돌아오지 않아! "
이즈미 코하루: " 우에하라…! "
타카하시 쥰: " 우에하라-!! "
우에하라 에리: " 흑, 흐으윽… 흐극… "
우에하라 에리: "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요… 미안해… 정말 미안해… "
카나데 카즈키: " …… 야, 우에하라. "
카나데 카즈키: " 네가 진심으로 갈등하고 있는건 나에게도 느껴졌다. 그러니까 넌 그저 네가 한 선택이 옳다고 믿고… "
카나데 카즈키: " 후회없을 선택을 해라. "
우에하라 에리: " ……!! "
띠링, 하는 맑고 간결한 음이 재판장을 가득 메웠다.
투표가… 끝이 났다.
마지막의 마지막까지도 언성을 높이던 타카하시와 이즈미도 그 즉시 싸움을 멈추고 우에하라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우에하라는 풀썩 주저 앉아 흐느끼고 있었다.
모노쿠마: " 자, 마침내 길고 긴 투표타임이 끝났습니다! 우에하라 양이 고심끝에 결정한 검정은 과연 누구일지… 우푸푸. "
모노쿠마: " 그 정체는 바로-!!! "
모두가 숨죽여 재판의 결과를, 우에하라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던 찰나…
결과가 나왔다.
길게 생각할 것도 없이 모두는 그 결과를 뇌에 새기기에 바빴다. 그리고 스크롤 정중앙에 큼지막하게 새겨진건, 다름아닌……
호노카 아카네: " …………… "
호노카 아카네: " ………………………… "
호노카 아카네: " ……………………………………… "
호노카 아카네: " 어? "
우에하라 에리였다.
검정이 우에하라 에리로 처리되었다.
우에하라는 결국 자신이 검정인 쪽으로 투표해버렸나… 아니, 이제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모든 과정 끝에 만들어진 이 결과는 그 누구도 되돌릴 수 없게 되어버렸다.
우리들이… 패배했다.
이어서 우리를 덮친 것은, 우에하라를 향한 배신감도 타카하시를 향한 분노도 아닌…
… 이루 말할 수 없는 공포감이었다.
지금까지 쌓아온 공든 탑이 무너지는 듯한 허무감, 더 이상의 기회는 없다는 좌절감…
… 그리고 이런 것들이 종합되어 몸소 느껴져오는 절망감.
이리에 사야하: " 거짓… 말이지? 우에하라 누나, 뭔가 잘못된 거 아니야…? "
우에하라 에리: " 미안해, 미안해, 미안해……… "
타카하시 쥰: " … 잘했다, 우에하라. "
이즈미 코하루: " 말도 안 돼… 있을 수 없어, 우리가 틀렸… 아니, 틀리게 되었다고…? 이런건 순 억지잖아… "
모노쿠마: " 뭐, 너희들이 인정하고 하지 않고는 중요하지 않잖아? 어차피 재판의 결과는 우에하라 양이 검정인 것으로 정해졌으니까. "
모노쿠마: " 확실히… 이렇게 끝맺음을 짓게 된다는건 나로써도 너무 아쉬운 결과이긴 하지만… 이것도 결말의 일부겠지. "
모노쿠마: " 그럼, 살인수학여행의 교칙에 따라 학급재판에서 승리한 검정, 우에하라 에리 양을 제외한 전원은 처형되고 검정만이 섬을 빠져나가게 됩니다! "
호노카 아카네: " 처… 형? "
모노쿠마: " 뭘 새삼스레 물어보니? 아, 호노카 양은 처음이니까 그럴 수도 있겠구나~ 어쩜 좋아? 인생 첫 재판에서부터 실패라니… 마음이 아프당. "
타카하시 쥰: " 그래, 처형… 이걸로 된거야. "
타카하시 쥰: " …… 모노쿠마. "
모노쿠마: " 엉? 왜?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라도 있니? "
타카하시 쥰: " 미안한 말이지만, 나를 제일 먼저 처형시켜줄 수 있겠나? "
모노쿠마: " 어라~ 어째서? 이 곳에 더 있기 무서워졌니? 그게 목적이라면 어차피 곧 모두가 편해질텐데… "
타카하시 쥰: " 그런 것이 아니다. 그저 조금이라도 더 빨리 내 죽음을 보임으로써, 억울하게 죽어갈 나머지 영혼들을 달래주고 싶을 뿐…… "
타카하시 쥰: " … 가능하겠나? "
모노쿠마: " 우와, 대견해 대견해~ 사실 들어줄 필요도 없는 의견이지만, 살인게임을 멋지게 장식해준 타카하시 군이 대견하기도 하고… "
모노쿠마: " 무엇보다도 그걸 지켜보는 너네들의 모습은 엄청 절망적일테니까, 그 모습으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겠지! "
모노쿠마: " 그럼, 학생의 의견을 적극 수용하여 타카하시 군의 처형을 시작으로~ 그리고 너네들의 처형을 마지막으로 할까요! "
모노쿠마: " 저번과는 다르게 비록 어두침침한 지하에서 진행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힘차게 가보자구! "
모노쿠마: " 초고교급 연극배우, 타카하시 쥰 군을 위한 스페셜한 벌칙을 개시하겠습니다! "
타카하시 쥰: " 우에하라, 미안하다… 멋대로 혼자만 살려두어서. "
우에하라 에리: " 흐윽, 흐으으으… 우으으으…!! "
타카하시 쥰: " 그리고 미안하다, 모두들… "
모노쿠마: " 벌칙 타임-!! "
타카하시 쥰: "… 지옥에서 다시 만나지. "
그 말을 끝으로, 어디선가 날아온 쇠사슬이 목줄이되어 타카하시의 목을 휘감았다.
