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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apter 3. 겨울의 호수

3-16

 

 

 

 

??

 

표지판이 가르키는 방향으로 시선을 돌리자, 그 곳에는 거울과 거울로 이루어진 또 다른 이갈래 길이 있었고… 무언가에 홀린듯이 우리는 그 길을 따라 나아갔다.

 

걸음을 돌린지 5분도 채 지나지 않아, 우리는 그 길의 끝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 곳에는…

 

 

-

 

 

???: " 자, 자리에 앉으렴. 음식은 사양않고 먹어도 된단다. "

 

카나데 카즈키: " …… "

 

에비나 코토리: " 저, 정말인가여? 이것들, 전부 다 먹어도 되는건가여!? "

 

???: " 그럼, 춥고 배고팠을텐데 편히 쉬다 가도록 해. "

 

 

표지판이 가르키던 길의 끝에는, 관조자의 집이라고 불리는 건물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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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조자의 집이라고나 할까… 사실 집이라기보다는 옛된 도서관의 느낌이 물씬 풍기는 곳이다.

 

그리고 그 집에서 우리를 맞아준 사람은, 앞서 호수에서 만난 적이 있던 뱃사공과 똑같은 로브를 걸친 인물이었다.

 

그 사람에 대해서는 아무 것도 알 수 없었다. 성숙한 여성의 목소리를 통해 여성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기계적으로 반복하는 듯한 어투와 행동으로 인해 이 인간 또한 가상세계의 일부가 아닐까 추측할 수 있을뿐…

 

아무튼, 그 사람은 우리에게 따뜻한 음식과 장소, 마실 것을 제공해주었다.

 

… 너무나도 온화한 친절이었다. 카나데는 주변을 의심하며 쉽사리 친절을 받아들이지 못했지만, 우리는 이미 지칠대로 지쳐있었기에 달리 선택권이 존재하지는 않았다.

 

우선 먹었다. 의심을 하는 것은 뒷전의 일이다…

 

 

-

 

 

에비나 코토리: " 꺼억 "

 

이리에 사야하: " 천천히 좀 먹어, 누나! 보는 내가 다 부끄럽다구. "

 

에비나 코토리: " 흐허히만 하흐 하허흐히 허후 호해해허 "

 

카나데 카즈키: " 그렇지만 밥을 안 먹은지 너무 오래됐다고? 그래, 주위 시선은 신경쓰지 말고 먹어라… "

 

호노카 아카네: " …… "

 

 

그녀가 내준 음식은 빵과 스프 뿐이었지만, 허기와 목마름에 굶주렸던 우리에게는 오아시스와도 같은 것들이었다.

 

당장 급한 것을 해결하고나자 서서히 다른 것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거울밖에 없던 미궁에 집이라니,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이상하지만…

 

… 저 여자, 호숫가의 그 사람과 목소리마저 똑같아.

 

 

호노카 아카네: " 저희를 도와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런데, 저희 어디선가 보지 않았던가요? "

 

카나데 카즈키: " 거 뭐였냐, 호숫가에서 노 저어주던 분이었지? 뭔가 느낌은 들었는데. "

 

이리에 사야하: " 에이~ 어차피 가짜세계의 가짜 NPC인데 감사를 표하는거야? 어차피 이것도 모노쿠마처럼 기계일걸? "

 

 

라면서, 그녀의 옆구리를 툭툭 건드리던 이리에는… 섬칫 놀라며 나의 뒤로 몸을 숨겼다.

 

 

이리에 사야하: " 히이익…!! 지, 진짜 사람같이 물컹물컹했어! "

 

호노카 아카네: " 그러게 왜 쓸데없는 짓을 해서…!! 죄송합니다! 얘가 나쁜 애는 아닌데- "

 

???: " 밥을 먹었으면 밥값을 해야지. "

 

호노카 아카네: " 밥값…? "

 

 

그녀는 도서관 중앙으로 손끝을 돌렸고, 그 곳에는 몇 권 되지도 않는 책더미가 쌓여져 있었다.

 

 

???: " 저것을 정리해줘. "

 

에비나 코토리: " 저 책들을 말하는건가요? 저거, 열 권도 안 되어보이는데… "

 

카나데 카즈키: " 뭐, 밥값치고는 싸잖아? 이 정도는 고분고분 따르자고. "

 

 

각자 세 권 정도를 챙기고,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비어있는 책장에 책을 꽃아넣었다.

