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 번째 시련으로 가는 문 앞 -
카나데 카즈키: " 그런 말을 남기고 미궁을 떠났다는 말이지…? "
호노카 아카네: " 으응… 확실하게 들었어. 그 여자가 에비나에게 뭐라고 중얼거리는 것도 확실하게 봤고. "
이리에 사야하: " 그럼 이 넓은 곳에 우리 세 명만 남아있다는거야? 사람이 확 빠지니까 뭔가 무서운데…!! "
카나데 카즈키: " 쪼, 쫄기는… 읏차. "
카나데는 말끝을 흐리며 거울에 등을 기댄 채로 자리를 잡고 앉았다.
… 뭐하자는거지?
이리에 사야하: " ? "
카나데 카즈키: " 그, 딱히 쫄려서 쉬어가는게 아니라… 이것저것 할 얘기가 있잖아? 배도 부르고, 잠깐 앉아서 대화도 좀 하다가 가자고. "
카나데 카즈키: " 어차피 밖으로 나가면 마에카와 녀석 때문에 할 일도 많을테니까. 지금이 쉬어갈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일지도 모른다? "
호노카 아카네: " 그건… 그렇긴 하네. 응, 잠깐 쉬어갈까! "
이리에 사야하: " 형, 누나… 정말 뜬금없는건 알고 있지? "
-
이리에 사야하: " 그래서, 하고싶은 말이 뭔데? 정말로 쉬어가려고 그런거면 나 일어선다? "
카나데 카즈키: " 하아… "
그는 크게 한숨을 내쉬며, 나와 이리에의 목을 감싸고 자기 쪽으로 끌어당겼다.
?
이리에 사야하: " 뭐, 뭐하는 짓이야, 카나데 형! 아프다고…! "
호노카 아카네: " 오오… 팔 근육 엄청나…… "
이리에 사야하: " 지금 그게 눈에 들어와!? "
카나데 카즈키: " 미안했다… "
……
이리에 사야하: " 뭐? "
카나데 카즈키: " 미안했다고… 요 며칠 사이에, 내가 너희들한테 좀 모질게 군거 말이야. "
호노카 아카네: " 응? 너, 원래 그런 애 아니었니…? "
카나데 카즈키: " 너는 이전의 기억이 소멸되었으니 잘 모르겠지만, 내 유일한 장점이라곤 바보같이 긍정적인 점 뿐이었거든. 그런데… "
카나데 카즈키: " 내가 믿음을 줬던 마키랑 마나베, 그 두 녀석에게 배신을 당하니까 갑자기 혼란스러워지더라. 바보같은 믿음만으로는 이 곳에서 버틸 수 없다고 생각해서 말이야. "
카나데 카즈키: " 그런데, 아까 우에하라 녀석이 물어봤잖아? 이 고생을 하면서 미궁을 뚫어내는 데에 어떤 확신이라도 있는 거냐고. "
카나데 카즈키: " 거기에 난… 믿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진실을 위해 포기할 수 없다고 답했고. "
이리에 사야하: " 핏… 뭐야, 이제와서 명언 낭독이라도 할 셈이야? "
카나데 카즈키: " 그런게 아니라… 그 말을 내뱉고나서 생각해보니 여태까지의 나와 모순되더라고. 너희들을 믿을 수 없게 되어서 거리를 두기 시작한 내가, 정작 믿을 수 있는 단 하나의 진실을 찾으려고 애쓰는게 말이야. "
카나데 카즈키: " 이 살인게임에서는 그 무엇 하나도 확실한게 없었어. 그러니… 차라리 바보같이 믿는 쪽이 더 낫겠더라고. 나는 너희만큼 머리가 잘 굴러가지도 않으니까 그 쪽이 더 편할 것 같더라. "
카나데 카즈키: " 그러니까, 다시 한 번 잘 부탁한다. "
……
이리에 사야하: " 뭐야… 진심 오글거리니까 그만둬주지 않을래? "
호노카 아카네: " 맞아… 초등학생이 쓴 소설의 극적인 장면을 보는 것 같단 말이야. "
카나데 카즈키: " 뭐, 뭐…!? "
이리에 사야하: " 그래두, 답지 않게 무게 잡고 있던 모습보다야 훨 낫네. 앞으로는 바보같이 웃기만 해주라? "
카나데 카즈키: " 너… 그래, 알았다. "
그렇게, 속마음을 털어놓은 카나데와 약간의 이야기를 더 주고받았다.