타카하시는 자신에게 다가올 죽음따위는 받아들일 각오가 되어있다는 듯이, 급격히 변해가는 상황에서도 눈동자가 흔들리는 일이 없었다.
그런 그를 더 이상 현실에서는 볼 수 없게 되었고… 우리가 볼 수 있는 그의 마지막은 오직 중앙 모니터 속 화면으로만 허락될 뿐이었다.
-
GAME OVER
- 초고교급 연극배우, 타카하시 쥰이 정답을 틀린 하양으로 결정되었습니다.- 처형을 시작합니다.
화면에 비추어지는 곳은 정숙한 법정이었다. 그 곳에는 판사 모노쿠마와 피의자 모노쿠마, 검사 모노쿠마, 그리고 타카하시가 있…
… 타카하시가 아니라 에이트잖아.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래디컬패드를 통해 종종 보아온 에이트와 똑같은 얼굴이 재판장에 서있었다.
하지만… 죽은 이가 살아 돌아오는 일은 없겠지. 그의 프로필란보다 작은 키와 체구를 보아 저 사람은 분명 에이트로 변장한 타카하시일 것이다.
에이트로 보이는 타카하시는 무언의 협박에 의해 피의자 모노쿠마를 변호하고자 노력했지만… 연극배우가 아무리 연기를해도 실제를 따라갈수는 없는 법.
결국 의뢰인을 제대로 변호하지 못한 타카하시는 피의자 모노쿠마의 원망을 들으며 쓸쓸히 법정을 빠져나갔다.
이후에 모노쿠마가 어떤 해코지를 하나 싶었지만, 딱히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고… 법정을 나선 타카하시가 다음으로 향한 곳은 영화를 연상케하는 레이저들이 그득한 곳이었다.
동료 모노쿠마로 추정되는 곳에 들어서자, 아까까지 보이던 에이트의 형상을 대체하는 다른 사람이 있었다.
저 사람은… 이노우에 노도카다.
두 사람은 한 발자국씩 목표를 향해 나아갔다.
조심스럽게, 또 조심스럽게… 목표물에 근접하던 그 순간, 이노우에로 변장한 타카하시는 결국 레이저에 걸려버리고 말았다.
타카하시를 깊게 신뢰한듯한 모노쿠마는 타카하시를 원망하는 눈빛으로 노려봤고, 그 즉시 모노쿠마는 레이저에 꿰뚫려 폭발하고 말았다.
허겁지겁 그 자리를 도망쳐나온 타카하시는 또 다른 방으로 넘어갔다.
그 다음의 공간은 어느 콩쿠르, 보여진 사람은 미도리카와 안나… 그리고 그의 부모님을 연상케하는 분장을 한 모노쿠마 두 마리가 눈물을 훔치며 타카하시의 공연을 듣고 있었다.
하지만… 타카하시는 하피스트가 될 수 없었다. 그는 처참한 실력으로 콩쿠르를 망치고 말았고, 두 모노쿠마들은 눈물을 펑펑 흘리며 자리를 뜨게 되었다.
그 어떤것도, 그 무엇 하나도 자신의 능력으로 제대로 해내지 못한 타카하시는 분장을 집어 던지고 마지막 방으로 걸어나갔다.
… 바다다.
노을이 비춰 붉은 빛이 되어버린 바다에, 타카하시는 신발을 벗고 천천히 바다속으로 걸어가고 있었다.
누가 봐도 자살을 연상케하는 장면이었다. 결국 그는 뒤도 돌아보지 않은 채 바닷속 깊은 곳으로 향하고 만다.
