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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겨울의 호수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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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이었다.


정말 마지막으로 펼치는 아이돌로써의 무대… 그것을 한창 준비하던 도중이었다.


마에카와 히로토에게서 한 통의 메시지가 도착했다. 모든 배신자가 공개되었다는 내용이었다.


그 녀석이 믿을 수 있는 인물로 지목한 사람으로는 마에카와 자신, 칸다, 타카하시, 마키… 심지어 그렇게나 치고박고 싸웠던 나까지 포함되어 있었다.


평소같으면 무슨 개소리냐며 그의 말을 듣지도 않았겠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평소의 헛소리와는 스케일부터가 달랐다. 그의 말이 사실이라면… 더 이상 누구를 의심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다.


물론, 의심하지 않는 것은 아니다. 그 믿을 수 있는 사람의 리스트에는… 이 살인게임의 주 목적으로 추정되는 마키의 이름까지도 포함되어 있었으니까.


자세한건 그 녀석을 직접 만나서 물어보는 것이 현명하겠지만, 나는 아직 그 녀석조차도 신뢰할 수 없었기에… 이것마저도 나를 꾀어내어 죽이려는 함정이 아닐까, 덜컥 의심해버리고 말았다.


나와 비슷한 처지일 타카하시나 칸다를 만나고자 했지만… 그 둘은 어째서인지 연락이 되지 않았고.


그래서, 꺼림칙하기는 해도 마키의 의견이라도 듣고자 요즘 그가 눌러 앉아있는 도서관으로 찾아갔다.



이즈미 코하루: " 야, 마키… 마에카와 녀석이 보낸 채팅은 읽었어? "


마키 유이치: " …… "


이즈미 코하루: " 아, 책은 좀 나중에 읽어도 괜찮잖아! 이것만큼 중요한 일이 어딨다고 그래!? 말 좀 하라고! "


마키 유이치: " … 너는 마에카와를 믿어? "


이즈미 코하루: " 뭐? "


마키 유이치: " 다른 사람도 아니고 네가 그런 고민을 하다니 조금 웃겨서. 너는 마에카와가 하는 모든 행동을 의심하곤 했잖아? "


이즈미 코하루: " 그, 그건 맞지만… 오히려 그래서 물어보는거야. 내가 그 녀석을 싫어하는 탓에 진실된 마음까지 외면해버릴까봐… "



확실히… 나는 지금까지도 마에카와를 믿지 못하고 있다. 혹시나 싶은 마음이 10% 정도라면, 그를 믿지 못하는 마음은 90% 정도였으니까.


… 그랬기에 주변인의 의견을 물어야 했다. 나는 이미 마에카와에 대한 악감정으로 인해 편파적인 판단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믿고 싶지 않은데… 일말의 가능성이 자꾸만 걸리고, 또 이게 사실이라면 더 이상의 의심은 필요로 하지 않게 된다. 더 이상 무고한 사람들이 죽어가기 전에 그들을 막을 수만 있다면…


지금이 절호의 기회일지도 모른다.



이즈미 코하루: " 그래서,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 마에카와의 말이 사실이라고 생각해? "


마키 유이치: " …… "



하지만 그는 내 말을 듣는 둥 마는 둥, 시선을 다시 책으로 돌리고 말았다.


무심코 짜증이 올라와 읽고 있는 책을 쳐버릴까 생각도 했지만, 다행히도 완전히 내게 관심을 끄지는 않은 모양이다.



마키 유이치: " 사실이다 아니다를 판단하기 이전에… 그런 발언을 했다는건 마에카와는 정말 필사적으로 우리에게 알리고 있다는거야. 그게 본인이 배신자라는 것을 들켜서인지, 정말로 마에카와가 이노센트의 신분이라 필사적인건지는 제쳐두고 말이지. "


이즈미 코하루: " 어휴, 또 나왔다. 뭔가 있어보이는 화법… 그냥 속 시원하게 말하면 안돼? 그게 그렇게 어렵냐? "


마키 유이치: " 그러니까 내 말은, 지금의 마에카와는 상당히 필사적이라서… 걔 곁에 있는 것만으로도 꽤나 많은걸 알게 될 수도 있다는거야. "


이즈미 코하루: " 뭐…? "


마키 유이치: " 거기에 칸다랑 타카하시도 포함되어 있다고 했지? 타카하시는 모르겠는데, 칸다라면 충분히 그렇게 하고 있을걸. "


이즈미 코하루: " 무슨 소리를… 뭐야, 칸다가 잠복수사라도 한다는 말이야? "


마키 유이치: " 그럴수도… 아닐수도… "



… 그 말을 마지막으로, 마키는 다시 책을 읽는데에만 집중하기 시작했다.