 

 

에비나 코토리: " 저… 정리는 끝난것 같은데요, 언니? "

 

???: " …… "

 

이리에 사야하: " 뭐, 뭐야, 기분 나쁘게… 책정리 다 끝났으니까 나가봐도 괜찮죠? "

 

 

아까부터 그녀에게 묘한 압도감을 느끼고 있는 이리에가 앞장서서 문을 열고자 했지만, 그것은 열리지 않았다.

 

예상치 못한 상황에 모두가 그녀를 경계하기 시작했으나 그녀는 딱히 우리에게 무언가를 해하려는 모습은 보이지 않았고…

 

그저, 아까와 같은 말을 반복할 뿐이었다.

 

 

???: " 저것을 정리해줘. "

 

 

-

 

 

정리해줘, 정리해줘, 정리해줘…

 

열 권 남짓한 책을 정리해달라고 부탁받은지 두 시간이 훌쩍 넘었다.

 

처음에는 우리를 도와준 그녀의 말을 고분고분 따랐지만, 그게 몇 번이고 반복되자 우리들의 인내심은 서서히 바닥을 치기 시작했고…

 

기어코 짜증을 주체하지 못한 카나데가 따지듯이 요구사항을 물어봤지만 별 다른 소득은 없었다.

 

언제나 돌아오는 대답은 '저것을 정리해줘' 였을 뿐.

 

 

에비나 코토리: " 으악! 언제까지 정리해줘, 정리해줘, 이 말만 반복할 생각이죠? 넣었던 책을 다시 빼서 닦고, 접힌 페이지를 펼치고… 이것저것을 했는데도 아직도 돌아오는 대답이 '정리해줘' 라고요!? 결벽증이에요? "

 

호노카 아카네: " 으음, 저렇게까지 나온다는건 분명 다른 요구사항이 있다는건데… 그걸 말하지를 않으니 도통 알 수가 없네. "

 

카나데 카즈키: " 이건 뭐… 거의 감금이잖냐. 젠장, 무턱대고 들어오는게 아니었는데! "

 

호노카 아카네: " 그래도 이 곳이 아니었다면 진즉 몇 명은 더 포기했을걸? 너무 그러지말고 방법을 찾아보자. 저 사람이 만족할만한 정리를 생각해보자. 분명 무언가가 있을거야! "

 

이리에 사야하: " …… "

 

 

내 말을 듣던 이리에는 조용히 아까의 책더미를 들고 관조자에게 다가가 물었다.

 

 

이리에 사야하: " 정리해줬으면 하는 책은 이 책인가요? "

 

???: " … 저것을 정리해줘. "

 

 

관조자의 손 끝은 이리에가 들고 있던 책이 아닌, 이리에가 들고온 책더미를 향해 있었다. 무언가 감을 잡은 듯한 이리에는 방금과 같이 한 권, 한 권을 꺼내들어 재차 물었다.

 

그리고, 그 행동을 여섯 번정도 반복하자… 마침내 그녀의 손끝은 이리에가 들고 있는 책을 가리키고 있었다.

 

 

이리에 사야하: " 아무래도… 이 검은 책을 정리해달라고 하는 모양인데? "

 

카나데 카즈키: " 책더미가 아니라 책을 정리해달라고 했던거냐… 아니, 그렇다고 해도 우리는 저 검은 책도 같이 정리했잖아? 뭐가 문제였던거지? "

 

이리에 사야하: " 정리해달라는게 책을 책장에 꽃으라는 뜻이 아니라, 말 그대로 '책의 내용을 정리해달라' 였다면? "

 

카나데 카즈키: " 뭐…? 관조자 누나, 저게 사실이에요? "

 

???: " 그것을 정리해줘. "

 

호노카 아카네: " 아무래도 이 이상의 질문은 도움이 될 것 같지 않네… 일단 펼쳐볼까? "

 

 

우리 넷은 꽤나 두꺼운 그 책을 정리하기 위해 적당한 곳을 찾아 자리를 잡았다.

