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apter 2. 가면의 소녀가 꿰뚫어보던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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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베 리츠: " …… 저, 시간이 어느정도 흐른 것 같은데요…. 언제까지 기다리게 하실건가요? 최소한 저희들에게 무엇을 보여주려는 지는 정확히 짚어주셨으면 좋을텐데요. "
마키 유이치: " 그래, 풍경이라고 했지? 일전에 호노카가 보았던, 우리에게 보여줘야 할 것. 그 풍경이란게 뭔데? "
하나에 리온: " ……. "
하나에 리온: " 그야… 너희에게 제일 중요한 기억이겠지. 정확히는 사라진 중요한 기억. "
마키 유이치: " …… 당최 이해할 수가 없네. 중요한 기억을 잊었다는게 의문인 것은 아니야. 널 이해할 수 없다는거지. 너, 대체 뭐하는 녀석이야? 제일 경계해야 할 인물이라 생각하고는 있었지만, 이건 정도가 심하잖아. 도대체 넌 이 연극에서 무슨 역할을 맡은거지? "
마나베 리츠: " 저, 그게…. "
마키 유이치: " 뭐야…? 마나베, 뭔가 짚이는 거라도 있어? "
마나베 리츠: " 짚인다기 보다는… 하나에 씨가 조금 특이하다고 생각하고 있었거든요. 단순한 추측들로만 이루어진 생각이라… 말씀드리기가 곤란… "
하나에 리온: " …… 나랑 무슨 관계였던거야, 마나베? 잠시만…… 아하. "
하나에 리온: " 넌… 나랑 거래를 맺었어. 그런거지? 그래서 네가 속 시원하게 말 하지 못하는거야. "
하나에 리온: " 그렇다면 편하게 말해버려. 당사자가 허락했으면… OK잖아? "
마나베는 다소 모호한 하나에의 반응을 살핀다.
나 또한 녀석의 어색한 발언을 알아챌 수 있었다. 자신과 마나베 사이에 맺은 거래라면, 어째서 남의 일인 양 말하는 것이지?
마나베 리츠: " 당사자의 허락이라면… 괜찮겠죠. "
마나베 리츠: " 일단 설명에 앞서, 마키 씨에게 묻겠어요. 마키 씨가 저를 처음 봤을 때의 모습과 지금까지 보여줬던 모습. 두 모습이 동일하던가요? "
마키 유이치: " 예전의 네 모습? 분명, 운동장에서 처음 너를 봤을 때였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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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베 리츠: " 인사는 생략하도록 해요. 전 여러분들의 이름을 알고 있는데다가, 지금은 이렇게 자기소개를 나눌 상황이 아니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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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베 리츠: " 괜찮으시겠어요? 지정해준 곳 이외의 장소는 위험하다고 판단되거든요. "
마키 유이치: " 괜찮아. 걱정 해줘서 고마워, 마나베. "
마나베 리츠: " … 아뇨. 이 정도는 무상 서비스가 가능한 영역이라. 그렇다면 저는 가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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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뭐랄까, 지금에 비하면 당시의 마나베는 훨씬 딱딱하고, 차갑고, 거래를 바탕으로한 수지타산적인 행동이 눈에 띄는 여자였다.
그러나 저격수에게 공격을 받고 의식을 차렸을 땐, 그녀는 확실히 달라져 있었다.
다소 유해지고, 감정적으로 변하고, 마땅한 대가가 없음에도 모두를 위해 움직였으니까.
