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에 앞서※
스토리 요약본이라도 올려볼까 싶어 개인적으로 3챕터까지의 전체 스토리를 요약 해보긴 했는데 사소한 떡밥 하나하나 요약할 수는 없는 노릇이고 그걸 빼자니 글쓴이 입장에서 굉장히 밍밍한,,, 그런 글이 되어버려서 요약본 올리는건 힘들 것 같읍니다,,,
대신 3월 초에 20화를 올리는 시점에는 「단간론파 리플라이 - 사건 노트」라는 글이 추가됩니다. 리플라이를 극 초창기때 보신 단붕이들은 알 법한 "조사 일지"와 비슷한 형태의 그것입니다,,,
사건 노트는 1부 마무리를 향해 달려가는 재판에서 알아낸 정보들을 에피소드가 진행될 때마다 추가하는 형식의, 말 그대로 노트와 같은 글입니다. 「사건 노트」에는 주인공과 일행들이 겪었던, 혹은 개개인만 아는 진실과 사건들이 대부분 정리될 예정입니다. 스토리를 따라가는 데에 지장이 없도록 정리할테니 조금만 기다려주십숑
지금은 전체적인 스토리만 훑어 보셔도 좋고, 링크모음 글에 있는 어느 단붕이가 쓴 프롤로그부터 2챕터까지의 후기글을 보며 얘가 이런 애구나~ 정도만 알아도 좋으니 천천히나마 완결까지 함께 가주시면 감사하겟읍니다,,,
(OST 루프 권장)
호노카 아카네: " … 그만둬. "
호노카 아카네: " 역시 이런 방법은 잘못됐어! 다들 이성을 되찾아…! 상황이 안 좋더라도 이런 것 하나하나에 휘둘리면 안 돼! "
카나데 카즈키: " 야, 호노카… 너 뭔가 단단히 착각하고 있는 거 아니야? 주위를 둘러봐라. 정말 우리가 이성을 잃었다고 말 할 수 있냐? "
호노카 아카네: " 뭐…? "
뜬금없는 화제 전환에 문득 차가운 공기가 느껴져 시선을 돌려보았다.
… 너무 늦게 깨닫고 말았다. 이 곳에는 아무것도 없다. 우리를 지켜줄 것도, 우리를 지탄할 누군가도 없다. 여기에는 그저 언제 꺼질 지 모르는 다섯 개의 촛불이 위태롭게 흔들리고 있었을 뿐이다.
카나데 카즈키: " 그래… 쎄하지? 이 곳에 놓여진건 정체를 알 수 없는 숲… 그리고 고작 우리들 뿐이야. 이성을 잃었다면 진작에 되도 않는 촌극이 일어났어도 이상하지 않다고, 인마. "
호노카 아카네: " …… "
카나데 카즈키: " 호노카, 제발. 우리 이러지 말자. 응…? 너는 이 숲에서 대단한 거라도 발견할 수 있었어? 끽해야 손전등라이트. 이거, 이 작고 하찮은 거 하나가 전부였다고… 그렇잖아? "
카나데 카즈키: " 젠장, 이젠 나도 지친단 말이야! 너희들을 믿겠다고는 했지만 모든게 힘겨운 상황인데, 우리가 저 누님까지 포용할 수 있는 여유가 있다고 생각해!? "
호노카 아카네: " 카나데… "
이즈미 코하루: " 끼어 들어서 미안하지만 동감이야. 우리에겐 더 이상 시간을 지체할 이유도, 그럴 여유도 없어. "
이즈미 코하루: " 가상세계의 기능이 돌아오기라도 한다면… 그게 아니더라도 위태롭게나마 유지되던 서로의 신뢰마저 끝내 무너지게 된다면… "
이즈미 코하루: " 그 때야말로 모든게 끝이야. 지금까지 정보가 다수 있을 것이 분명한 이 언니를 방치한 것조차 지나친 여유였어… 아니, 여유가 아니지. "
이즈미 코하루: " … 오만이었던거야. "