각자 바깥에서 이루었던 성과라던지, 보고싶은 사람이라던지…
지금 상황에서 나눌만한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 쯤은 알지만, 그런건 생각하고 싶지 않았다. 그저… 서로가 서로를 의지하는 이 순간이 조금이라도 더 오래가면 좋겠다고 생각했을 뿐이었다.
이리에 사야하: " 그런데, 형이나 누나는 애인이 있었어? "
카나데 카즈키: " 엉, 애인? 갑자기 왜? "
이리에 사야하: " 아니, 그냥… 보통 이 나이가 되면 연애도 하고 그런다더라. 나는 잘 모르겠어서 말이야. "
카나데 카즈키: " 나는 없지. NBA를 노리기도 바쁜데 여자 만날 시간이 어딨냐? "
호노카 아카네: " 난… 왠지 연인 비스무리한 사람이 있던 것 같기도 한데, 기억이 안나네… 아예 동거를 했던 것 같기도 하고. "
카나데 카즈키: " …… "
이리에 사야하: " …… "
갑자기 영문 모를 싸늘한 시선이 느껴져온다. 얘네들, 뭔가 단단히 오해하고 있는 것 같은데…?
호노카 아카네: " 아니, 단 둘이서만 사는게 아니라! 가족들도 같이 살고 있었을걸, 분명!? "
이리에 사야하: " 그게 아니라… 그 연인 비스무리한 사람, 마키 형 아니야? "
호노카 아카네: " 마키…? 갑자기 걔 이름이 왜 나와? "
이리에 사야하: " 우리도 확실하게 아는건 아니고, 단지 저번 재판때 추측하다시피 넘어간 부분이지만… 누나랑 가장 가까운 사람은, 다름아닌 마키 형이었다고 생각하거든…. "
이리에 사야하: " 그래! 지금 두르고있는 그 목도리도 이상해. 그 이상한 형이 호노카 누나만 지독하게 챙겨준다니까? 분명, 무언가가 기억이 나기 시작해서 그런거 아니야? "
호노카 아카네: " 마키가… 나의 가까운 사람이었다고? "
그 말을 듣고 생각해보니, 확실히 마키는 나에게 이것저것 챙겨주기는 했다.
내가 이 섬에서 눈을 뜨고 같이 폭죽을 보기도 했고, 나에게 목도리를 만들어주기도 했고, 의미불명이지만 구하러 오겠다는 메세지도 남겼고…
분명… 평범한 친구 관계에서 할 법한 행동들은 아니긴 한데.
이리에 사야하: " 우리는 첫번째 시련에서 각자의 행복했던 순간을 봤지? 그 순간은 무의식 중에 떠도는 기억까지 고려해서 만들어진거야. 그렇다면… 그 순간에 마키 형은 있었어, 누나? "
호노카 아카네: " 마키는 물론이고… 너희들 대부분이 나왔는걸? 저번에도 말했지만 내가 본 건 너희들과 함께하는 평범한 일상이었을 뿐이야. 마키라고 해서 특별하지는 않았어. "
호노카 아카네: " … 아, 이상한게 있기는 했어. 내가 이름으로 부르는건 다른 여자애들 뿐이고, 남자들은 성으로 불렀는데… 유독 마키만 유이치 군이라고 부르긴 하더라. "
이리에 사야하: " …… "
그 말을 듣던 이리에는 무언가를 골똘히 생각하기 시작했지만… 카나데의 목 조르기로 인해 그리 오래가지는 못했다.