마나베 리츠: " 가상세계에 들어오기 전과 후의 저는 분명한 차이가 있었을거예요. 그렇다면 그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시나요? "
마키 유이치: " 어, 어? 그야…… "
A. 단순 변심
B. 거래를 이행하기 위해서
C. 살인을 하기 위해서
마키 유이치: " 거래를 이행하기 위해서 였던거야. 뉘앙스를 보면 하나에가 부탁한 것 같은데. 맞아? "
마나베 리츠: " 뭐… 맞아요. 거래의 보안을 위해서 말하면 안되는거긴 하지만, 거래 자체는 저번 섬에서만 유효한 거래였고, 본인의 허락도 맡았으니까요. 그래도 찜찜한건 어쩔 수 없네요…. "
마나베 리츠: " 그래도 이왕 말한 김에 끝까지 말해야겠죠. 저는 저번 섬에서… 마키 씨가 의식을 잃었을 첫째 날에 하나에 씨와 거래를 맺었어요. "
마나베 리츠: " 내용은 다음과 같아요. 17명의 신원보장과, 하나에 리온의 활동 보조. 그게 제가 저번 섬에서 무리하게 나선 이유이기도 하고요. "
마키 유이치: " 그럼… 너의 진짜는 뭐인거야? 가상세계에 들어온 이후가 아닌 처음으로 널 만난 그 순간이 너의 진짜라는 말이야? "
마나베 리츠: " 지금 상황에선 그닥 중요한 얘기는 아니지만… 네, 맞아요. 저는 제게 실이 되는 행동은 하지 않아요. 무리해서 리더 역할을 자처하는 정신나간 사람이 어디 있겠어요? 검정의 표적이 되기에는, 더더욱이 배신자가 있는 상황에서는 최적의 타겟이 되어버리고 마는걸요. "
마키 유이치: " …… "
마나베 리츠: " …… 그런 눈빛으로 쳐다보지 마세요. 물론 미도리카와 씨라는 존재가 제 믿음을 비웃는 것 같긴 하지만, 지금의 제 반응이 잘못되었다고는 할 수 없지 않나요. "
마키 유이치: " 응… 동의해. 이제야 너의 비정상적인 행동이 이해가기 시작했어. 미도리카와와 너 사이에 의견이 갈렸을 때도, 너는 필요 이상으로 역정을 냈었지? 너는 네 방식대로 사람을 지키고 싶었던거고, 그걸로 의견이 갈리는 것 자체가 싫었던 거야. "
마나베 리츠: " 그래도 거래를 중요시하는 만큼, 전 계약을 이행하려고 최선을 다 했어요. 거래에는 대가가 따르고, 대가에는 신뢰가 따르니. "
확실히… 마나베의 행동이 자의였든, 타의였든… 카나데를 비롯한 다섯을 지켜주고, 절망병으로 인해 하나 둘 무너져가는 상황 속에서도 모두를 지탱해준 사실이 없어지는 것은 아니다.
다만, 마음 한 켠이 아려오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겠지.
마키 유이치: " 그래. 17명의 신변 보호… 그건 알겠어. 그렇다면 하나에 리온의 활동 보조는? 거기에 대해서는 감조차 잡히지 않는걸. "
마나베 리츠: " 생각보다 눈치가 없으신 편이네요. 저와 하나에 씨가 거래를 맺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저번 섬에서 제일 먼저 생각나는 행적이 무엇인가요? "
마키 유이치: " 마나베와 하나에의 행적을 말하는 거지? 그야… "
A. 하나에 리온은 저번 섬에서 단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B. 치안을 핑계로 뒷골목을 봉쇄했다
마키 유이치: " 아……! 너희들, 치안을 핑계로 주택가 근처의 뒷골목을 막았잖아. 그거랑 관련된거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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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베 리츠: " 맞아요. 슬슬 올 때가 되었군요. "
마나베는 여분의 손전등을 꺼내들고 골목길의 여러군데를 수시로 비춰보았다. 그러자 곧..
하나에 리온: [기다렸지]
마키 유이치: " 하나에…? "
마나베 리츠: " 아, 부탁했던 물건은 챙겨와 주셨나요? "
하나에 리온: [여기]
하나에는 마나베에게 경보기로 추정되는 작은 기계 장치 여러 개를 건네주었다.