………
히노 유이: " 그래요… 그게 당신들의 판단이라면야… 마음대로 하세요… "
에비나 코토리: " … 같이 가요, 호노카. 이젠 여기에 더 있을 필요 없어요. "
히노 유이: " 에비나, 어딜 가려는거야…?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싶고, 보기 싫은 것은 피하고 싶니? 그럼 안 되는거야. 날 이렇게까지 만든 장본인이 넌데. 날 이렇게까지 비참하게 만든게 넌데… "
히노 유이: " 적어도 널 신뢰하고 싶었던, 하나 남은 친구의 비참한 모습 정도는 눈에 새겨두지 그러니…? "
에비나 코토리: " … 의미 없어요. 그런 말 해봤자, 이제는… "
이즈미 코하루: " … 시작하자, 카나데. "
호노카 아카네: " 안 된다니까! 미쳤어? 최소한의 인간성은 지켜야 할 것 아니야!? "
무슨 생각으로 그랬던 건지…
당장 눈 앞에 놓여진 참담한 몰골의 여성에게 동정심을 느껴서였을까.
더 이상 급변한 카나데의 모습을 보고 있자니, 그에게 품은 기대에 반해 실망하게 될까봐 그런 걸까.
… 혹은, 내 어줍잖은 신념을 지키기 위해 발악이라도 하기 위해서 였을까.
나는 카나데가 휘두르던 나뭇가지의 막대 부분을 뺏들어 부숴버리고, 보란 듯이 멀리 흩뿌렸다.
그 광경을 본 카나데는 의외로 화를 내거나 하지는 않았고, 오히려 당황스러울 정도로 싸늘하고 차가운 태도를 보였을 뿐이다.
히노 유이: " … 당신. "
카나데 카즈키: " …… "
카나데 카즈키: " 어째서…? 왜 그렇게까지 저 누님을 지키려고 하는 거야? "
호노카 아카네: " 나는 저 언니를 지키는게 아니라 사람을 지키는 거야. 너희의 답답한 심정은 백 번 이해해. 나도 그런 감정을 느끼지 않는게 아니야. "
호노카 아카네: " 하지만… 네 감정의 혼란은 이 언니에서 끝나지 않을 거잖아. "
이즈미 코하루: " 뭐…? 그게 무슨 말인데? "
호노카 아카네: " 이런 상황에서 그런 극단적인 선택을 할 거면, 적어도 너의 방향성만큼은 똑바로 해야 할 거 아냐? 그런데 너는 그러지도 못하고 있는 것 같거든. "
호노카 아카네: " 우리 학생들은 믿지만 뱃사공 언니는 믿을 수 없다… 라는 형태로 존재하던 너만의 틀을, 방금 네 스스로 부정했어. 우리들을 믿겠다고는 했지만 사실은 그조차도 어려운 상황이라고 네 입으로 말했다고. 알아? "
호노카 아카네: " 우리의 친구인 에비나를 농락했다는 넉살좋은 핑계 뒤에 숨어서 하고 싶은 대로 할 뿐이잖아! 예전에는 좋은게 좋은거라며, 모두를 믿자고 해놓고는 내심 아무도 믿지 못하고 있던 거잖아! "
이즈미 코하루: " 호노카, 그만해. 지금 우리끼리 싸울 때야? 네가 옳니, 내가 옳니 따지고 싸우는 건 균열의 시작점이라고. 적으로 규명해야 할 상대가 있다면 그건 우리가 아니라 저 사람이 되어야 한다니까? "
호노카 아카네: " 뭐라는 거야, 정신 좀 차려! 너희들이 저 언니에게 폭력을 휘두르는 건 뜻대로 풀리지 않는 상황에 대한 감정 배출,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야… 그런 와중에 너는 네 기준조차 제대로 정하지 못하고 있어. "