이리에 사야하: " 게헥 "
카나데 카즈키: " 야, 호노카는 아직 환자라고? 쓸 데없이 기억을 자극했다가 부작용이라도 나타나면 어쩌려고 그래? 그 쯤 해두자. "
이리에 사야하: " 아, 알겠으니까… 이것 좀 풀어…억… 콜록콜록! "
카나데 카즈키: " 그런 재미없는 얘기말고, 좀 재밌는 건 없냐? 호노카, 네가 뭐든 질문이라도 던져봐. "
호노카 아카네: " 내가 질문을…? 아, 확실히 궁금한게 있기는 했어. "
호노카 아카네: " 카나데는 어째서 그렇게 이리에를 지켜주는거야? "
자유행동 - 카나데 카즈키 (챕터 3-7 투표결과)
카나데 카즈키: " 엉? 내가 이리에를 지켜주는 이유? 그게 뭔 소리람. "
호노카 아카네: " 에이~ 뭘 내빼고 그러니? 지금까지 인간불신이었던 와중에도 마에카와가 이리에 얘기를 꺼내니까 순순히 걔가 시킨대로 했잖아? 게다가, 아라이에 맞서서 이리에를 지켜주기도 했고… "
이리에 사야하: " 어라, 마에카와 형 이야기는 왜 나와? 내가 모르는 다른 이야기라도 있나봐? "
호노카 아카네: " 후후… 그런게 있단다. 아무튼, 특별히 이리에한테만 신경쓰는 이유가 있는거야? 단순히 보호본능 자극? "
카나데 카즈키: " … 그런 것도 있지만, 그것보단 다른 이유가 더 크지. "
그는 별 거 아니라는 듯한 웃음을 지으며, 이리에를 향해 손짓을 했다.
카나데 카즈키: " 내가 3년 전만 해도 이리에랑 상황이 똑같았거든. "
호노카 아카네: " …… "
이리에 사야하: " …… "
농구선수로 활약할 정도로 근육 빵빵인 카나데가… 3년 전에는 이리에처럼 가냘픈 몸이었다고?
하긴, 카나데도 농구선수 치고는 좀 작은 키이긴 한데… 그래도 또래랑 비교하면 나름 평균 혹은 그 이상 정도는 되지 않나?
전혀… 상상이 가지 않는다.
이리에 사야하: " 거짓… 말이지? 형이 3년 전에는 나와 같은 요정이었다니… 믿을 수 없어! "
호노카 아카네: " 네 스스로가 요정이라고 자부하는거야…? "
카나데 카즈키: " 진짜라니까! 당시 또래들보다 머리 하나정도는 더 차이났을걸… 다른 애들보다 작고 왜소하니까 자연스럽게 놀림거리가 되기도 했고. "
카나데 카즈키: " 그래도 다행히 내 성격이 좋았던건지, 다른 애들의 성격이 좋았던건지… 전부 사이는 좋았어. 딱히 괴롭힘을 받는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고… 그렇지만, 역시 분한건 어쩔 수 없잖아? "
카나데 카즈키: " 뒤늦게나마 농구를 시작한것도 그 때문이야. 그런 말 종종 듣지 않았어? 농구하면 키 쑥쑥 큰다고… 나도 그거 하나만 믿고 농구를 시작한거지. "
카나데 카즈키: " 그런데 웬걸, 하다보니 엄청 재밌는거야!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농구부에도 들게되고, 학교를 우승으로 이끌기도 하고… 그러면서 서서히 주목을 받다가 초고교급이라는 칭호까지 얻게 되어버린거지. "
이리에 사야하: " 헤에… 농구를하면 그렇게까지 키가 크는거야? 멋지긴 하네. "
카나데 카즈키: " 뭐야, 관심이라도 생겼어? 여기서 나가면 주말마다 만나서 농구라도 할래? "
이리에 사야하: " 엑, 싫어! 작고 귀여운건 내 소중한 트레이드마크란 말이야… 카나데 형처럼 우락부락 해지는건 별로거든? "
카나데 카즈키: " 짜식이… 암튼, 이리에를 보고 있자니 옛날의 내가 생각나서 괜한 오지랖을 부리게 되더라고. 그래서 그랬던 것 뿐이야. "
이리에 사야하: " …… "
카나데 카즈키: " … 에이, 괜히 낯 간지럽네. 나는 가서 네번째 시련에 대한 문구를 읽고 있을테니까 너희도 조금 있다가 따라와라? 먼저 일어난다. "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로 자신을 넉없이 바라보는 이리에와 나를 두고, 카나데는 문앞의 글귀를 읽으러 자리를 떴다.
