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울의 미궁 내부 1일차, AM 11:00>
마에카와 히로토: " … 그랬다니까요? 제가 그 프린터물을 준비하려고 얼마나 고생을 했는데, 다른 사람들은 꾸벅꾸벅 졸기나 하고! "
호노카 아카네: " 그, 그랬구나. 속상했겠다… 회의때 졸았던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
마에카와 히로토: " 아뇨, 당신 정도면 양반입니다. 새벽 내내 준비한 자료에 얼굴도장 찍은 사람도 있고, 침으로 범벅을 만들어놓은 사람도 있었는데요, 뭘? "
마에카와 히로토: " 누군 안 졸립니까? 누구는 안 피곤합니까? 그 회의가 다~ 피가 되고 살이 되고 하는 거니까 하는 건데, 그걸 몰라주고…!! "
호노카 아카네: " 진정해, 진정해… 네 말이 다 맞아, 마에카와. "
…… 마에카와와 대화를 나눈 지 10분 정도가 지나자, 어느샌가 대화는 마에카와를 달래주는 형태로 변질되어버렸다.
다른건 모르겠지만, 마에카와가 학생회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가 어마어마하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마에카와 히로토: " 그것 뿐만이 아닙니다! 지금 우리가 이 고생을 하게 된 것도, 다 철저한 준비를 하지 않아서 그렇다고요! 그런데… "
호노카 아카네: " 잠깐만, 마에카와! 그런 얘기도 나쁘지 않지만… 조금은 다른 이야기를 해보는 건 어떨까? "
마에카와 히로토: " …네? 다른 이야기요? "
호노카 아카네: " 응, 할 수 있잖아? 키보가미네 학원… 가상세계에 들어오기 이전에 있었던 마에카와의 이야기. 들려줄 수 있을까? "
호노카 아카네: " 학생회니, 살인이니… 그런 것보다는 조금은 편안한 이야기를 듣고 싶어. "
마에카와 히로토: " 과거의…… 편안한 이야기? "
마에카와 히로토: " …… "
그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생각에 빠지더니, 끝내 무언가가 떠오르지는 못했는지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마에카와 히로토: " 글쎄요… 갑작스럽네요, 딱히 생각해본 적이 없어서. "
호노카 아카네: " 그래? 그럼… 내 쪽에서 질문을 하는건 어때? 막상 질문을 받으면 뭐라도 떠오르지 않을까? "
마에카와 히로토: " … 재밌겠네요. 어디 한 번 해보시죠. "
호노카 아카네: " 그, 그래… 그럼, 마에카와는 중학생 시절에는 어떻게 지냈어? "
마에카와 히로토: " … 공부했습니다. "
호노카 아카네: " ……… "
호노카 아카네: " …… 더 없어? 친구들과 노래방을 갔다던가, 여행을 갔다던가, 파티를 했다던가? "
마에카와 히로토: " …? "
호노카 아카네: " 에…? "
마에카와는… 내가 하는 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니까, 마치 그에게는 여가 활동이 불필요한 시간으로 여겨지는 것만 같을 정도로 뚱한 반응이었다.