호노카 아카네: " 너는 그저… 이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방황하고 있는 거야. "
………
카나데 카즈키: " 몽상가를 곁에 두려니 적잖이 피곤하구만… "
호노카 아카네: " 뭐…? "
카나데 카즈키: " 그래, 한 발 물러서서 생각해보니 내가 모순적이었다는게 보이네. 일깨워줘서 고맙다. 근데 말이야… "
카나데 카즈키: " 사람이 무조건 완벽해야하냐? 자신이 내뱉은 말은 무조건 지키고 따라야 해? 물론 사람에 따라 보기에는 역겹게 느껴질 수도 있겠지. "
카나데 카즈키: " 듣기에는 좋네. 평화롭게 해결하자. 인간성을 지키자. 누군들 안 그러고 싶어? 그거 되게 웃기는 소리야. 그렇게 평화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우리 중 최고 인격자였던 미도리카와는 결국 어떻게 됐냐? "
카나데 카즈키: " … 죽었어. 몇 톤의 무게에 달하는 컨테이너 박스에 깔려서 형체도 알아볼 수 없게. 그것도 자신의 제일 친한 친구라고 여겼던 여자에게 말이야. "
호노카 아카네: " 카나데…!! 내가 말하는건 그런 경우가 아니잖아! "
카나데 카즈키: " 그래, 뭐… 세부적인건 다르겠지. 하지만 큰 틀은 같아. 미도리카와는 무엇때문에 죽었다고 생각해? 마키와 마나베, 그 둘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
카나데 카즈키: " 결국은 안일함 때문에 죽은 거야. 뒤에서 칼을 갈고 있는 녀석들을 믿음으로 교화시킬 수 있다고 여겼다가 찔린거라고. 시간을 두고 차근차근 해내보려고 했으나 그럴 시간조차 주어지지 않았지. 그 탓에 우리의 친구는 시체가 되어버렸어. "
카나데 카즈키: " 지금 저 누님을 인간적으로 다루고, 우리의 편이 될 수 있도록 충분한 믿음과 기다림을 제공한다고 하자. 그럼… 우리는? 그 시간동안 점차 증폭되는 불안감과 공포에 떨어야하냐? "
카나데 카즈키: " 야, 잘 들어봐. 까놓고 말해서 나는 초교고급 농구선수야. 여기 있는 여자 네 명 정도는 어떻게든 제압할 수 있어. 마음 먹기에 따라 나를 위해 너희들을 해칠 수도 있는 입장이라고… "
호노카 아카네: " 무, 무슨 말을… 너 진짜…!! "
카나데 카즈키: " 누가 그러겠대? 사람 말 끝까지 들어! 그걸 행동으로 옮길 생각은 추호도 없어! 하지만 숨만 쉬어도 구역질이 올라오는 이 뭣같은 상황을 벗어나려면,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단 말이야!! "
호노카 아카네: " 그런 걸 입 밖으로 꺼내는 것 부터 우리에게 얼마나 큰 공포를 심어놓는 일인지 몰라!? 너, 제발 생각이라는걸 좀 하고 말을 해!! "
카나데 카즈키: " 아니라고, 아니라고!! 몇 번을 처 말해야 알아듣는데!? 제발 적당히 좀 해! 적당히 좀! "
이즈미 코하루: " 아, 씨발! "
고요한 숲에 날카로운 피부 마찰음이 두 번 울려퍼졌다.
한 번은 카나데에게… 한 번은 나에게.
귀가 먹먹해질 정도의 충격에 풀썩 주저 앉아버렸다.