하나에 리온: [그럼 수고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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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나베 리츠: " 그런 거예요. 저희는 안심하고 무언가를 행동할 공간이 필요했어요. 세인트루시아는 전체적으로 개방된 느낌의 섬이었기에, 뒷골목 같이 폐쇄적인 공간이 필요했다는 말이죠. 사람들이 잘 오가지 곳은 뒷골목이 유일했거든요. "
마나베 리츠: " 어찌 되었든 계획은 성공이었어요. 열감지 카메라 덕분에 스탠드나 제로는 얼씬도 하지 않았죠. "
하나에 리온: " 그건… 아마 호노카 아카네와 직관되는 문제일거야. 그 얘기는 조금 후에. "
마키 유이치: " … 뒷골목에 그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 줄은 몰랐네. 그렇다면 낙서도 너희들이 한거야? 자유, 희망, 선택… 그런 의미 불명의 단어들 말이야. "
마나베 리츠: " 네? 그게 무슨… 아, 저희가 같이 보았던 문구들 말이군요. 그건 제가 한 짓이 아니예요. 했다면 하나에 씨겠죠. "
하나에 리온: " ……? "
마키 유이치: " … 라기엔 저 녀석도 모르는 눈치인데. "
마나베 리츠: " 뭐…… 지금 그게 중요한가요? 아무튼 저 역시 하나에 씨는 정상적인, 저희와 동등한 처지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
하나에 리온: " 추측만 해서 뭐가 달라지겠어? 당사자로부터 듣는게 정확하지. 사람 앞에 두고 그러는거 조금 웃기지 않아? "
마키 유이치: " 말해준다니까 고맙긴 한데… 아주 말이 트였구나? 저번 섬에서는 답답해서 어떻게 살았대, 정말. "
하나에 리온: " 결론부터 말하자면, 나는 저번 섬에서 가상세계를 망가뜨릴 준비를 하고 있었어. 모노쿠마가 이상하리만큼 간섭하지 않기는 했지만, 이 정도 스케일의 일이 들키게 된다면 방해받게 되는건 시간 문제잖아? "
하나에 리온: " 호노카는 분명히 로그아웃을 시도했었어. 나를 제외한 누군가가 그런 상상을 하리라곤 생각도 못했지. 아마 이노우에의 입김이 작용했을거야. 이노우에가 죽었으니 이 이상은 호노카에게 듣지 않으면 안되겠지만…. "
하나에 리온: " 실패한 이유는 하나지. 잘 알지도 못하면서 무리한 모험을 했던거야. 최소한 내가 알았더라면, 바깥 세상을 눈속임해서 확실하게 탈출 했겠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 호노카의 실패는 경계 강화로 이어졌고… 결국 나의 시도도 실패하게 됐어. "
마키 유이치: " 아까부터 이상했어. 네 자신의 일을 남의 일인 양 말하고, 지금도 '우리'들이 아닌 '너희'들이라고 부르고… 게다가 넌 이 세계의 구조를 너무나도 잘 알고 있어. 비록 지금까지 겪었던 살인게임 덕이라고 할 지언정… "
하나에 리온: " 어렵게 생각하지 마. 둘의 상황을 똑같이 봤다면, 둘의 상황이 똑같기 때문이라는 생각부터 해보라고. 넌… 언제나 빙빙 꼬아서 생각하는 면이 있어. "
마키 유이치: " 이, 이건 무슨… "
하나에 리온: " 가뜩이나 존재해서는 안될 불안정한, 동시에 요주의 맵인데, 바깥에서는 이미 바이러스의 존재를 알아버렸고… 치트까지 쓰면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으니… 바이러스가 버텨나겠어? "
마키 유이치: " 그리고… 꼭 내 기억만 볼 수 있는건가? "
… 원래라면, 난 나의 기억을 봤을 것이다. 하나에도 그걸 원하는 눈치였고, 하지만.
문득 생각이 났다. 지금이라면 죽은 이들의… 이노우에, 사쿠라, 에이트 라던가. 사라진 호노카… 아라이 미츠키. 누구든 그 사람에 대해서 알 수 있는 계기가 된다.
보여주는 것은 매우 한정적이지만, 그 사람이 소중히 여기는 기억은 인물과 사건의 단편적인 모습을 파악하는 데에는 무리가 없을 것이다.
어쩌면… 여기에 있는 이 미스테리한 사람의 기억도 볼 수 있겠지.
마키 유이치: " 나는… 그 소중한 기억을 봐도 괜찮았던 사람인가? 하나에, 답해…!! "
하나에 리온: " 아……. "
그러면서도 마나베를 삼켰던 빛의 구체는 내게 향하고, 하나에는 그것을 보고는…
무언가를 말하는 대신, 마스크를 내리며 여태껏 보여주지 않았던 미소를 보여주었다.