 

도서관을 배경으로 한 집이라 그런지, 각종 필기도구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뒤에서부터 느껴지는 시선을 애써 무시하며 책의 한 페이지를 넘기면…

 

 

호노카 아카네: " 제로게임…? "

 

에비나 코토리: " 뜬금없지만, 제로게임이 무슨 뜻인가여? 굳이 이 책을 조사하라고 한 만큼 제목에도 무슨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 "

 

이리에 사야하: " 제로게임 자체는 테니스 용어야! 어느 한 쪽이 상대에게 1점도 얻지 못하고 승패가 결정되는 게임을 제로게임이라고 부르지. "

 

이리에 사야하: " 그것보다… 눈길이 가는 곳은 따로 있지 않아? "

 

 

이리에가 손으로 짚은 곳, 자연스레 그 쪽으로 시선이 향하자… 어딘가 낯이 익은 이름을 볼 수 있었다.

 

「저자: 마키 유미코」

 

 

호노카 아카네: " 마키 유미코…? 잠깐만, 마키? "

 

카나데 카즈키: " 놀랍긴 한데… 이게 뭐 어쨌다고? 마키라는 성씨를 가졌으니 마키와 관련이 있다, 이런 말이야? "

 

이리에 사야하: " 이런 상황에서 우연히 마키 형과 똑같은 성씨를 가진 인물이 나올 리는 없지 않겠어? 그냥~ 적당히 의심만 해두자구. "

 

호노카 아카네: " …… "

 

 

나는 괜한 불안감에 휩싸인 채로 책의 다음 장을 넘겼다.

 

초장을 보아, 이 책은 누군가의 생을 모티브로 한 공상 소설인 모양이다. 명확하게 명시되어 있는 것은 아니었지만, 작가인 내 눈에는 보였다.

 

이 책은… 다름아닌 저자 본인의 삶을 각색한 것이다.

 

확증이 아닌만큼 가능성의 일부로 치부하고, 계속해서 책을 읽어나갔다.

 

페이지는 총 750 페이지 가량이었으므로, 읽고 정리하는 데에는 꽤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카나데 카즈키: " 우왓, 분량 엄청나네… 오늘 안에는 다 읽을 수 있는 거야? "

 

호노카 아카네: " 읽는 것 자체는 한 시간이면 끝나. 속독을 하면 되니까… 책의 내용을 정리하면서 읽는건 시간이 더 걸리겠지만. "

 

이리에 사야하: " 아, 그럼 정리는 내가 도와줄게! 괜찮지, 누나? "

 

호노카 아카네: " 후후… 괜찮고 말고. 부탁할게? "

 

카나데 카즈키: " 내용이 좀 많아보이는데… 정리하다가 손 아프면 말해라. "

 

이리에 사야하: " 피~ 교대라도 해주게? 저번에 저 형의 손글씨를 봤는데, 완전 악필이었다니까? 정리하다가 중간에 무슨 내용인지도 못 알아볼걸? "

 

카나데 카즈키: " 그, 그 정도는 아니거든!? 짜식이, 도와주려는 마음을 몰라주네. "

 

호노카 아카네: " 후후… 마음만이라도 고마우니까 에비나랑 쉬고 있어. 이럴 때가 아니면 언제 초고교급 작가가 활약을 하겠니? "

 

 

-

 

 

그로부터 세 시간이 흘렀다. 혼자였다면 읽고 정리하는 데에 여섯 시간은 족히 걸렸겠지만… 이리에의 도움으로 정리는 벌써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중간중간 손목이 아프다며 칭얼대기는 했지만, 그러면서도 곧잘 정리글을 써내려가는 이리에에게 고마울 따름이었다.

 

책의 내용은… 의미를 알 수 없었다. 이해하려고 할 수록 머리가 지끈거려 애써 해석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최선이었다.

 

간신히 마지막 장까지의 정리를 끝마치고, 정리해둔 A4 용지 14장을 바라보며 생각했다.

 

정리하라고 해서 정리는 했는데… 여기에 무슨 의미가 있지?

 

 

이리에 사야하: " 팔 아파… 손목 아파… 연약한 내 손목이 부러졌으면 어쩌지!? "

 

호노카 아카네: " 아니, 그 정도로는 부러지지 않겠지만… 고생많았어. 가서 좀 쉴래? "

 

이리에 사야하: " 그러고 싶은 마음은 만땅이지만~ 그래도 중요한건 이 책의 내용이잖아? 관조자 누나한테 보여주기 전에, 우리도 내용은 알아야하지 않겠어? "

 

 

정신없이 읽고, 정신없이 쓰기만 한 탓에 책의 내용을 확실하게 파악하지 못했다.

