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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겨울의 호수

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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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디에도 없었다.


추위를 뚫고 도착한 축제장에는 방금까지 무대를 열심히 세팅한듯한 흔적만이 남아있을 뿐… 이즈미는 그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다.


잠깐 화장실이라도 간 것일까, 노파심에 채팅을 수 십개나 보내보았지만 대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아… 무언가가 오기는 했지만, 그저 칸다에게서 도착한 상황보고의 채팅일 뿐이었다.


칸다는 현재 마키의 계획에 영문도 모른채 휩쓸려, 처음에는 몹시 당황해하는 듯 보였다.


마키가 농성하고있는 조타실에서 설득이나 대화도 시도해보고, 어떻게든 문을 뚫어보고자 그 나름대로 노력하고 있었지만…


시간이 흐르고 결국 답이 없다는 것을 깨달은 칸다는, 결국 크루즈 여행을 즐기게 되어버렸다.


… 저래도 되는건가?


마침, 그에게서 또 한 통의 사진이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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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다 케이타: " 얼마까지만 해도 얼어죽는 줄 알았는데 여기는 뜨뜻한게 열대 섬이라도 온 것 같다 "


칸다 케이타: " 같이 수영할 사람이 없는게 아쉽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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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며, 수영장에서 놀고 있는 사진이었다.



카나데 카즈키: " 짜, 짜식이… 우리는 추위에 벌벌 떨고있는데… 엣추! "


호노카 아카네: " 냅두자… 칸다도 원해서 끌려간것도 아니고, 저렇게라도 무사한걸 확인했으니 그걸로 됐지만… 대체 이즈미는 어디에 간거지? "



그 이후로도 이즈미의 이름을 몇 번이나 크게 외쳤지만 상황에 변화가 생기지는 않았고, 갈수록 증폭되어가는 불안감에 다른 아이들에게도 알려야하나 싶은 생각이 들던 참이었다.



???: " … 어? 뭐야, 너희들. 여기엔 무슨 일이야? "


호노카 아카네: " 이, 이즈미! 어디에 있다가 이제야 나타난거야…!? 한참 찾았잖아! "



뒤에서 들려오는 소리에 황급히 뒤를 돌아보면, 양 손 가득히 코스프레용 의상과 가발을 들고있는 그녀가 서있었다.


앞을 가릴 정도로 손이 가득찬 그녀를 돕기 위해 나와 카나데가 짐을 덜어주었고…


그것들을 무대에 내려놓자, 그녀는 숨을 푹 내쉬며 식은 땀을 닦아내었다.



이즈미 코하루: " 하아, 허리 아파 죽는 줄 알았네… 이럴 줄 알았으면 끌 것이라도 챙겨서 가는거였는데. "


호노카 아카네: " 이즈미… 너무 태연한 거 아니야? 우리가 너 혼자 사라져서 얼마나 찾았는데! "


이즈미 코하루: " 어, 어…? 날 찾았다고? "


카나데 카즈키: " 아까 모습 보니까 패드에 손 올릴 틈도 없었겠구만, 뭘… 그렇지? "


이즈미 코하루: " 아… 미안하게 됐어. 오늘 밤에 공연할 때 쓸 코스프레 가발이랑 의상인데, 끙끙거리면서 들고오느라 패드는 신경을 못 쓴 것 같다. "


카나데 카즈키: " 그렇게 준비할게 많으면 우리라도 부르지 그랬어? 여튼, 준비는 다 끝나가? 아이돌 마지막 공연을 한다며? "


이즈미 코하루: " 아까도 말했지만 오늘 밤, 그것도 20시에 폭죽놀이와 맞춰서 공연을 시작할거야! 후후… 마지막 피날레로는 적당한 시간이지. "


이즈미 코하루: " 뭐, 물론 마에카와 녀석이 스탠드로 밝혀진 지금에서 이러면 안되는건 알고 있지만…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이 곳에서 마지막으로 한이라도 풀고 가려고. 적어도 이런 곳에서 지박령이 되기는 싫거든. "


카나데 카즈키: " 에이, 누가 들으면 아주 죽는 줄 알겠다? 너무 부정적인 거 아니냐? 아무도 안 죽을테니 걱정하지 말- "



농담투로 말을 던진 카나데였지만, 이즈미에게는 딱히 농담처럼 들리지는 않았는지… 그녀는 허해진 눈빛으로 우리에게서 시선을 돌렸다.