아까까지는 서로 싸우느라 목과 귀가 아팠는데, 이제는 물리적으로…
이즈미 코하루: " 적당히 좀 해, 미친 새끼들아! 말귀 못 알아먹어? 지금 우리끼리 싸울 때가 아니라니까! "
이즈미 코하루: " 똑똑히 들어. 너희 둘 다 틀린 말 한 거 아니야. 우리는 지금 엿같은 상황에 놓여져있어. 미쳐도 정상이 아니고, 안 미쳐도 정상이 아닌 그런 상황 말이야. "
이즈미 코하루: " 그냥… 그냥 좀. 서로의 의견에 협조하지는 못하더라도 이해는 해야지. 이게 이렇게까지 싸움으로 번질 일이었어? "
호노카 아카네: " …… "
카나데 카즈키: " … 난 강요한 적 없어. 내가 이러는 것을 보기 싫고, 이해하기 싫으면 자리를 피해있으라고 권고까지 했잖아. "
이즈미 코하루: " 멍청아, 너도 잘한 거 없어! 아무리 빡쳤다지만 「난 여기있는 네 명을 모두 죽일 수 있습니다~」 따위의 말을 하는게 상식적으로 맞아? 어!? "
이즈미 코하루: " 넌 진짜 입 조심해. 한 번만 더 좆같은 말 씨부리면 부랄 터트릴거야. "
이즈미 코하루: " 그리고 호노카. 아무리 얘가 미친 소리를 떠벌렸다지만… 뭐하는 짓이야? 선 안 지켜? 모두가 너처럼 마음이 넓은 줄 알아? 카나데가 하는 말은, 뭐 말도 아니다 이거야? 천사짓하면 우월해진 듯한 기분이라도 들어? "
호노카 아카네: " …… 미안해. "
이즈미 코하루: " 하아, 얘들아… 진짜 너무 지친다. 우리 언제까지 이래야 하는건데… 내가 보기엔 너희들 싸움, 오늘 안에는 못 끝내거든? 일단 서로간의 오해와 앙금은 잠시 묻어두는게 좋지 않을까 싶은데. "
이즈미 코하루: " 카나데, 비록 나도 네 입장이긴 하지만 그런 내가 봐도 너는 너무 흥분해있어, 저 언니는 내가 맡을 테니까 가서 흥분을 가라 앉혀봐. 에비나, 너는 호노카 데리고 어디로든 가. 바람이라도 쐬고 오라고. "
이즈미 코하루: " … 그리고 돌아오면, 부디 네 생각정도는 정리하고 돌아와주길 바란다. "
에비나 코토리: " 아…… "
에비나 코토리: " … 네에. "
-
난 최선을 다했다… 적어도 그렇게 믿고 싶었다.
그렇게 믿지 않으면, 저 멀리서부터 들려오는 불쾌한 비명을 맨정신으로는 버틸 수 없을 것 같았다.
이렇게나 넓은 숲인데도… 아무 방해물도 없는 탓에 매우 희미하게나마 그런 소리들이 들려온다.
더 이상 걷기에는 아까의 일에 너무 지쳐버렸다.
에비나 코토리: " 많이 힘들죠…? 잠깐 쉬어요. 자리 치워드릴게요. "
에비나는 나무 주변 밑에 널부러진 잎들을 황급히 치워주었다.
분명 고마운 마음은 있었지만 너무 지쳐서일까, 고개를 끄덕이는 것 말고는 마땅한 표현을 하지 못했다.