 

이리에의 말대로… 뜬금없이 이 책을 정리하라고 한 데에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아까의 말을 상기하며 정리본을 읽어보았다.

 

책의 내용은 대체로 트루먼쇼와 유사한, 자유를 주제로 다룬 소설이었다. 그 내용을 간략하게나마 정리해보자면…

 

 

-

 

 

주인공은 지하의 광부로 일하던 20대의 착하고 성실한 청년이었다.

 

주인공에게는 언제부터인가 반드시 이루어야만 하는 사명이 생겼다. 지하를 파고 들어가 깊고 깊은 곳에 있는 보물을 찾는 것이었다.

 

그 보물이 무엇인지, 어째서 지하를 파고 들어가 그 보물을 찾아야하는지… 그런 것은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그건 그에게 있어 자연스러운 일이었기 때문이다.

 

주인공은 매일같이 땅을 파고, 다이너마이트를 터트렸다. 주변의 다른 광부들에게도 일을 잘한다며 칭찬을 받았고, 높으신 분에게도 각종 포상을 받는 등 만족할만한 삶을 누렸다.

 

하지만… 주인공을 제외한 수 백의 주변인들은 전부 지상에서 고용된 배우들이었다.

 

주인공을 소재로 한 예능 프로그램은 시청률 75%에 육박하는 초대박 예능 프로그램이 되었고, 세계의 모두는 주인공을 웃음거리로 삼으며 조롱하고 웃었다.

 

그들은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주인공을 20년이 넘도록 속여 왔던 것이다.

 

그렇게 수 년이 지나고… 주인공의 이웃으로 있던 한 노인이 노쇠로 사망하게 되어, 다른 젊은 여성이 그 자리를 대체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여느 사람과 다르지 않게 주인공을 대했다. 항상 친절하고, 항상 웃으며, 항상 정해진 대답만을 반복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그 여성은 원래대로라면 21시엔 무조건 집에 있어야 했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21시 5분까지 집 밖에 있게 되어버렸다.

 

그녀는 깜짝 놀라 집까지 달렸다. 하지만 조급히 달리다가 넘어지고 말았고… 이를 본 주인공이 손을 내밀며 도와주게 되었다.

 

이 시간에는 아무도 밖을 걷지 않았는데, 당신은 특별한 사람 같다고 말하며 그녀에게 관심을 보였다.

 

원칙대로라면 주인공에게 필요 이상의 말도, 필요 이상의 관심도 주면 안되는 일이었지만… 어째서인지 그녀는 주인공과 벤치에 앉아 밤새도록 이야기를 나누었다.

 

자세한 이유는 묘사되지 않았지만… 어쩌면 그에게 연민의 감정을 느껴서였을지도, 아니면 일생을 지하에서만 살아온 주인공에게 호기심을 느껴서였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그녀는, 무심코 '하늘' 이라는 단어를 사용해버렸다.

 

당연한 말이지만… 주인공은 '하늘' 이라는 단어를 알지 못했다. 그에게 하늘 비스무리한 뜻의 단어는, 지하 곳곳에 설치되어있는 태양의 역할을 하는 전구 뿐이었으니까.

 

당황한 그녀는 입을 틀어막았지만, 주인공은 맑은 눈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 순간, 그녀는 주인공에게 이루 말할 수 없는 죄책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그 날부터 언제나 일정하던 주인공의 삶에는 약간의 변화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 여성은 매일 밤마다 주인공이 모르는 지상의 단어들을 남몰래 알려주기 시작했고…

 

고용된 배우의 금기중 금기로 취급되던, 자신의 정체를 밝히는 것마저 서슴치 않았다.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여성은 '어디론가' 이사를 가게 되었다는 설정을 부여받았다. 주인공과 마지막 인사조차도 나눌 수 없었다.

 

주인공은 그저… 갑자기 이사가게 되기 전 날, 그녀가 마지막으로 남긴 물음만을 되새길 뿐이었다.

 

 

" 너는… 진짜 하늘을 보고싶지 않아? "

 

" 보고싶다면 봐야지. 네 스스로 쟁취하는거야. "

 

" 밤의 하늘은… 너무나도 아름다워. 무수히 많은 별들이 하늘을 가득 메워 반짝이는데, 그게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 "

 

" 그러니까, 나랑 밖으로 나가는거야! 이 픽션의 세계따위는 네가 있을 곳이 아니야. "

 

 

지하세계는 그 여성이 없어도 멀쩡하게 돌아갔다.