이즈미 코하루: " … 나는 그렇게 생각 안 해. "


이즈미 코하루: " 내가 오죽했으면 이 상황에서 마지막 공연이니 뭐니 떠들면서 난리 피우겠어? 언제 어디서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이니까 그런 거잖아. "


이즈미 코하루: " 나도 눈치라는게 있어. 하지만 어떡해, 당장 오늘 밤이라도 죽을 수 있는게 이 가상세계인데… "


카나데 카즈키: " …… "


이즈미 코하루: " 그래… 너한테 화를 내는것도 잘못되었다는 것 쯤은 알아. 미안해, 미안한데… 나한테는 농담이라도 그런 헛된 희망은 심어주지 마. "


이즈미 코하루: " 닿을 수 없는 거짓말일수록 절망적인건 없으니까. "



-



그 말을 마지막으로, 우리는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자리를 빠져나왔다.


분명히 반박할 거리는 있었다. 그건 카나데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우리는 그녀에게 아무런 말도 해주지 못했다.


… 반박할 것이 있다고는 해도, 그녀의 입장 또한 틀린 것은 아니었으니까.



카나데 카즈키: " … 야, 호노카. "


호노카 아카네: " 응? 왜 그래? "


카나데 카즈키: " 거짓말이라도 희망을 심어주는게… 그렇게나 잔인한 짓이었냐? "


호노카 아카네: " 뭐, 뭐야… 너답지 않게. "


카나데 카즈키: " 요즘따라 나 자신을 되돌아보는 시간이 많아져서 그래… 저번에 우에하라 때랑 마찬가지로. "


카나데 카즈키: " 아까 이즈미의 비관적인 말을 듣고나니까 정말 화가 났거든? 누구는 그걸 모르냐고, 몰라서 헤실헤실 웃고만 있냐고 따지고 싶었는데… "


카나데 카즈키: " 오히려 대책없이 떠들고 있는건 내 쪽이라는 생각이 들더라. "



……



카나데 카즈키: " 그래, 어쩌면 내 마인드부터가 틀렸을지도 몰- "


호노카 아카네: " 아, 잠깐만! 너 말이야… 사람이 좋아도 적당히 좋아야지. 하다못해 신념이라도 뚜렷하던가! "


카나데 카즈키: " 어, 엉…? "


호노카 아카네: " 이즈미가 저렇게나마 고민을 할 수 있는 이유가 뭐겠니? 차마 놓을 수 없는 일말의 희망이라도 있기 때문이야. 모두가 이즈미처럼 현실적으로만 상황을 바라보면 어떻게 이 가상세계를 버텨나가겠어? "


호노카 아카네: " 누군가는 바보같이 희망적인 말을 해주는 것도 중요해. 그조차도 없으면 다들 엄청 힘들어질거야… 네 바보같은 말이, 네 바보같은 행동이 누군가에게는 정말 중요한 힘이 될 수도 있는걸 왜 모르는거야? "


호노카 아카네: " 나도 마찬가지야. 너희들과 과거 같은 학급생이라고는 해도 현재는 아무것도 기억에 남아있지 않아. 그렇기에 무섭고, 또 두렵지만… 적어도 우리가 함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힘이 나고 있는걸. "


호노카 아카네: " 너가 말했지? 이즈미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고. 맞아, 동감이야. 이즈미의 말은 틀리지 않았어. 하지만 그렇다고해서 네 의견이 틀리게 되는 것도 아니니까… "


호노카 아카네: " 각자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 하는거야. 누구는 현실적으로 상황을 바라봐주고, 누구는 희망적으로 상황을 바라봐주고… 그것들이 균형을 이룰때 우리는 더 성장하고 나아갈 수 있게 된다고 생각하니까. "



……



호노카 아카네: " … 낯 간지러우니까 그만 쳐다봐. "


카나데 카즈키: " …… 푸훗. "


카나데 카즈키: " 푸하핫! "


호노카 아카네: " 뭐, 뭐가 웃겨? 난 진지하게 말한건데! "


카나데 카즈키: " 그래… 그렇지. "


카나데 카즈키: " … 너는 다시 이즈미에게 돌아가지 않을래? 아무래도, 걔한테는 나보단 네 말이 더 와닿을 것 같으니까… 가서 위로라도 해줘. 밤 늦으면 위험하니까 같이 조심히 돌아오고. "


호노카 아카네: " 뭐야 그게… 말이 좋아 칭찬이지 사실상 떠넘기기 아니야? "



그러면서도, 나는 그 제안을 거절하거나 하는 일은 없었다.