마에카와 히로토: " 그런 거에는 흥미가 없었습니다. 저는 초등학교에 들어가기 전부터 삼아왔던 목표가 있었거든요. "
마에카와 히로토: " … 바로 키보가미네 학원이었죠. "
마에카와 히로토: " 남들이 노는 시간에 공부하고, 남들이 쉬는 시간에 연구하고, 남들이 자는 시간에도 논문을 읽으며 조향사의 길을 걸었습니다. "
마에카와 히로토: " 키보가미네 학원에 입학 시기가 다가올 때마다, 저는 제 자신을 빨리 증명하지 못하면 안된다는 마음 하나만으로 이를 악물었고…… "
마에카와 히로토: " 그 결과는… 당연하게도 성공이었죠. "
호노카 아카네: " 당연하게도…? 하긴, 그 정도로 노력을 했다면 결과에 확신을 가질 수 밖에 없긴 하겠다. "
마에카와 히로토: " 지금은 그 키보가미네 학원의 학생이라는 점 때문에 이런 엽기적인 상황에 휘말렸다고 하지만… 저는 제 과거를 매우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
마에카와의 모든 것을 들은건 아니지만, 방금의 대화만으로 마에카와의 과거는 대강 유추할 수 있었다. 그 과거에는, 무엇이 남아있는걸까? 행복해야 할 유년기가 키보가미네 학원에 대한 동경으로만 가득차, 다른 것으로는 채워지지 못했다면…
… 그건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호노카 아카네: " 그러고보니 마에카와는 유난히 키보가미네 학원에 대한 동경심… 이라고 해야할까. 프라이드가 가득한 것 같아. 거기에 특별한 이유라도 있니? "
마에카와 히로토: " 네? 그야…… "
마에카와 히로토: " 그게 당연했으니까요. "
호노카 아카네: " … 응? "
마에카와 히로토: " 제가 키보가미네 학원에 입학해서, 대단한 인물이 되는 것… 그게 제가 어렸을 때부터 결정한 일이었으니까요. "
호노카 아카네: " 그, 그러니까~ 키보가미네 학원의 건물 외형만 보고 그런 마음을 가지게 된 건 아니잖아? 모든 일에는 계기가 있기 마련인데… 그 계기가 궁금한거야, 나는. "
마에카와 히로토: " 그건… 그닥 궁금하지 않을 가정사까지 포함되어 있는 얘기일텐데요. "
호노카 아카네: " 응, 괜찮아! 지금은 마에카와의 이야기를 듣는 시간이니까! "
마에카와 히로토: " ……… "
마에카와 히로토: " … 상냥한 사람이군요. "
그다지 내키지 않으면서도 말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듯, 잠시 뜸을 들이다가 아까의 질문에 대한 답을 해주었다.
마에카와 히로토: " 부모의 모습을 보고… 그걸 원하게 되었습니다. "
호노카 아카네: " …… 아. "
그저… 부모에 의해 주입된 목표였을 뿐이었구나.
그리 놀라운 이야기는 아니다. 잘 사는 집의 부모가 자식에게 이상의 목표를 가지게끔 하고,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그 목표를 이루게끔 하는…
그 정도로만 가볍게 생각하고 있었다.
마에카와 히로토: " 저희 부모는… 생각 이상으로 무능했습니다. 어머니는 중졸인데다 다리가 불편하셔서 집에서 인형의 눈을 붙이는 일이나 하실 뿐이었고, 아버지라는 사람은 노가다 판에서 일하는 하루살이일 뿐인 주제에 빚은 어마어마하게 많았죠. "
마에카와 히로토: " 빚이라도 없었다면… 조금 부족하더라도 최악은 아니었을텐데, 그 멍청한 인간이 바보같이 믿을만한 친구라는 인간에게 보증을 서주는 바람에… "
마에카와 히로토: " …… 그래도, 당시의 기억은 묻기로 했습니다. 부모와 같이 살았던건 중학생 때가 마지막이었으니까요. "
호노카 아카네: " 그건… 부모님께 무슨 일이 생긴거야? "
마에카와 히로토: " 아뇨, 두 분은 아직까지도 잘 살아 계십니다. 1년에 두 번 정도는 연락도 하고 있어요. "
말 그대로 살아는 있다… 이게 마에카와에게는 '잘 살아 있다'의 기준이구나.