에비나 코토리: " 맞은 곳은 괜찮아요…? 시뻘겋게 부어 올랐어요… "
호노카 아카네: " 으응… 괜찮아. 맞은 것보단 마음에 상처가…… "
호노카 아카네: " 하아아… 카나데, 진짜 믿었는데…… "
에비나 코토리: " 카나데도 사람이잖아요… 말실수를 하기는 했지만 본심은 아니었을거에요. "
호노카 아카네: " 알아… 아는데… 직접 겪으니까 마음이 좋지 않아. 이것도 내심 카나데에게 의존하려고 했던 경향이 있어서겠지… "
호노카 아카네: " 이즈미의 말이 맞아… 아까도 서로 바락바락 싸울 정도의 상황은 아니었어. 그 언니에게 무언가를 알아내야하는 상황인건 확실하고, 내가 적당히 눈 돌리면 되는 일이었는데… "
호노카 아카네: " 나는 아무런 대책없이… 그저 믿음을 강요하며 카나데에게서 폭력을 빼앗았어. 그게 옳은 일인지조차 판단하기 이전에 몸이 움직였던거야. "
호노카 아카네: " 적어도 나는 그에 합류하지 않겠다는 선민의식이 과했던걸까… 아니면 카나데를… 하아아… "
에비나 코토리: " 많이 의지했군요… "
호노카 아카네: " 그랬나 봐, 진짜… 너무 한심하지? 멋대로 믿고, 멋대로 의지하다 멋대로 실망하고…… "
에비나 코토리: " … 힘들어요? "
호노카 아카네: "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인걸… "
………
………
………
에비나 코토리: " 그렇네요… 힘들지 않다면 거짓말이죠… 저 뿐만이 아니라 모두가 마찬가지일 거예요… "
에비나 코토리: " 그래요… 그럴 거예요… "
에비나 코토리: " ……… "
에비나 코토리: " 호노카, 제가 생각해본 게 있는데요… 아까처럼 우리들이 싸운게, 결국은 내부의 불안을 해결하지 못하고 덮어두기만 한 것이 원인이었잖아요. 그렇죠? "
호노카 아카네: " 그렇지… 터질 게 터진거라고 생각해… "
에비나 코토리: " … 해결하러 가요. "
호노카 아카네: " 뭐…? "
에비나 코토리: " 호노카는 모두와 같이 힘든 상황에서 저를 믿고 기다려줬고, 히노를 지켜줬어요. 비록 그에 대한 확신을 내리지는 못하고 있지만… 지금은 그걸로 충분해요. "
에비나 코토리: " 성찰하며 반성하는 것도 좋지만, 너무 급격하게 변하려고 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호노카는 호노카인 게 제일 멋있으니까요. "
그러면서, 그녀는 포켓에서 어떤 사진 두 장을 꺼내 건네주었다.
요즘같은 스마트폰 시대에서는 은근 희소성이 높은 폴라로이드 사진이었다.
의문이 담긴 시선으로 그녀를 바라보자, 에비나는 달라져 있었다. 아니, 돌아와 있었다.
미궁을 빠져나오면서부터 줄곧 갈피를 잃었던 모습이… 예전으로 돌아온 것 같았다.
변화가 생긴 듯한 에비나도 에비나지만, 우선은 손에 들린 사진에 집중하고자 했다.
뭐길래… 지금같은 상황에서 사진을…
…………… 어?
호노카 아카네: " 이, 이건 너랑… 아까 낮에 에이트의 기억에서 보았던 소우토 아저씨잖아…!? "
에비나 코토리: " 네에… 소우토 아저씨… 아니, 소우토 선생님이 저희들의 선생님이었을 시절에 찍은 단체 사진이에요. 선생님의 왼쪽이 저, 오른쪽이 히노구요… 나머지는 저희 학급 친구들. 수학여행가서 찍은 사진인가봐요. "
호노카 아카네: " 이게 뭐야…? 무, 물론 너는 처음부터 80기의 전학생이라고 말했으니, 출신 성분이 우리와는 다를 거라고 예상하기는 했는데… 이 아저씨가 에비나와 저 언니의 선생님이었다고? 갑자기 이게 무슨… "
에비나 코토리: " 그건… 모두의 앞에서 설명해드릴게요. 우선 다음 것을 봐 주시겠어요? "
첫 사진은 소우토, 그리고 그를 중심으로 16명의 학생들이 둘러 앉아 캠프파이어를 하고 있는 사진이었다.
분명히 깜짝 놀라야 마땅할 사진인데… 지금까지 피와 시체같은 끔찍한 것을 봐왔던 탓일까. 이런 평화로운 분위기의 사진은 의외의 놀라움보단 가슴 따뜻해지는 훈훈함이 더욱 크게 다가온다.