이즈미 코하루: " … 됐어, 말을 말아야지. 사람을 죽여놓고 갑자기 착한 척은 다 하더니 이제는 바깥 일이 어떻게 돌아가든 나 몰라라 하면서 책이나 읽어? 징하다 징해. "


마키 유이치: " …… "


이즈미 코하루: " 됐고, 다른 건 모르겠는데… 너 역시도 죄의 무게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 정도는 알고 있도록 해. "


이즈미 코하루: " 요 며칠 사이 여러가지 일들이 있어서 말은 못했지만, 너 또한 하나에와 미도리카와를 죽인 더러운 살인범이니까… "


마키 유이치: " 더러운 살인범…? "


이즈미 코하루: " … 난 간다. 마에카와 녀석이 무슨 말을 하는지 들어나 봐야겠어. 너는 그렇게 평생 책이나 끼고 살던가. "



……



마키 유이치: " 그 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니… 자유를 원하는 새장의 새에게는 너무 무거운 형벌인데. "


마키 유이치: " … 됐어, 그 누구도 나에게서 자유를 앗아갈 권리는 없어. 그게 개인이든, 사회든, 어쩌면 전체라고 할 지라도… "


마키 유이치: " 그리고, 나에게 살인게임이라는 억압을 부여한 그들도 마찬가지야… 이대로 당하지만은 않겠어… "


이즈미 코하루: " … 뭐라는거야? "



도서관을 나가면서, 그가 중얼거리는 몇 마디를 들었다.


자유가 어쩌고 저쩌고, 그들이 어쩌고 저쩌고… 언제나 그랬듯이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그런 것들이었다.


마키 녀석의 정신머리가 서서히 이상해지고 있다는 것 쯤은 알고 있었지만… 이제는 소름이 끼칠 지경이다.


… 나는 으슬으슬해진 몸을 감싸안으며 마에카와가 있을 미궁의 입구로 향했다.






-



사쿠라 카야데, 하나에 리온, 미도리카와 안나, 마나베 리츠…


이후로도 앞서 죽은 이들의 사체들이 끝없이 나타났고, 나는 그 사체들을 계속해서 지워나갔다.


총기는 다뤄본 적도 없었지만, 딱히 숙련도에 구애받지는 않았다.


물론… 그런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 때라면 분명히 모든 것을 포기할 수 있었다. 사쿠라 카야데의 사체가 들끓던 그 때, 나는 모든 것을 놓아버리고 현실로 돌아가기를 바랐지만…


문득 악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여기까지 오는데에 얼마나 고생했는데, 이깟 가짜 환상에 그 시간들을 버리게 할 수는 없었다.


사쿠라의 사체가 나타나고 마나베의 사체가 다 사라지기까지, 체감상 하루가 넘는 시간이 흘러간 것 같았다. 도망치면서 죽이고, 죽이면서 도망가는 것의 반복이었다.


이제…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각 사체들이 모두 사라질 때마다, 어디선가 거울이 나타나 나를 비추어주었다.


이노우에의 사체를 막 죽일 때에는 나의 흉측한 모습에 크게 흔들리기도 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아무런 감각도 느껴지지 않았다.


어쩌면 이게 내 본모습일지도 모른다고 착각을 할 정도로… 말이다.



호노카 아카네: " 하아, 하아… "



드디어 조금 편하게 숨을 고를 수 있었다. 피로 칠갑을 한 나를 조롱하듯 여러 개의 거울이 내 주위를 맴돌았지만 아랑곳하지 않았다.


마주할 수 있는 사체는 모두 마주했다. 내 예상이 맞다면, 이제 나를 괴롭힐 사체는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다시금 몸이 묶이고, 배경은 암전되어간다. 이 비현실적인 현실은 진저리가 날 정도로 많이 겪어왔다.