 

하지만, 주인공은 지하의 보물을 향한 주입된 목표가 아닌, 생애 처음으로 가지게 된 진정한 목적을 찾게 되었다.

 

… 주인공은 처음으로 '자유'라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누군가가 만들어낸 길을 억지로 따라가는 것이 아닌, 처음으로 내가 만들어가는 길을 만들어가는 것에 희열을 느꼈다.

 

이 책은, 그 이후로 주인공이 하늘을 보기 위한 노력을 그리는 소설이었다.

 

 

-

 

 

이리에 사야하: " 으음… 난해한 소설이었네. "

 

호노카 아카네: " 그나마도 보기 편하게 다듬은 글이라 그렇지, 맨정신으로 봤다면 정신이 나갈 것 같은 글이었어… "

 

 

같은 작가로써, 이 글을 쓴 사람의 얼굴이나 정신상태를 보고 싶어지게 하는 글이었다.

 

옅은 한숨을 내쉬며 관조자에게 정리한 글을 제출하자, 그것을 다시 우리에게 돌려주며 열쇠를 건네 주었다.

 

별다른 설명은 없었지만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그 열쇠를 출입문에 꽃아넣자… 드디어 문이 열리게 되었다.

 

 

에비나 코토리: " 열렸다…! "

 

카나데 카즈키: " 나 원, 뭐 이런 곳이 다 있냐… 갈게요, 누나. 감사했습니다. "

 

 

카나데와 이리에가 두꺼운 겉옷을 챙겨입고 바깥으로 나갔고, 나도 이들을 따라 문을 나서려던 순간이었다.

 

뒤에서 작은 소리가 들려와 자연스레 고개를 돌리자… 조금, 이해할 수 없는 광경이 펼쳐져 있었다.

 

그 관조자라는 여성이, 에비나의 어깨에 손을 올리고 무엇을 속사포처럼 중얼거리고 있었다.

 

나는 그녀가 에비나에게 해코지라도 하려는가 싶어 황급히 에비나의 손을 붙들고 밖으로 빠져나갔다.

 

 

호노카 아카네: " 노, 놀랐잖아…! 에비나, 괜찮아? 저 여자가 너한테 무슨 짓이라도 하지는 않았지? "

 

 

꽤나 잽싸게 그녀에게서 에비나를 낚아왔다고 생각했기에, 확인차 던진 가벼운 질문이었지만…

 

괜찮지 못한 모양이었다.

 

 

에비나 코토리: " ……… "

 

에비나 코토리: " … 나가야 해요. "

 

 

그녀는 그 말을 함과 동시에 패드를 꺼내들어 0066을 입력했다.

 

이유를 물어볼 시간도 없었다. 그저, 나가야 한다는 한 마디를 남기고 순식간에 눈앞에서 사라졌다.

 

분명히… 저 여자에게서 무슨 말을 들었기 때문일 것이다. 관조자와 대화를 나누기 위해 문을 두드렸지만, 그 문은 열리지도 않았고 반응도 없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건지… 아무래도 에비나를 따라가 자세한 이유를 듣는 것이 좋지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던 때였다.

 

 

이리에 사야하: " 형, 누나-!! 네 번째 시련으로 가는 문을 찾았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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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기자 / 마키 유이치 [3]

 

초고교급 농구선수 / 카나데 카즈키 [2]

 

X

초고교급 작가 / 호노카 아카네

X

초고교급 아이돌 / 이즈미 코하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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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도박사 / 이리에 사야하 [4]

초고교급 연극배우 / 타카하시 쥰 [3]

초고교급 조향사 / 마에카와 히로토 [1]

X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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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요리사 / 칸다 케이타 [4]

초고교급 간호사 / 우에하라 에리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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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용병 / 아라이 미츠키 [0]

X

초고교급 행운 / 에비나 코토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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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생존 인원: 11 / 17 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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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멤버

 

- 에이트

- ???

- 우에하라 에리

- ???

 

스탠드의 멤버

 

- 아라이 미츠키

- 마에카와 히로토

- ???

-

사쿠라 카야데

 

이노센트

 

- ???

- 미도리카와 안나

- ???

- ???

- 하나에 리온

- 이노우에 노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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