딱히 이리에와 단 둘이 나눌 이야기는 없었으므로…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하던 순간이었다.
이리에 사야하: " … 맞아, 괜한 오지랖이야. "
호노카 아카네: " 응…? "
이리에 사야하: " 괜한 오지랖이라구, 카나데 형이 날 감싸고 도는거… "
이리에 사야하: " …… "
이리에 사야하: " 히히, 암것도 아니야. 우리도 일어나자! 여긴 너무 추워… "
호노카 아카네: " 응? 아, 응… 그래, 일어나자. "
카나데가 이리에를 감싸고 도와주는게, 정작 당사자는 괜한 오지랖이라고 느끼고 있다는건가…?
물론, 카나데가 이리에의 의사를 물어본 것은 아니겠지만…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감사를 표하는게 정상일텐데.
아직 우리에게 말하지 못한 무언가가 있는 모양이겠지, 누구든 말하지 못할 사정이라는건 있을테니까…
다소 찝찝한 뒤끝이었지만, 이제는 털고 일어서야 할 시간이다.
카나데 카즈키: " 여, 왔냐. 뭘 그렇게 얘기한거야? "
이리에 사야하: " 아무것두 아냐~ 그래서, 네번째 시련은 뭐래? "
카나데 카즈키: " 그게… 그냥 읽어보는 쪽이 빠를거다. "
마지막 시련으로 향하는 마지막 관문, 네번째 시련… 이른바 정신의 시련이라고 불리는 곳까지 도달했다.
여기까지 와버린 이상 클리어에 대한 꿈을 포기하기 어려운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애초에 그것을 바라보고 여기까지 왔으니…
걱정과 기대를 품은 채로, 네번째 시련에 대한 글을 적어놓은 패널을 읽어보았다.
- 네번째 시련은 정신의 시련, 정신적으로 괴로운 일들을 버텨내며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 이 시련을 겪을 여러분들은 여러가지 선택의 상황에 직면하게 됩니다. 많이 힘들겠지만, 최종적으로 이 시련을 뚫어내기 위해선 끝까지 살아남아야만 합니다.
- 정신적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이 시련에서 탈락하게 되어버린 참가자들은 이 시련에서 겪은 일들은 말끔히 잊어버린 채로 미궁에서 추방됩니다.
- 끝으로 향하는 마지막 시련인만큼 최선을 다해주세요. 그럼…
호노카 아카네: " 정신적으로 많이 힘든 시련… 어떻게 보면 첫번째 시련과는 정반대의 시련이야. "
카나데 카즈키: " 그렇네… 첫번째 시련은 달콤했던 추억에 혹하게끔 만들었는데, 이번에는 끔찍한 악몽을 들깨우는 모양이구만. "
이리에 사야하: " 무, 무섭다… 얼마나 끔찍하면 멘탈 보존을 위해 기억 소거까지 이루어진다는거야? "
카나데 카즈키: " 그래, 마지막으로 향하는 관문인만큼 꽤나 힘들겠지. 그래도 … "
카나데는 굳게 닫힌 문을 활짝 열며, 우리를 돌아보았다.
카나데 카즈키: " 여기서 포기하지는 않을거잖아? "
… 그 말대로다. 여기까지 와서 무를수는 없는 노릇이다.
나도, 카나데도, 이리에도… 제각각의 각오를 다지며 네번째 시련에 발을 들였다. 그러자…
첫번째 시련에서 그랬던 것처럼,자연스레 의식을 잃어가기 시작했다.
어느샌가 내 몸은 좀비가 된 것 마냥 의식에 따르지 않게 되었고… 주변의 다른 아이들도 사라져있었다.
무서웠다. 무서웠지만… 그 무엇이 나를 덮치더라도 절대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유일한 반항이었다.
그리고 그 다짐을 몇 번 반복하자… 나는 예상치 못한 곳으로 오고야 말았다.