하나에 리온: " 넌… 지금까지의 모습으로는 분명히 마음에 드는 녀석은 아니었지만, 방금 것으로 확신할 수 있어. 결과는… 선택에 따라 언제든 달라질 수 있다는 걸. "
하나에 리온: " … 잘해봐. 지금까지 네 생각보다는 많은게 달라졌으니까. "
마에카와 히로토: " 언제 봐도 웅장한 넓이의 도서관이다. 그리고, 많은 책장들과 장애물 탓에 피해자는 범인의 존재를 알지 못한다. "
타카하시 쥰: " 범인이 마나베를 스토킹하고, 도서관에 들어가는 것을 확인한 뒤 조용히 들어왔다면…? "
마에카와 히로토: " 사다리는 부숴지지 않았다. 만약 범인이 처음부터 살기를 띄고 있었다면, 피해자는 사다리에서 뛰어내리고 대응을 했을테다. 그렇다면… "
마에카와 히로토: " 미도리카와 안나입니다!! 자, 박수! "
타카하시 쥰: " 저기, 마에카와… 무슨 일이라도 있는가? 표정이 좋지 않다. "
칸다 케이타: " 집념과 사랑… 집념과 사랑… 아, 모노쿠마 자슥이 말한 책이 이건가보구마. "
칸다 케이타: " 근데 이거, 자판은 어떻게 치는기고? 드럽게 어렵네, 콤퓨타를 배웠어야 뭘 알쟤…. "
칸다 케이타: " 그런데 뭐 이리 가독성이 떨어지노? 콤퓨타는 또 어떻게 끄는거고? 어휴, 참으로 복잡하여라. 모노쿠마가 알아서 뒷정리 하긋지, 뭐. "
…
…
…
…
~ PM 23:00, B1, 개인실 복도 ~
아라이 미츠키: " 그럼 들어가련. 창문은 잠그고 자고. "
이리에 사야하: " 응……. 그런데, 아라이 누나… "
이리에 사야하: " 언제까지 잡아둘 생각이야!? 이제 심야시간이라구, 슬슬 놓아주는게 좋지 않아? "
카나데 카즈키: " 끄읍, 끄읍…! 항복! 항복,항복항복항복-!! "
아라이 미츠키: " 놓아주기는 왜 놓아줘? 남의 대화나 엿듣고 말이야. 좋냐? 관음하니까 좋았냐고, 야. "
카나데 카즈키: " 관음… 아니다…!! 아윽, 아파! 살살 좀 조여! "
아라이 미츠키: " 빨리 들어가라, 얘는 나랑 같이 네 방문 앞에서 이상한 놈년들 없는지 감시시킬거다. "
카나데 카즈키: " 뭐, 뭣!? 누구 마음대로!? 나도 자야 하거든?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모범생활을 해야 한다고! "
아라이 미츠키: " 지랄, 모범생활 하는 새끼가 남의 대화를 엿듣나? 세상 모범생들 다 뒤지셨나봐, 응? "
카나데 카즈키: " 하아… 그래, 들킨 내 잘못이지, 미안하다, 이리에… 난 단지 너희들한테 무슨 일 생기는게 아닐까 싶어가지고… "
이리에 사야하: " 아, 아니야! 걱정해줘서 고마워, 카나데 형…. 그, 그럼 들어가볼게. 무슨 일 있으면 노크해줘. "
……
카나데 카즈키: " 그, 그럼 나도 간다? GOOD BUY. "
아라이 미츠키: " 어머, 뇌에 우동사리가 차셨니? 방금 말했잖아. 같이 여길 감시할거라고. 왜, 사람 지키겠답시고 남의 사생활 몰래 훔쳐보던 놈이 이건 못하겠어? "
카나데 카즈키: " 허, 누가 안 한대? 딱 두고봐! 절대 안 잘테니까. 내가 너 무슨 짓 하는지 안 하는지 똑똑히 지켜볼 거거든? "
……
카나데 카즈키: " …… "
아라이 미츠키: " … 허. 이 새끼, 이젠 아예 서서 자는구만? 야, 꺼져. 들어가서 쳐 자. 심심할까봐 불러 놓았더니. "
카나데 카즈키: " 나… 나 안 잔다… 누가 잔대…? "
눈을 부비적거리는 소년은 찰싹찰싹 자신의 뺨을 때려가며 억지로 잠을 깨워간다.
자신의 잘못이라 함은 이리에 사야하의 안전을 위해서 아라이 미츠키를 감시했고, 재수없게 들킨 것이 잘못이라면 잘못이겠지.
한창 이리에의 이야기가 시작하려고 했을 때 다리에 힘이 풀려 넘어진 것이 화근이 되었다.
둘 만의 시간을 방해받았다고 판단한 그녀는 즉시 카나데의 멱살을 잡고 주먹이 올라갔으나… 이리에의 중재로 간신히 사그라들었다.
이리에의 이야기는 내일 듣고, 카나데는 조용하고 심심할 새벽동안 이리에의 방문을 같이 지켜주는 것으로 사건은 일단락되었다.
오늘… 아니, 어제 아침부터 잠은 단 한 순간도 자지 않았을텐데. 아직까지도 쌩쌩해보이는 그녀를, 조금은 대단하게 바라본다.