에비나는 방금 수학여행에서 찍은 소우토 선생님과 우리 학급 친구들이라고 말했다. 그렇다는 건… 시기가 언제가 되었든 저 언니와 에비나는 같은 반 학생이었다는 말이 되겠지.
사진 하나로는 애매하게 남은 의문이 풀리지 않는다. 첫 번째 사진을 뒤로 넘기자, 이번에는 또 다른 형태의 놀라운 사진이 눈을 의심케 한다.
호노카 아카네: " 이건 또 뭐야…? 이거 하나에지? 주변의 여자 두 명은 너랑 하나에 아리아 씨고…!? "
두 번째 사진에 담긴 장면은… 역시 지극히 일상적인 사진이었다.
공원 벤치에 앉아 볼을 붉히며 울음을 터트리고 있는 하나에, 어쩔 줄 몰라하며 하나에를 달래는 에비나, 또한 에이트의 기억에서 보았던… 실소하는 모습의 하나에 아리아가 담긴 폴라로이드 사진.
… 영문을 알 수 없었다. 세 사람이 한 사진에 담긴 셋의 관계를 어떻게든 연결시켜 보려고 했지만 쉽사리 되지 않았-
아, 맞아… 에비나와 하나에는 과거에 연이 있다고 했는데… 그럼 어찌저찌 연결고리가 생기기는 하겠구나.
에비나 코토리: " 이거는… 제가 할 이야기의 메인이 아니니까 지금 말씀드릴게요. 저희 셋이 어떻게 한 사진에 찍혀있냐가 궁금한거죠? "
에비나 코토리: " 하나에와는 과거에 연이 있었다고만 밝혔는데… 실은 어렸을 적부터 옆집에 살던 소꿉친구였어요. 나이는 제가 한 살 많았으니 친한 누나, 동생 사이였죠. "
호노카 아카네: " 무슨 소리를… 아까 낮에는 아직도 하나에에 대한 기억이 완전히 되돌아오지 않았다고 했잖아…? 서, 설마 기억이 다 돌아왔던거야!? "
에비나 코토리: " 네에… 숨겨서 미안해요. 그 때는 호노카를 비롯한 모두를 믿는 것에 의문이 있었는데, 적어도 호노카에게는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털어놓는거예요. 속았다고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
호노카 아카네: " …… 힘이 쫙 풀리네, 진짜. "
에비나 코토리: " 기억이 돌아온 시기는… 예상하셨다시피 미궁에서 막 빠져나온 직후였어요. 히노에게 어떤 키워드를 듣고, 동시에 전달받은 두 장의 사진을 보고 기억이 돌아왔죠. 제게는 이게 「트리거」 였던 셈인데… 이 이야기는 나중에 하고, "
에비나 코토리: " 실망했다면 미안해요. 하지만 제 의도는… "
호노카 아카네: " 너에게 실망했다거나 그런 건 아니야. 그러니까… 우리 중 대놓고 자신을 드러낸 경우는 재판을 제외하면 없었잖아. 이제서야 무언가의 실마리가 잡힌 것 같아서… 안도해서 그래… "
호노카 아카네: " 지금의 나는 믿는 것 외에는 아무것도 할 수 없어… 그러니까 네가 무슨 말을 하든 믿을게. 믿을 테니까… 뭐든지 믿을테니까…!! 너와 하나에는 어릴 적부터 옆집 살던 찐친이었다는거지!? 믿을테니까… 뭐든 말해줘, 제발…… "
에비나 코토리: " 지, 진정하세요. 너무 흥분했어요… 아무튼 두 번째 사진은 하나에가 연애고백에 실패하고 벤치에서 밤새 질질 울던걸 달래주고 있는 장면이네요. 늦은 시간이 되도록 집에 안 들어오던 참이라 아리아 언니가 저에게 부탁해서 같이 찾아주고 있었어요. "
에비나 코토리: " 아마… 중학교 1학년 시절이었을거에요. 하나에는 초등학생이구요. 이 때의 그 아이는 툭하면 우는 울보였는데… 고백할 용기는 어떻게 냈던 걸까요. 후후…… "
호노카 아카네: " ……… "
에비나 코토리: " 첫 사진이 키보가미네 학원 시절의 기억을 되돌려주기 위해 존재했다면, 이 사진은 저의 어린 시절의 추억… 제 과거를 되돌려주기 위해 있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문제는 마지막 사진이에요. "
호노카 아카네: " 마지막 사진…? 사진은 두 장만 있던게 아니었어? "
에비나는 한숨을 푹 내쉬며, 씁쓸한 무언가가 가득한 얼굴로 한 장의 사진을 더 건네주었다.