이즈미와 그렇게 헤어져 찜찜하기도 하고, 애초에 우리의 목적은 사라진 이즈미를 찾아 박물관까지 돌아가는 것이었으니까…


그래… 이왕 이렇게 된거, 이즈미의 무대 일이라도 도와주면서 이야기를 나눠봐야겠다.



-



이즈미 코하루: " 휴우, 드디어 끝났네…! "


호노카 아카네: " 힘들었어… "



몇 시간의 노동 끝에 무대 세팅이 끝나고, 우리는 무대 위에 대자로 누워 어느샌가 하늘에 뜬 별을 바라보았다.


하염없이… 밝았다.


혹시라도 닿을 수 있을까 손을 뻗어보았지만 역시나 닿지는 않았다. 그 광경을 본 이즈미는, 피식하고 작게 웃음을 내보였다.



이즈미 코하루: " 그게 닿겠냐…? 바보야. "


호노카 아카네: " 바보라니! 누구든 별을 잡아보고 싶다는 꿈 정도는 꾸기 마련이잖아? "


이즈미 코하루: " 그건 어릴 때나 그러는거고. 고등학생이 그러면 우습지, 보통. "


호노카 아카네: " 너도 참… 고등학생은 애 아니야? 완전 어른이라도 된듯이 말하네. "



……



이즈미 코하루: " 맞아… 우리는 아직 어리지. "


이즈미 코하루: " 그렇기에 꿈을 꿀 수 있는거야. 아직 완전히 틀이 잡히지 않은 미완성물, 그렇기에 무엇이든 될 수 있는 미완성물…. "



그러면서, 그녀는 자신 나름의 뜻이 담긴 말을 중얼거렸다.



이즈미 코하루: " … 우습지 않아? 초고교급 아이돌로 키보가미네 학원에 입학한 내가, 아이돌을 그만두길 바라면서 마지막 공연을 하려고 하다니. "


호노카 아카네: " 우습다고 생각하지는 않지만… 이유가 궁금하긴 해. 혹시 아이돌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그런거야? "


이즈미 코하루: " 에이, 그렇지는 않아. 물론 악성 팬덤이나 까, 빠들이 문제가 되기는 하지만… 나는 그런것은 크게 신경 안 써. 어차피 인생의 패배자들이나 그러는건데 뭘… "


이즈미 코하루: " 아이돌 활동도 나름대로 행복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해. 그냥… 이건 내가 원하지 않은 행복이어서 그렇지. "


호노카 아카네: " 원하지 않은 행복? "


이즈미 코하루: " …… "


이즈미 코하루: " 하아, 내가 무슨 말을 하는거람… 그냥 조용히 별이나 보자. "



… 뒷이야기가 궁금했지만, 딱히 캐묻거나 하지는 않았다.


그저 옆에 있어주는 것만으로도, 이즈미에게는 그것 이상의 위로가 없다고 생각했으니까.


내가 그랬던 것 처럼, 그녀도 나와 마찬가지이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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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이후로도 그녀는 내게 많은 이야기를 해주었다.


과거에 있었던 웃기거나 슬픈 이야기부터, 오늘 밤에 있을 마지막 공연의 계획까지…


아까까지만 해도 공허한 눈빛을 가졌던 이즈미가, 자신이 좋아하는 이야기를 하자 금새 눈빛이 돌아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이즈미는… 아이돌이 어쩌니 하면서도, 적어도 누군가의 앞에서 무대를 선보이는 것 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좋아하는 것 같았다.


그렇지 않았다면 도저히 담을 수 없을 꿈이, 그 눈에는 담겨있었다.