마에카와 히로토: " 오히려 변화는 제 쪽에서 있었죠. 명절 때였나… 하루는 고모님의 가족이 저희 집에 온 적이 있었습니다. "
마에카와 히로토: " 암울한 형편의 우리 집과는 달리, 고모님의 집안은 유복한 편이었거든요. 보통 이런 경우라면 드라마에선 어느 한 쪽에 트러블이 생기기 마련인데… "
마에카와 히로토: " 저희 집안은 그러지 않았어요. 고모님과 아버지의 관계는 매우 화목했죠. 아버지가 바보같기는 했어도 사람은 좋았으니까요. "
마에카와 히로토: " 아무튼… 간만에 가족들이 모여 식사를 하는데, 고모님이 제가 만든 향수를 보신겁니다. "
호노카 아카네: " 어렸을 때부터… 향수를 직접 만든거야? "
마에카와 히로토: " 설마요. 그냥 집에 있던 어머니의 향수 몇 개를 섞어서 더 좋은 향기가 나게끔 했을 뿐이에요. 그런데도… 고모님은 그런 저를 무척이나 칭찬해주셨죠. "
마에카와 히로토: " 저는 어려서부터 후각에 민감했거든요. 특히, 아버지가 땀에 찌든 채로 집에 돌아오면… 어후, 지금 생각해도 끔찍하군요. 거칠고 구릿한 냄새가 진동을 했죠. "
마에카와 히로토: " 그래서 그 때부터 부드럽고 달콤한 향이 나는 향수를 원하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한 달에 용돈 200엔을 받는 꼬맹이가 어디서 향수를 구하겠습니까. "
마에카와 히로토: " 어머니에게 혼날 것을 각오하고 몰래몰래 향수를 섞어가며 만들었습니다. 가끔은 학교 창고에서 향료를 몰래 들고와 섞어보기도 했고요. 아무튼,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향수를 완성해서 그걸 아버지께 드리자… "
마에카와 히로토: " … 처음봤습니다. 그 사람이 제 앞에서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요. "
마에카와 히로토: " 그리고 그 향수를 고모님이 맡아보시고는, 그날 밤 부모님께 따로 연락을 드린 모양입니다. 우리 쪽에서 아이를 교육시켜보겠다고. 고모님과 고모부도 조향사 쪽 일을 하고 계신데다가, 저희 가족의 사정과 여건을 잘 아시기에 하신 말씀이었죠. 사실 조향 쪽에 재능이 있다는 건 핑계고, 보기에는 제가 안타까웠는지 저라도 잘 키워보려고 건넨 말씀이었을 겁니다. "
마에카와 히로토: " 부모님은 진심으로 고민하셨습니다. 자식과 떨어지기 싫은 마음, 그리고 아이의 미래… 이 두 가지가 충돌해, 한참동안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
마에카와 히로토: " 자기들 딴에는 그 소리가 들리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겠지만… 15평짜리 좁디 좁은 집에서 그런 소리가 안 들릴 리가 있겠습니까? "
마에카와 히로토: " 저는 그 통화가 끝나자마자 방문을 열고 말했습니다. 고모네 집에 가서 살고 싶다고. "
호노카 아카네: " ……… "
마에카와 히로토: " 그리고… 이렇게 된겁니다. "
………
마에카와 히로토: " 방금의 이야기로 제가 냉혈한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아니, 반은 맞겠지만요. "
마에카와 히로토: " 저는 부모를 그리 싫어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좋아하는 편에 가깝죠. 하지만 훌륭한 부모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자식을 키우는데 애로사항이 있을 정도라면… 적어도 양보는 할 줄 아는 사람이어야 하는데 말이에요. "
마에카와 히로토: " 내 아버지는 그러지 못하는 사람이었습니다. 무능한데다가, 미련하기까지 했어요. 제가 그 말을 하자 아버지는 큰 실의에 빠지셨고… 저를 절대 보내지 못한다고 하셨습니다. "
마에카와 히로토: " 지금에야 그 마음을 이해하지만, 당시의 저는 어렸고… 그 말에 너무나도 화가 났습니다. 그래서, 무심코 뱉어버리고 만 거죠. "