그 사진은 앞서 받은 두 장의 폴라로이드 사진보다는 크기가 미세하게 컸다. 아마, 다른 사진기로 찍은 것일까…
에비나 코토리: " 제가 미궁을 탈출한 이후로 여태껏 죽은 듯이 지냈던 이유… 과거를 부정하면서까지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던 결정적인 이유예요. 믿을 수 없으니까, 믿고 싶지 않으니까… "
에비나 코토리: " 히노는 제게 두 장의 사진을 주면서 이렇게 말했어요. 이 섬의 제일 중요한 어딘가에는 비상 시 기억을 되돌려놓을 수 있는 「트리거」가 사진의 형태로 존재한다고. "
에비나 코토리: " 그 사진들은 가상세계의 참가자들, 그들의 뇌에 저장된 기억을 일부 인쇄한 것이래요. 두 개의 사진을 보고 혼란스러워 하던 도중에, 정말 거짓말 같이 하늘에서 세 번째 사진이 떨어졌어요. "
에비나 코토리: " 거짓말 같이요. 너무나도 거짓말 같이… 이 시점에서 제가 그 사진을 봐주기를 바라는 것 마냥 말이에요. "
하늘에서 갑자기 떨어졌다고…?
애원하듯 빌며 모든 것을 믿겠다고 말한 지 1분이 조금 지난 것 같은데, 금새 의문을 가지게 되는 것 투성이이다.
물론… 당연히 믿을 수 밖에 없다. 믿는 것 이외에는 선택지가 없다.
여기서 믿을 수 없다며 의문을 제기하든, 화를 내든… 네 말은 거짓같으니 더 이상 들을 수 없다고는 할 수 없는 노릇이다.
사람을 믿고, 이야기를 들어야한다. 아까 카나데와 싸울 때에도 되새겼으면 하는 마음이었지만…
…… 아무튼, 떨리는 마음으로 마지막 사진을 돌려보았다.
그리고, 거기에는………
………
………
해도 해도 너무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망치로 머리가 으깨지는 듯한 충격적인 사진이었다.
역겨울 정도로 잔혹한 그 사진을 한참이나 뚫어지게 보다가, 이내 내 옆에 앉아있는 에비나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현실과 가상, 그리고 그 경계를 구분할 수 없게 되어버려 혼란스러웠다. 무슨 말을 해야할 지도 알 수 없었다.
에비나도 그를 예상한 듯이, 숨이 막힐 정도의 침묵은 꽤나 길게 이어졌다.
그러다가… 겨우 입을 열 수 있게 되었다.
호노카 아카네: " ……… 이거, 너야? "
에비나 코토리: " ……… "
그녀는 말 대신 고개를 작게 끄덕이는 것으로 답을 보였다.
이게 진실이라고 해도 말이 안되고, 합성이라고 해도 선을 넘어도 한참 넘었다.