이윽고 바다에서는 보글거리는 거품이 몇 번 올라오더니, 그 기척마저 사라지고 말았고……
결국 그는 이 세상의 무엇도 되지 못한 채, 연극배우로써의 비참한 최후를 맞이하였다.
그렇게 화면이 암전되고 처형이 끝났나 싶더니…
<네모바지 어릿광대>
깊은 바닷속으로 들어간 타카하시가 어쩐지 각진 형태로 다시 나타났다…?
하지만 그 형태는 무언가의 압축을 통해 억지로 네모난 형태를 만들어놓은 것이라, 보기에 심히 불쾌하고 역겹기까지 했다.
그러면서도 인간의 형태는 유지하고 있어, 바닷속에서 이미 익사라는 죽음의 공포를 느꼈을 타카하시는 어떻게든 수면 위로 올라가고자 했지만…
그를 둘러싼 모노쿠마들은 일제히 무언가를 외쳤고, 그 내용은 자막을 통해서 알아낼 수 있었다.
" 아직 구멍이 없잖아! " … 였다.
그것들은 일제히 전동 드릴을 손에 들고, 이상한 모양의 타카하시의 몸에 구멍을 송송 뚫기 시작했다.
사방으로 튀는 피, 무언가의 질긴 고기… 그것들이 걸러지지 않고 그대로 화면이 내보였다.
시간이 지나, 모노쿠마들은 어린 모노쿠마들에게 몸에 구멍이 송송 뚫린 네모바지 타카하시를 소개했다.
그것들은 새로운 마스코트의 등장에 소리지르며 환호했지만, 타카하시는 이미 사람이라고 볼 수 없는 형태의 기괴함을 내보이다가 생명이 다하고 말았는지 픽 쓰러지고 말았다.
결국 마지막의 마지막까지도… 그는 타카하시 쥰으로써 죽을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 장면을 끝으로… 화면은 정말로 암전되어간다.
-
무섭다…
끔찍하게 무섭다. 느긋하게 타카하시의 죽음에 대한 감상따위를 할 때가 아니다.
이대로라면… 이대로라면 우에하라를 제외한 모두가 같은 꼴이 되어버리고 말아…!!
모노쿠마: " 우뿌뿌… 겁먹었니? 그럴만도 하지! 너희들 모두 죽는건 처음이잖아? 낮선 경험은 언제나 그런 법이란다. "
모노쿠마: " 하지만~ 뭐든 도전해보면 괜찮지 않을까? 죽음이라는것도 생각보다 그렇게 나쁘지 않을 지도 몰라! "
이즈미 코하루: " 시, 싫어… 싫어어어어어-!!!! "
카나데 카즈키: " ……… "
이리에 사야하: " 아하하… 이거 꿈인가? 꿈이지? "
이리에 사야하: " 아니야… 이건 꿈이 아니야… 그렇다면 모든게 끝나기 전까지 눈을 뜨지 말자… 나는 잠을 자는것 뿐이야……
에비나 코토리: " 윽… 모노쿠마…!! "
모노쿠마: " 자, 그럼! 타카하시 군의 열기를 이어받아서 나머지 하양들의 처형도 시작해보도록 할까요~? "
모노쿠마: " 그럼, 학급재판에서 패배한 초고교급 농구선수 카나데 카즈키, 초고교급 작가 호노카 아카네, 초고교급 아이돌 이즈미 코하루… "
모노쿠마: " 초고교급 도박사 이리에 사야하, 초고교급 용병 아라이 미츠키, 그리고…… "
모노쿠마: " … 초고교급 행운 에비나 코토리. 각자에게 걸맞는 스페셜한 벌칙을 준비했답니다! "
아라이 미츠키: " 와… 이거 진짜 좆됐네. "
호노카 아카네: " 이건… 현실이 아니야… 현실일 리가 없어… 현실일 리가…… "
우에하라 에리: " 미, 미안해… 정말 미안해, 얘들아… 정말 미안해…!! 죽어서라도 나를 원망해줘… 정말… 미안해…… "
모노쿠마: " 그럼, 힘차게 가보도록 할까요~? 벌칙 타임-!! "
호노카 아카네: " ……… "
호노카 아카네: " 마키… "
무언가에 홀린듯 마키의 이름을 속삭였다.
마지막 순간에 떠오르는 것이 이 자리에 없는 마키 유이치의 이름이라니… 대체 무슨 일인지.
그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이 아니었을까? 거울의 미궁에서 그랬잖아. 마키가 나를 구하러 오겠다고…
…… 순 거짓말.
그에 대한 생각이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아까 타카하시 때와 똑같은 쇠사슬이 목을 옥죄어온다.