마에카와 히로토: " 나는 아빠같이 무능하고 가난한 사람보다, 배울 것이 있는 가정에서 살고 싶다… 라고. "
호노카 아카네: " 그, 그런…… "
마에카와 히로토: " 알아요. 지금도… 그 말을 내뱉은 것은 죄송스럽게 생각하고 있어요. 아무튼, 그 이후로 저는 어느샌가 바닥에 내뒹굴고 있었고… 어머니는 불편하신 다리를 이끌고 아버지를 막아 세우고 계셨죠. "
마에카와 히로토: " 그로부터 10일 후, 저는 고모님의 집에서 살며 교육받고, 자라게 되었습니다. 그게 딱히 부모님과의 절연을 뜻하는 것은 아니었지만… 마지막 헤어짐이 그런 식이었기에 사이가 소원해진 것 또한 명백한 사실이었죠. "
마에카와 히로토: " 벌써 몇 년이 넘게 지난 이야기입니다만… 이게 전부입니다. 제가 키보가미네 학원에 입학하고 싶었던 이유는… 무능한 부모를 보며, 그들을 반면교사 삼아 나는 그 누구보다도 유능해지고 싶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어요. "
마에카와 히로토: " 그 이후는 평범한 이야기라 감흥도 없군요. 고모님의 집에서는 잘 먹고 잘 살았습니다. 고모님이 불임인 탓에, 저는 그 집에서 완전히 자식처럼 여겨졌고요. "
마에카와 히로토: " …… 끝이에요. 답변이 되었습니까? "
호노카 아카네: " 으, 응… 당연하지. 말하기 힘든 얘기였을텐데… 고마워. "
마에카와 히로토: " 고맙긴요. 마음 같아서는 더 얘기하고 싶지만… 슬슬 시간입니다.
차마 다 하지 못한 이야기를 삼키며 모두를 부르는 마에카와의 뒷모습은… 어딘가 아련해보였다.
하지만 정작 본인은 그 이야기를 하면서 슬퍼하지도 않았다. 이건… 단순히 동정에 불과하다.
…… 아니, 동정이라고도 할 순 없다. 마에카와의 이야기를 들은 나는 어느샌가 볼시울이 따뜻해져 있었다.
마에카와의 이야기에 공감한 나는, 그와 조금 더 친해졌음을 느낄 수 있었다.
마에카와 히로토: " 그럼, 다음에 또 이런 시간이 주어진다면… 다음엔 호노카 씨의 이야기도 들려주는 겁니다. "
호노카 아카네: " … 당연하지, 기억하고 있을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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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의 미궁 내부 1일차, PM 13:00>
짧게 쉬어가는 시간을 가지고 다시 앞을 향해 나아간지 두 시간이 흘렀다.
미궁에 들어선 것이 새벽이었고… 사실상 반나절을 계속 걸었지만, 아직 첫번째 시련은 마주하지도 못했다. 첫번째 시련이 미궁의 20% 지점을 지나가면 나타난다고 했으니… 우리는 아직 1/5도 채 지나지 못했다는 뜻이다.
아라이 미츠키: " … 모노쿠마, 이 씨발새끼. 군대에서도 이렇게 긴 행군은 안 시키겠다. 뭐? 반나절을 걸었는데도 1/5도 못 와? "
이즈미 코하루: " 하아… 하아… 왜, 슬슬 너도 부치는 모양이지? 덩치는 산만한 여자가. "
아라이 미츠키: " …… 안 다무냐, 씨발아. "
이즈미 코하루: " 지랄. "
이리에 사야하: " 어휴… 이즈미 누나, 자꾸 그렇게 시비 붙으면 안 좋은건 누나도 잘 알잖아! 예민한건 이해하지만, 조금 차분해지면 안 될까? "
이즈미 코하루: " …… 야, 이리에. "
이즈미 코하루: " 너야말로 저 여자에게 업혀가는 주제에 괜히 부추기지 좀 마! 은근히 꼴 사나우니까! "
이리에 사야하: " 누, 누가 업히고 싶어서 업혔어? 미츠키 누나가 멋대로 업은 거란 말이야! "
아라이 미츠키: " 오구오구, 내 살이 사야하의 엉덩이와 맞닿을 수만 있다면 이 정도는 전혀 힘들지 않아요. 편하지, 사야하? 아유, 토실토실해. "
이리에 사야하: " 흐에에엑! 기, 기기, 기분 나쁘니까 미츠키 누나도 그런 어투로 느끼하게 말하지 말아줘! "
타카하시 쥰: " …… 처음에는 심각해 보였는데, 어느샌가 꽁트 수준으로 전락해버린 것만 같군. "
카나데 카즈키: " 아니… 글쎄다. "
다시금 시작된 아라이와의 충돌에, 이번에는 카나데가 돌발 행동을 보였다.