하지만… 앞선 두 장의 사진에 대한 것은 에비나 본인도 인정했잖아. 과거에 실제 있었던 일이라고…
그렇다는 말은 역시…
에비나 코토리: " 왜 호노카가 얼 빠져있어요. 이 사진의 주인공은 저인데… 저도 어이가 없었다구요… "
호노카 아카네: " 너… 이걸 어떻게… 말하려고 하는 거야? 설명할 수는 있는 거야, 이거? "
에비나 코토리: " 모르겠어요… 아직 이 사진이 진짜인지 가짜인지조차 모르겠어요. 가짜라고 믿고 싶은데, 가짜가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에… 너무 두렵기도 해요. "
에비나 코토리: " 하지만 이젠 결심했어요. 더 이상 덮어두지 않고 해결을 하기로. 제 작은 결심이 이 상황을 조금이라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저부터 시작할래요. "
호노카 아카네: " … 괜찮겠어? 그렇게 부탁해놓고 이런 말 하기도 이상하긴 한데, 하아… 너 정말 대단하다. "
에비나 코토리: " 믿음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해주세요… 자, 가요. "
에비나는 이제서야 후련해진 듯 자리를 힘차게 일어나곤 나에게 손을 건넨다.
강한 달빛이 그녀를 감싸 맑은 표정이 더욱 강하게 다가온다.
며칠 동안이나 잃었던 자신의 모습을 되찾은 에비나는… 왠지 모르게, 그 누구보다 신뢰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그런데…
호노카 아카네: " … 무슨 소리 안 들려? "
에비나 코토리: " 소리요? 갑자기 무슨… "
상황이 우선 중단되고 자리를 뜨려고 하던 찰나, 우리가 걸어오지 않았던… 즉, 다른 아이들일 가능성이 없는 반대편에서 풀숲이 사그락거리는 소리가 들려왔다.
그 소리의 주인공은 딱히 은밀하게 다가올 생각이 없는지… 점차 그 소리는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들릴 정도로 크게 다가왔고…
갑자기 닥친 극도의 긴장감에 신경을 곤두세운 우리들은 아무런 움직임도 취하지 못한 채, 다가오는 소리에 시선을 맞추었다.
확신할 수는 없지만 앞으로 몇 걸음이면 무언가가 튀어나올 것 같았다. 스무 걸음, 열 다섯 걸음, 열 걸음…
다섯 걸음, 세 걸음, 두 걸음, 마지막 한 걸음. 결국 그 끝에 닥친건 나무 지팡이와 비슷한 막대기에 몸을 간신히 의지하는, 초췌한 인상의 누군가였다.
???: " 사람 소리가 멀리서부터 들리길래 혹시나 해서 따라와봤는데… "
칸다 케이타: " 다들… 여기에 있었노… "
칸다 케이타: " 아… 아…… "
그렇게 짧은 말만 남기고는… 의식을 잃으며 쓰러졌다.
호노카 아카네: " ……… 카, "
호노카 아카네: " 칸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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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기자 / 마키 유이치 초고교급 작가 / 호노카 아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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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농구선수 / 카나데 카즈키 X X 초고교급 아이돌 / 이즈미 코하루 초고교급 도박사 / 이리에 사야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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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 X X X 초고교급 요리사 / 칸다 케이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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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교급 간호사 / 우에하라 에리 X 초고교급 용병 / 아라이 미츠키 X 초고교급 행운 / 에비나 코토리-
현 생존 인원: 05 / 17 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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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의 멤버
- 에이트
- ???
- 우에하라 에리
- 타카하시 쥰
스탠드의 멤버
- 아라이 미츠키
- 마에카와 히로토
- ???
- 사쿠라 카야데
이노센트
- ???
- 미도리카와 안나
- ???
- ???
- 하나에 리온
- 이노우에 노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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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화) 2/13 (월)
15화) 2/17 (금)
16화) 2/20 (월)
17화) 2/24 (금)
18화) 2/27 (월)
19화) 3/03 (금)
20화) 3/06 (월) - 4챕터 일상편 完
업로드는 요렇게 진행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