이즈미 코하루: " 그러니까, 딱 폭죽이 터지기 시작하는 20시에 하이라이트 부분을 부른다니까! 진짜 가슴이 웅장해지지 않니? "


호노카 아카네: " …… "


호노카 아카네: " 아! 벌써 19시 40분인데, 슬슬 다른 사람들도 불러야하지 않아? 네 계획대로라면 20시에 노래의 하이라이트를 불러야 한다며? "


이즈미 코하루: " 치, 말 많이 한다고 딴 생각 하기는… 그건 걱정하지 않아도 돼. 이미 마에카와랑 아라이 녀석이 없는 단체방을 만들어서 채팅 하나 남겼으니까. "


이즈미 코하루: " 봐, 저기 오네. "



이즈미가 가리킨 곳에 시선을 맞추자, 저 멀리서 겉옷을 덕지덕지 껴입은 무리가 이리로 오고 있었다.


카나데 카즈키, 이리에 사야하, 타카하시 쥰… 그렇게 세 명이 전부였다.



호노카 아카네: " 어라, 너희 셋이 전부야? 우에하라나 에비나는 어디로가고… "


이리에 사야하: " 에비나 누나는 채팅으로 연락이 닿았어. 혼자 있고 싶으니까 찾지 않아도 된다고… 우에하라 누나는 아라이 누나 쪽을 감시하고 있는지 답장이 없어서, 그냥 우리끼리 왔지~ "


이즈미 코하루: " 아쉽긴한데… 뭐, 됐어. 관중은 너희 셋이면 충분하니까. "


이즈미 코하루: " 자, 도와줘서 고마웠어! 너도 내려가서 마지막 공연을 지켜봐줄래? "


호노카 아카네: " …… "


호노카 아카네: " 응, 힘내! "



그녀의 부탁에 한동안 입을 열 수가 없었다.


현실만 바라보던 그녀의 눈은, 어느샌가 다른 꿈을 향해 나아가려는 소녀의 동경으로 가득 차 있었기에… 나는 그것에 적응하는 데에 약간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래… 이즈미는 자신의 선택으로 다른 길을 나아가는거야. 이 공연을 마지막으로, 그녀는 더욱 성장해나갈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며, 나는 무대에서 내려가 관객석에 앉았다.


얼마 후… 무대에는 장막이 치고, 우리는 침묵 속에서 이즈미의 공연을 기다리고 있었다.



호노카 아카네: " 기대된다, 그치? "


카나데 카즈키: " 하암…… "


카나데 카즈키: " 아, 엉… 기대되네. "


타카하시 쥰: " 그러게, 너무 피곤하면 자고 있으라니까 고집은… 하암. 하루종일 고생했으니 피곤한 것도 당연하겠지만… "


카나데 카즈키: " …… 하으암. "



… 다들 무척이나 피곤해보이는 몰골이다.


그도 무리가 아니지. 오늘만 해도 많은 일이 있었고… 많이 돌아다니기도 했으니까.


그리고 그녀 또한 우리의 고됨을 알아챘는지, 이즈미는 평소 이상으로 한껏 텐션을 높이며 외쳤다.


그녀가 능수능란하게 진행을 하며 관객석의 우리들의 텐션까지 업 시키는동안, 어느덧 시간은 20시를 향해 달려갔고…


우리의 마지막 평화가 그녀의 공연과 함께 시작 되었다.



… 동시에, 우리의 마지막 평화가 그녀의 공연과 함께 끝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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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카나데와 함께 이즈미를 찾으러 가는 선택지로 인해 카나데와의 친밀도 +1, 이즈미와의 친밀도 +2


초고교급 기자 / 마키 유이치 [3]

초고교급 농구선수 / 카나데 카즈키 [4]

X

초고교급 작가 / 호노카 아카네

X

초고교급 아이돌 / 이즈미 코하루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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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도박사 / 이리에 사야하 [4]

초고교급 연극배우 / 타카하시 쥰 [3]

초고교급 조향사 / 마에카와 히로토 [1]

X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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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요리사 / 칸다 케이타 [4]

초고교급 간호사 / 우에하라 에리 [6]

X

초고교급 용병 / 아라이 미츠키 [0]

X

초고교급 행운 / 에비나 코토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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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생존 인원: 11 / 17 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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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멤버


- 에이트

- ???

- 우에하라 에리

- ???


스탠드의 멤버


- 아라이 미츠키

- 마에카와 히로토

- ???

- 사쿠라 카야데


이노센트


- ???

- 미도리카와 안나

- ???

- ???

- 하나에 리온

- 이노우에 노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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