그녀의 뒤에 업혀있던 이리에를 순식간에 끌어당기고… 자신의 뒤로 내동댕이 친 것이다.
이리에 사야하: " 아야야… 무슨 짓…… "
아라이 미츠키: " … 뭐야? "
마에카와 히로토: " …!? "
우에하라 에리: " 미, 미쳤어, 카나데!? 그러다 진짜 죽는다니까! 왜 건드리고 그래…!! "
카나데 카즈키: " 기다려봐, 할 말은 하고 가야겠으니까. 더 이상은 역겨워서 못 봐주겠네. "
카나데 카즈키: " 어쩌다가 네가 이리에 녀석한테 눈독 들이게 된 지는 모르겠는데, 너랑 이리에가 같이 붙어있는 모습을 볼 때마다 구역질이 올라오거든? 작작해라. "
아라이 미츠키: " ……… "
카나데 카즈키: " 그만하라고. "
… 아무도 움직일 수도, 그들을 말릴 수도 없었다. 아라이는 카나데를 위협하며 노려보았고, 카나데도 그에 받아치듯 그녀의 눈을 똑바로 뚫어보았다.
아라이 미츠키: " … 예전 같았으면 너 같은 개미 새끼는 눈도 못 쳐다 봤을텐데. "
카나데 카즈키: " 왜, 또 이노우에마냥 죽이고 싶어졌냐? 그럼 죽여. 이번에는 협력자 같은 타이틀도 없으니 나도 죽고 너도 죽겠지. "
카나데 카즈키: " 패고 싶어? 그럼 죽을 때까지 패봐. 마침 오락거리가 없어서 심심했는데, 교칙위반으로 네 사지가 찢어지는 처형 비디오 하나 받아보겠네. "
아라이 미츠키: " ……… "
아라이 미츠키: " 아, 씨발… 이 년이고 저 놈이고 걸핏하면 나한테 지랄이라니까. "
그 말이 기폭제라도 된 듯, 어느샌가 그녀의 얼굴에는 웃음대신 살기만이 담겨져 있었다.
그러고는, 카나데에게 성큼성큼 다가가… 그의 귀에다 대고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아라이 미츠키: " 그래서 어쩌자고, 어? 원래 세상은 그런 법이야. 강하면 취하고, 약하면 취해지는 것. 그게 세상의 이치고, 내가 배워온 모든 것이다. "
아라이 미츠키: " 다시 말하지만… 나는 사야하의 기분이 어떻든 좆도 신경 안 써. 왜냐하면 세상은 강한 자의 중심으로 돌아가니까! 녀석의 기분따위는 알 바 아니라고. "
카나데 카즈키: " …… 미쳤네. "
아라이 미츠키: " 그거 아냐? 이노우에 노도카, 그 첩보원 여자가 왜 죽었는지 알아? "
아라이 미츠키: " 존나 약해서 뒤진거야. 힘도 약하고, 머리도 나빠서 자신의 분수에 안 맞게도 강자에게 맞서다가 뇌수 콸콸 흘리면서 뒤진 거라고. "
호노카 아카네: " …! …!! "
아라이 미츠키: " 자기 분수에 안맞게 정의로운 척을 하는 새끼들의 말로는 내가 잘 알지. 작은 스포일러 하나 해줄까? "
아라이 미츠키: " 너 말이야… 지금 조심해야 할 거 같지 않아? "
순간이었다.