부디… 이게 마지막이길 바랄 뿐이다.

















-




호노카 아카네: " ……… "


호노카 아카네: " … 으. "



뇌를 찌르는 듯한 두통에 머리를 짚으며 무의식에서 깨어났다.


… 눈을 뜨자 알 수 없는 곳에 도착한 것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나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 주변을 둘러보았다.


여전히 거울이 즐비해있는 것으로 보아 딱히 추방당하거나 하지는 않은 것 같고…


시야가 선명해지자, 나는 내 앞에 놓여있는 커다란 문을 확인할 수 있었다.


… 마지막 시련의 문이었다.


다른 사람들의 기척은 느껴지지 않았다. 체감상 하루가 훌쩍 넘는 생지옥을 겪는 셈이었으니, 탈락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겠지…


혼자 남게되어 허해진 마음을 뒤로하고, 문에 걸려있는 마지막 안내문을 읽어보았다.



- 모든 것을 감당할 수 있는 자만이 문을 열어주세요.



… 가 전부였다.


모든 것을 감당한다… 나는 아직 그 문구의 무게를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그런 것은 깊게 생각하지 않았다.


내가 그 꿈에서 깨어났을 때부터, 믿었던 동료의 거짓을 알아버렸을 때부터, 끔찍한 악몽을 이겨냈을 때부터…


그 모든 것은 내가 선택하고, 내가 만들어 온 길이잖아.



……



문을 열었다.


이제 물러나기에는 늦었다. 어떤 시련이 닥쳐와도 반드시 특전을 얻어내고야 말겠다.


… 그런 각오를 다지고 있었는데, 그것마저도 별일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그 문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미궁의 끝이었다. 더 이상의 길은 존재하지 않았다.


팔면이 거울로 이루어져 있었고, 그 마지막 방의 중심에는 독서대 위에 넓게 펼쳐져있는 한 장의 지도만이 있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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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노카 아카네: " 보물지도…? "



딱히 지도라고 하기엔, 대부분이 흐릿하거나 지워져있어 지도의 역할을 하기에는 모자라보였다.


그래도… 하나 정도는 직감할 수 있었다.


이렇게까지 고생해서 얻어낸 지도에는, 분명히 비밀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이 지도는 가상세계의 어딘가를 가리키고 있는 거겠지. 지도를 자세히 들여다보며 생각에 잠겨있을 때였다.


갑작스레, 거울의 미궁이 크게 흔들리기 시작한 것이다.



호노카 아카네: " 으앗…!? "



느껴본 적 없는 거대한 흔들림에 풀썩 주저앉고 말았다.


빨리 이 곳을 도망쳐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차마 몸을 일으켜 세울 수 조차도 무리였다.


간신히 벽을 짚고, 기어가듯이 그 방을 탈출했지만…


아무래도 그것은 소용이 없었던 모양이다.


그 흔들림과 거울의 붕괴로 인해… 미궁의 이야기는 그렇게 끝이나고 말았다.


거울의 미궁… 그 미궁이 우리에게 전하고자 하는 메세지는 무엇이었을까.


우리의 잃어버린 추억?


동료들과 마음을 모으는 단결?


우리들 속에 숨어있던 배신자?


이 살인게임의 공포?


정체를 알 수 없는 지도 한 장?


그것도 아니라면… 마찬가지로 영문을 알 수 없는 책 한 권?


어느 쪽이든, 다시 한 번 더 바랄 뿐이다.



이 모든 것이 끝났을 때… 그 과정이 너무 힘들고 괴롭지 않았기를.




-



???: " 미친 자식들… "


???: " 호, 호노카 누나…! 정신 좀 차려봐! "




여기는…


더 이상 거울이 보이지 않았다.


그래… 드디어 바깥으로 나온 거구나.



호노카 아카네: " 흐흐… "



나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그 모든게 이렇게 순식간에 끝이 난 것에 대한 실성에 가까운 웃음이었다.


그런데… 지금이 웃을 상황은 아닌 것 같다.


곧바로 정신을 차려 분위기를 파악하자, 카나데가 나와 이리에의 앞에 서서 무언가를 막아서고 있었고…


그 앞에는 이미 포박된 채로 무기력하게 서있는 우에하라와 그녀를 제어하고 있는 타카하시… 그들을 리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마에카와까지 해서 세 명이 우리를 막아서고 있었다.