그 사슬은 순식간에 나를 영문모를 곳으로 끌어당긴다. 나뿐만 아니라 우에하라를 제외한 다른 모두도, 똑같이 다른 방향으로 끌려나갔다.
기도가 막히는듯한 압박에 끌려가는 와중에도 어떻게든 숨을 쉴 공간을 만들어보고자 사슬을 앞으로 당겨봤지만… 딱히 쓸모없는 짓이었다.
그렇게 몇 초를 더 끌려가, 내동댕이치듯 도착한 곳은…
… 동화나라를 연상케하는 곳이었다.
-
GAME OVER
- 학급재판이 종료되었습니다.
- 패배한 하양들에 대한 벌칙이 개시됩니다.
<공간을 달리는 앨리스>
언제 하늘색 드레스로 갈아입었지…?
상황파악이 채 끝나지 않았음에도, 멍하니 있다가는 타카하시처럼 죽어버리고 만다는 생각에 몸이 먼저 움직이기 시작했다.
어디로 도망가야할까 고민하던 찰나, 작고 귀여운 흰토끼 한 마리가 나에게 따라오라는 것처럼 몸을 흔들곤 어디론가 뛰어가기 시작했다.
… 이대로 가만 있을수는 없었기에, 공포에 압도된 몸을 어떻게든 일으켜 도망칠 수 밖에 없었다.
절대로… 절대로 이렇게 죽을 수는 없어!!
그런 마음 하나만으로 달리고, 또 달렸다. 드넓게 펼쳐진 푸른 언덕을 계속해서 달렸다.
머지않아 아까 쓰러져 있었던 장소에서 함성 소리가 들려왔다.
카드 옷을 입고 다이아몬드 모양의 창을 든 모노쿠마 병정들이었다. 그리고 그것들이 도망가는 나를 찾는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한 모노쿠마의 함성이 울리자,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사방에서 서서히 포위망을 조여오기 시작한다.
흰토끼도 더이상 어찌할 도리가 없다는 듯 폴짝폴짝 뛰어가는 것을 그만두었고… 입 안에서부터 작은 마법봉을 꺼내어 내 앞에 내려놓았다.
그 마법봉을 건네받아 가볍게 휘두르자, 바닥에 작은 포탈 구멍이 생성되었다.
이 포탈은 어디로 향하는거지? 그것을 잠시 내려다보았지만… 그 아래는 끝없는 어둠만이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그렇게 내려가기를 망설이던 찰나… 어느샌가 모노쿠마 병정들은 팔방에서 나에게 창을 겨누고 돌진해오기 시작했다.
이대로라면 저것들의 창에 찔리고 말아…! 미지의 두려움보다 죽음에 대한 공포가 앞섰던 나는, 그 영문모를 바닥의 포탈에 몸을 던졌고…
… 나는 끝없는 어둠 속을 추락하게 되었다.
한동안 내 몸이 내 몸이 아닌 것만 같았다. 이 끝없는 추락 끝에는 무엇이 나를 반길까?
그대로 콘크리트 바닥에 꼬라박아 추락사…? 아니, 어쩌면 흰토끼가 나에게 탈출구를 만들어주었을지도 몰라.
희망과 절망이 교차하는 추락 속, 서서히 개어지는 어둠과 동시에 추락의 끝을 알 수 있었다.
귀를 찢어버리는 듯한 기계소리, 무언가를 계속해서 빨아들이는 듯한 공기의 흐름… 눈을 부릅뜨고 아래를 응시하면… 결국 그 정체를 마주하고야 만다.
…… 입을 활짝 벌린 채 떨어지는 나를 갈아버릴 거대한 분쇄기를.
나는 비명을 지르며 어떻게든 살아보고자 발버둥을 쳤지만, 그게 소용이 있을 리가 없다.
결국… 그것에 가까워지고 만다. 분쇄기와 나의 몸은 계속해서 가까워졌다.
최후에는 듣고야 말았다. 나의 발 쪽에서부터 올라오는 죽음의 소리를…
마지막으로 생각해본다. 인간에게 다음 생이라는 것이 있다면, 부디 조금은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기를 바라며……
조용히 눈을 감았다.
-
초고교급 기자 / 마키 유이치 [3]
-
…X
XX
-
-
초고교급 요리사 / 칸다 케이타 [4]
초고교급 간호사 / 우에하라 에리 [6]
X
…X
…-
현 생존 인원: 03 / 17 人?
-
제로의 멤버
- 에이트
- ???
- 우에하라 에리
- 타카하시 쥰
스탠드의 멤버
- …
- 마에카와 히로토
- ???
- 사쿠라 카야데
이노센트
- ???
- 미도리카와 안나
- ???
- ???
- 하나에 리온
- 이노우에 노도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