그녀의 손은 순식간에 카나데의 목과 목젖을 짓누르고… 아니, 뭉개버리고 있었다. 조금이라도 힘이 더 들어갔다간, 무언가가 부러져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을 상황이었다.
이즈미 코하루: " 저, 저 미친…!! "
그 광경을 본 이즈미와 타카하시가 그녀에게 달려들어 카나데를 떼어 놓으려고 했지만, 둘 다 눈 깜짝할 사이에 튕겨져 나왔다.
이리에 사야하: " 그, 그만… "
이리에 사야하: " 그만해-!! "
주변의 소란에도 두 눈은 오롯이 카나데의 얼굴만을 향하고 있었으나, 이리에의 외침에는 슬며시 고개가 돌아간다. 그녀의 볼에는 상황과 괴리감이 느껴질 정도의 붉은 홍조가 띄워져 있었다.
아라이 미츠키: " 사야하, 조금만, 조금만 기다려? 이거, 금방 죽이고 우리끼리 인생의 마지막 달콤한 시간을 보내자. 응? "
이리에 사야하: " 카, 카나데 형…!! "
카나데 카즈키: " 커, 커으윽… 끄윽…… "
호노카 아카네: " 이, 이러다 진짜 죽겠어…!! 마에카와, 우리라도 카나데를 구해야… "
마에카와 히로토: " ……… "
호노카 아카네: " … 마에카와? "
마에카와 히로토:
" 아름다워… "
마에카와 히로토: " 이게… 내가 원하던…… 동경하던… 바라던, 되고 싶었던…… "
그 장면은 짧은 시간이었지만, 충분히 알 수 있었다. 마에카와는… 아라이와, 그에 맞서는 카나데의 모습을 보고…… 마치, 반한 듯이 홀려있었다.
…… 잠깐, 홀려있었다고?
호노카 아카네: " 잠깐만, 뭔가 이상해! 다들 정신 차려! 아무래도 지금 우리는……!! "
하지만 무언가를 눈치 챘을 쯤에는 이미 모든 것이 조용해지고 사라진 후였다. 정말 일순간이었다. 무언가에 홀린 마에카와를 보고, 이상함을 느껴 소리치고, 거울의 빛이 잠깐 반짝하더니…
미궁이 우리를 집어 삼켰다. 마치 그런 기분이었다. 미궁의 1/5 지점을 지나쳤을 때 마주하는 첫번째 시련은 유혹의 시련이라고 했던가… 아무래도 그것의 영향이겠지. 그런 건 아무래도 상관없었다. 이상하리만치 무거워진 다리를 간신히 일으켜, 몸이 이끄는대로… 무의식이 나를 지배하는 듯한 감각에 휩싸인 채로, 그대로……
내 의지와는 관계없이, 몸은 목적 모를 곳을 향해 움직였고… 정신은 거울에 침식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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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챕터 3 이후의 친밀도는 전부 호노카의 기준에서 작성됩니다 (남이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상관없이)
초고교급 기자 / 마키 유이치 [3]
초고교급 농구선수 / 카나데 카즈키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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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작가 / 호노카 아카네 [ - ]
X
초고교급 아이돌 / 이즈미 코하루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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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도박사 / 이리에 사야하 [3]
초고교급 연극배우 / 타카하시 쥰 [3]
초고교급 조향사 / 마에카와 히로토 [4]
X
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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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요리사 / 칸다 케이타 [4]
초고교급 간호사 / 우에하라 에리 [3]
X
초고교급 용병 / 아라이 미츠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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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행운 / 에비나 코토리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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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생존 인원: 11 / 17 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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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멤버
- 에이트
- ???
- 우에하라 에리
- ???
스탠드의 멤버
- 아라이 미츠키
- ???
- ???
- 사쿠라 카야데
이노센트
- ???
- 미도리카와 안나
- ???
- ???
- 하나에 리온
- 이노우에 노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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