카나데 카즈키: " 너… 안 졸리냐? 하암, 내가 졸리다는 뜻은 아니구. "
아라이 미츠키: " 잠깐만… 야, 뭔 소리 들린다. "
… 들린다. 잠결에 잘못 들었나 싶을 정도로 멀리서 나는 작은 소리였다.
무거운 컨테이너 박스가 덜컹거리는 소리, 분명히 엘리베이터가 가동되는 소리다.
잠시라면 괜찮겠지. 다급히 엘리베이터가 보이는 복도 쪽으로 향하자, 엘리베이터는 지하 6층에서 멈췄다.
카나데 카즈키: " 지하 6층…? 야, 거긴 오수 처리실이 있는 층 아냐? "
아라이 미츠키: " 뭐…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이 시간에 엘리베이터를 타는 놈이 있나? 그것도 오수 처리실에서? "
아라이 미츠키: " … 라는 생각했지? 이 시간에 오수 처리실을 가는 놈이 어딨냐? 있다면, 뭐… 뭔가를 하려는 놈이겠지. "
카나데 카즈키: " 잠깐잠깐잠깐, 너 완전 태평하게 말한다? 그럼 당연히 가봐야 하는 거 아니냐? 아주 남의 일인 양, 어? "
아라이 미츠키: " 남의 일 맞잖아? 가려면 너 혼자 가. 난 야옹이의 방문 앞을 지켜야 하니까. 아, 난 돌아간다. "
카나데 카즈키: " 뭐, 뭐!? 야! 너만 그렇게 쏙 빠지는게 어딨어? 쫄았냐!? "
아라이 미츠키: " 지랄. "
…
카나데 카즈키: " …… 무섭게. "
떨리는 마음을 다 잡고, 지하 6층에 멈춰있는 엘리베이터를 불러들인다.
지하 5층, 4층, 3층, 2층… 한 층씩 올라올 때마다, 알 수 없는 불안감이 카나데를 휩쓴다.
지하 1층, 마침내 엘리베이터가 도착하자… 덜컹거리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린다.
… 아니, 정확히는 열리다가 말았다. 엘리베이터의 층수를 나타내는 전광판이 ER로 바뀐걸 보아, 무언가로 인해 엘리베이터가 고장난 모양이다.
하지만… 충분히 확인할 수 있었다. 넓게 열린 틈, 그 밑바닥에는…
누군가가 쓰러져있다.
살아있는지, 죽어있는지조차 가늠할 수 없다. 숨을 쉬고 있는 것인지, 숨을 헐떡이는 내가 잘못 보고 있는 것인지조차 알 수 없다.
엘리베이터 안의 조명마저 갑작스럽게 고장나고, 새벽의 복도는 최소한의 조명만 켜져 있기에 더더욱 분간이 어려웠다.
상관없다. 엘리베이터 안의 사람이 마키, 마나베, 하나에… 그 누구든. 설령 시체라고 해도… 그는 우선 꺼내야 한다는 생각만이 앞섰을 것이다.
대략 정신이 멍해진 카나데 카즈키는, 이윽고 무언가에 홀린듯 엘리베이터에 들어가려고 하자… 무언가가 자신의 목덜미를 낚아챈다.
아라이 미츠키: " … 이미 늦었다. "
자신도 모르는 새에 이미 엘리베이터는 끼릭거리며 조금씩, 조금씩 내려가고 있었다. 순식간에 엘리베이터의 절반 이상이 밑으로 잠겼고, 웅웅거리는 소리와 함께 다시 한 번 밑으로 잠긴다.
누군가 자신을 잡아주지 않았다면 저 엘리베이터와 운명을 함께 했을 것이라는 아찔한 공포가 스쳐지나간다. 아직 완전히 추락한 것이 아니다. 정신을 다잡고 지하 2층으로 달려간다.
아라이 미츠키는… 역시나 따라오지 않았지만, 혼자서라도 정신없이 지하 2층의 엘리베이터에 도착했다.
… 그 순간이었다.
쿵, 쿵, 짧고 묵직한, 불길한 소리를 시작으로해서…
엄청난 굉음, 아니… 소름끼칠 정도로,
뭉퉁한 무언가가 머리를 강타라도 한 마냥, 여태껏 들어본 적 없는 소리가 카나데의 귀를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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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생존 인원: 13 / 17 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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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한 제로의 멤버
- 에이트
- ???
- ???
- ???
생존한 스탠드의 멤버
- 아라이 미츠키
- ???
- ???
- 사쿠라 카야데
생존한 이노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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