마에카와 히로토: " 이제 당신이 마지막이로군요. 그래, 도움이 될만한 특전은 얻으셨습니까? "


호노카 아카네: " 마에카와…? 타카하시, 우에하라까지… 이게 무슨 일이야!? "


카나데 카즈키: " 저 미친 녀석이 우리더러 배신자라며 역으로 누명을 씌우려고 하잖아! 우에하라는 이미 저들에게 당한 모양이고! "


이리에 사야하: " 저, 정말 실망이야… 아무리 타카하시 형이 바보라고는 해도, 어떻게 마에카와 형의 입놀림에 넘어갈 수가 있어!? 명백히 이상하잖아! "


타카하시 쥰: " …… "


우에하라 에리: " 그래… 모두를 위해 희생하고, 노력한 결과물이 이거라면… 될대로 되라지. 아하하…… "


마에카와 히로토: " 오호, 당신의 품에 있는 그 지도… 미궁의 끝에서 얻어낸 것이로군요? 자, 그런건 당신의 품에 있을 것이 아닙니다. 어서 제게 넘겨주시죠. "


카나데 카즈키: " … 주지 마. 줄 이유가 없다는 것 쯤은 너도 잘 알잖아? 배신자는 우리가 아니라 저 녀석이라고. "


마에카와 히로토: " 이런, 섭해라… 그런데 어쩌죠? "



그러면서, 마에카와는 자신의 품에서 네일건을 꺼내들었다.


어디서 저런 흉기를… 아니, 배의 물류창고에 하나쯤 있을 법한 물건이기는 하지만.



마에카와 히로토: " 넘겨주지 않으면 꽤 많이 아플겁니다? 저는 당신들에게 평화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을 제시해주는 중이라고요. "


마에카와 히로토: " 이리에 사야하, 카나데 카즈키, 호노카 아카네… 당신들은 이 시간부로 모든 자유가 박탈됩니다. 순순히 잡히세요. 험한 꼴 당하기 싫으면… "



그는 서서히 우리에게 다가오기 시작한다. 못이 박힌 네일건을 들이대며, 밧줄을 들이대며…


카나데가 움찔거리며 반항할 기색을 보이고 있었다. 마에카와도 그걸 눈치챘는지, 우리에게 다가오는 것을 잠시 멈추고…


카나데의 머리에 그것을 들이대었다.



마에카와 히로토: " 이봐요, 당신… 지금 당신의 처지를 알기나 하는 겁니까? 이미 너희 셋의 목숨은 내 손아귀 안에 있다고요. 멍청한 것아. "


마에카와 히로토: " 허망하게 뒤지고 싶지 않으면… 순순히 내 말에 따르란 말이야-!! "


카나데 카즈키: " …… "



… 그 때였다.


저 멀리서부터… 어떤 고함소리가 들려온다.


여자…? 분명히 여성의 목소리였다. 그 목소리는 점점 우리를 향해 다가왔고, 그 정도는 서서히 커져가더니…


마침내, 그 실체가 드러났다.



???: " 에리… "


우에하라 에리: " …!? "


아라이 미츠키: " 우에하라 에리, 이 좆같은 씨발년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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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기자 / 마키 유이치 [3]

초고교급 농구선수 / 카나데 카즈키 [3]

X

초고교급 작가 / 호노카 아카네

X

초고교급 아이돌 / 이즈미 코하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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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도박사 / 이리에 사야하 [4]

초고교급 연극배우 / 타카하시 쥰 [3]

초고교급 조향사 / 마에카와 히로토 [1]

X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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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요리사 / 칸다 케이타 [4]

초고교급 간호사 / 우에하라 에리 [6]

X

초고교급 용병 / 아라이 미츠키 [0]

X

초고교급 행운 / 에비나 코토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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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생존 인원: 11 / 17 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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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멤버


- 에이트

- ???

- 우에하라 에리

- ???


스탠드의 멤버


- 아라이 미츠키

- 마에카와 히로토

- ???

- 사쿠라 카야데


이노센트


- ???

- 미도리카와 안나

- ???

- ???

- 하나에 리온

- 이노우에 노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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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하라 업보청산의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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