호노카 아카네: " 여기는…? "
새까맣다.
어둠 속에서 더욱 깊은 어둠을 바라보고 있자니, 정신이 아득해질 정도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게 되었다.
손을 코앞에 가져다 대어 사지가 멀쩡한지라도 확인하고 싶었지만, 몸은 몸대로 내 의지를 따라주지 않았다.
그제서야 감당할 수 없는 막심한 공포가 느껴지기 시작했다. 방금까지만 해도 포기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는데… 손이라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다면, 당장이라도 기권을 하고 싶을 정도의 공포였다.
어차피 상황은 내 의지대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그래서… 그저 흘러가는 상황에 몸을 맡기기로 했다.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고, 아무것도 들리지 않는다. 이대로 어둠 속에 영원히 갇혀버리는게 아닐까… 싶은 찰나였다.
갑자기, 저 멀리서 촛불을 든 사람이 내게 다가오고 있었다.
없다시피 한 불빛이 희미하게 보이고, 희미한 불빛이 조금씩 선명해질 즈음… 그 불빛은 사람의 실루엣을 밝혀주었다.
???: " …… "
분명… 어디선가 본 적이 있는 얼굴이다.
기억을 조금만 더듬어보면, 래디컬패드를 통해 간접적으로 대면한 적이 있는 얼굴임을 알 수 있었다.
그래, 내 기억이 맞다면 이 사람의 정체는 아마…
호노카 아카네:
" … 에이트? "
에이트… 였다. 비록 꿈에서 잠깐 스쳐간 것과 래디컬 패드의 프로필을 통해 존재 확인만 가능한 사람일 뿐이지만, 확실히 내 눈 앞에 서있었다.
그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은 채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앉은 나를 내려다 볼 뿐이었다.
나 또한, 그를 올려다 볼 뿐이었다.
그렇게 잠깐동안의 침묵이 지속되었고, 안달이 나 먼저 입을 연 건 내 쪽이었다.
호노카 아카네: " 뭐, 뭐야… 너, 죽은 거 아니었어…? "
그러자, 그는 죽음이라는 단어에 방아쇠라도 당겨졌는지 곤약괴물마냥 얼굴이 흐물거리더니, 이내 반죽을 뒤섞는듯한 일그러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깜짝 놀라 뒷걸음질을 치고 싶었지만 그것조차도 허용되지 않는 공간이었다.
얼굴부터 시작해서 온 몸에 땀이 줄줄 흐르고, 나는 그 괴이한 현상을 직면할 수 밖에 없었다.
계속해서 비현실적으로 녹아내리던 에이트는, 결국 어둠에 흡수되듯 공간 전체에 스며들었다.
그리고 이 공간은 그의 머리카락 색이나 옷의 색, 혹은 이것저것의 색으로 점점 채워지더니…
마치… 어떤 일정한 형태의 공간으로 재구성되기 시작했다.
마침내 기분나쁜 일렁거림이 사라졌다. 그에 이어 내가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것은…
호노카 아카네: " 여긴… 성이잖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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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챕터 3 이후의 친밀도는 전부 호노카의 기준에서 작성됩니다 (남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상관없이)
* 카나데와의 자유행동으로 친밀도 +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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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기자 / 마키 유이치 [3]
초고교급 농구선수 / 카나데 카즈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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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작가 / 호노카 아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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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아이돌 / 이즈미 코하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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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도박사 / 이리에 사야하 [4]
초고교급 연극배우 / 타카하시 쥰 [3]
초고교급 조향사 / 마에카와 히로토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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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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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요리사 / 칸다 케이타 [4]
초고교급 간호사 / 우에하라 에리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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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용병 / 아라이 미츠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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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행운 / 에비나 코토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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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생존 인원: 11 / 17 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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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멤버
- 에이트
- ???
- 우에하라 에리
- ???
스탠드의 멤버
- 아라이 미츠키
- 마에카와 히로토
- ???
- 사쿠라 카야데
이노센트
- ???
- 미도리카와 안나
- ???
- ???
- 하나에 리온
- 이노우에 노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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